시대와 처지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세 명의 여자. 이들의 ‘하루간’의 삶이 연쇄 교차한다. 첫 여자는 1941년 신경증과 명철한 예술혼의 간극에서 마침내 우즈강에 몸을 던진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댈러웨이 부인 designtimesp=23529>을 쓰는 그녀는 여주인공의 일상적인 하루 끝에 그를 자살시킬 구상에 잠긴다.다음은 1950년대 미국 LA의 로라 브라운(줄리안 무어).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욕망의 회로에서 길을 잃은 채 절망에 빠진 그는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designtimesp=23532>을 읽으며 자살충동에 시달린다.그다음으로 클라리사 본(메릴 스트립). 편집자인 그녀는 한때의 연인이었고 이제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천재작가인 리처드 브라운(에드 해리스)을 위해 출판상 기념파티를 열고자 분주하다. 그 와중에 자신의 욕망이 브라운의 드라마틱한 천재성을 통해 대리충족됐음을 아프게 깨닫는다.같은 제목의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을 영화화한 <디 아워스 designtimesp=23537>는 자신의 순수한 욕망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거나 혹은 알고 있음에도 다른 것으로 치환해버린 두 여자의 제도적 삶과 길항을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그의 중저 <댈러웨이 부인 designtimesp=23538>을 빌려 포착한다.세간의 평에 의하면 원작에서는 보다 충실하게 의식의 흐름 기법에 따라 세 여자의 심리적 동선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원작에 대한 풍문(?)보다 더 쉽고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세 여배우들의 호연이다.인공보형물로 빚어 붙인 자루 코와 노메이크업은 물론이고 스타니슬라브스키적인 배역 연구(울프의 고독을 체화하려고 오랜 기간 외딴 오두막에서 칩거 생활을 했다고 한다)가 화제가 되고 마침내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니콜 키드먼은 가장 표현주의적이다. 줄리안 무어와 메릴 스트립 역시 정평이 난 무르익은 연기를 선보인다.그 덕에 영화는 단순히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죽어버린 희대의 지성에 대해 비이성적인 헌사를 바치는 ‘전기영화’와 거리를 둔다. 대신 동질적인 삶의 조건 속에서 ‘은폐된’ 주체로 명맥을 이어온 여성사에 풍부하고 섬세한 해석의 층위를 부여한다.여기까지가 <디 아워스 designtimesp=23547>가 ‘표면적으로’ 제공하는 독해법의 전부다. 아쉽게도 그 이상의 해법은 ‘만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디 아워스 designtimesp=23548>는 원작과 특히 <댈러웨이 부인 designtimesp=23549>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관객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추상적인 비전을 보여줄 뿐이다.세 여인들의 불행이 치기어린 ‘소녀병’으로 느껴질 이도 적잖을 것이다. 세 여자의 히스테리와 우울증의 진실은 ‘소녀병’ 너머에 있을진대. 이해하면서도 일면 곤혹스러운 것은 그 때문이다.이 주의 문화행사클라우드 게이트 댄스씨어터3월7일(금), 8일(토)/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오후 7시30분/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한자체 행서와 초서의 서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형상화한 춤인 행초(行草ㆍCursive)가 대만의 무용단에 의해 무대에 오른다. 동양의 신화와 민속을 현대적이고도 보편적인 레퍼토리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무용단 ‘클라우드 게이트’는 안무가 린 화이민이 1973년 설립한 중국어권 최초의 현대무용단. 리옹 댄스 페스티벌 등 세계 유수의 페스티벌에서 찬사를 받은 바 있다.무용단은 태극권, 명상, 경극, 현대무용, 발레 등에 숙련된 2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02-780-6400)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 = 3월7일 잠실실내체육관. 33년 전인 1969년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첫 한국공연을 가졌던 클리프 리처드의 두 번째 내한공연. 그당시 팬들의 열광적 반응은 오늘날에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1588-1555)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 3월1~2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995년 초연 후 8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대중극. 부제는 ‘홍도야 울지마라 오빠가 있다’. 한국 근대 대중극을 연극적 재미와 감동으로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 극작ㆍ연출 이윤택. 원작 임선규. 출연 전성환, 원희옥 등. (02-790-6295)베이스 연광철 독창회 = 3월9일 LG아트센터. 현재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단의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베이스 연광철이 슈베르트 가곡, 모차르트와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 등을 들려준다.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