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포라이프, 존고맷 등이 대표적...값이 비싼 게 흠

매일 새벽 6시 뉴욕 맨해튼에 살고 있는 토머스 마틴씨의 집 현관 앞에는 가방 하나가 배달된다. 가방 속에 들어 있는 것은 하루치 식사. 바로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다. 마틴씨는 하루 세 끼 식사를 배달받아 해결한다.그가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이유는 체중 때문. 자꾸만 늘어나는 체중 때문에 별의별 다이어트를 다 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실패원인은 꾸준한 다이어트 식사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끼니마다 식단을 짜고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만 식단에 따라 음식을 찾아 먹는 것도 어려웠다. 귀찮아 한두 번 아무렇게 먹거나 거르다 보면 이내 다이어트가 실패로 돌아갔다.그러나 마틴씨는 석 달 전 눈에 띄는 광고를 발견했다. 매끼 다이어트에 필요한 식단을 짜서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 하루에 35달러라 좀 비싸기는 했지만 체중감량과 건강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었다.게다가 독신인 그에게는 꼬박꼬박 음식을 해 먹는 것도 보통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걸핏하면 가까운 패스트푸드점에서 기름기 뚝뚝 흐르는 ‘정크푸드’로 끼니를 때우곤 했다. 마틴씨는 큰맘 먹고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를 신청했다.두 달이 지난 현재 마틴씨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체중이 30파운드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잘 짜여진 식사로 건강을 유지하면서 체중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미국에서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는 가정으로 완전히 요리된 식사를 배달해주는 것. 매일 아침 그날 하루치 식사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현관까지 배달해준다.배달된 내용물은 세 끼 식사와 함께 두 번의 간식이 들어 있다. 간식은 식사를 한 후 출출할 때 요기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메뉴는 전문가가 영양소, 칼로리, 지방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 만든다.고객들은 배달된 음식을 단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기만 하면 된다. 점심은 직장인의 경우 전자레인지를 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주로 차게 해서 먹을 수 있는 메뉴로 꾸며진다. 특히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과일까지 포함돼 있다.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만 있으면 먹는 것에 있어서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로 체중감량 효과를 봤다는 고객들이 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팜비치 지역신문인 <팜비치포스트 designtimesp=23609>는 케빈 로제프씨가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지 5주 만에 23파운드가 빠졌다고 소개했다. 수 엘렌 클레펠드씨는 16주 동안 30파운드가 줄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뉴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존고맷 고객의 70% 이상이 가입 이유로 ‘체중감량’을 들었다.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는 배리 시어스 박사가 개발한 식이요법인 ‘존 다이어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존 다이어트에 따라 식사를 탄수화물 40%, 지방 30%, 단백질 30% 비율로 구성한다. 존 다이어트의 핵심은 균형과 조절이다.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인슐린 레벨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해 호르몬이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슐린 레벨이 너무 높으면 저장된 지방이 에너지로 사용되지 않는다. 시어스 박사는 체중감량을 위해 많이 먹는 저지방 음식은 오히려 비만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저지방 음식을 많이 흡수하게 되면 인슐린 레벨이 높아지고 결국 뚱뚱해 진다는 것이다. 물론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어도 인슐린이 증가한다. 인슐린 레벨이 너무 낮아도 세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존 다이어트는 한마디로 음식으로 호르몬을 조절해 체중을 조절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식이요법인 셈이다. 시어스 박사는 “탄수화물 40%, 지방 30%, 단백질 30%로 이뤄진 음식이 가장 효율적으로 호르몬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비율”이라고 설명한다.이런 비율을 유지할 경우 체지방 감소, 활력 증가, 집중력 강화를 비롯해 심장 및 당뇨병을 줄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존 다이어트 연구가 성과를 보이면서 여기에 기반한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는 체중조절을 원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시간에 쫓기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들은 체중조절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요리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설명한다.플로리다에 있는 밸런스포라이프의 홍보담당자 크리스틴 샤퍼씨는 “요즘 가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고객층이 전문직 종사자들”이라고 설명했다.수 엘렌 클레펠드씨는 “체중조절도 좋지만 매일 식사준비로 고민하지 않고 요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편과 단둘이 살고 있지만 직장생활 때문에 항상 식사시간에 쫓겼다”며 “이제 좀더 여유롭게 남편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는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불규칙적인 생활로 식사를 제때 챙기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건강과 몸매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의 또 다른 인기비결은 맞춤식단이다. 고객들이 가입할 때 건강상태와 체질을 미리 파악해 개인에게 맞는 음식을 만들어준다. 고객이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은 물론 특정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까지 파악해 세심하게 식사를 준비한다. 당뇨병 또는 심장병이 있는 고객들도 그에 따른 맞춤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는 또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슈퍼마켓에서 파는 냉동식품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신선한 재료를 써서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게 하고 있다.배달된 식사에 과일과 샐러드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신선도가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밸런스포라이프의 트로이 셔터 사장은 “모든 음식은 그날그날 배달된 신선한 재료로 만든다”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냉동식품은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는 비교적 비싼 것이 단점이다. 보통 하루에 40달러 정도다. 하루식사비만 5만원 가까이 드는 것이다. 일부 회사는 하루 25달러 정도지만 역시 싼 편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주요 고객들은 고소득층이다.대표적인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 회사들은 밸런스포라이프(Balance for Lifeㆍwww.balanceforlife.com), 존고맷(Zone Gourmetㆍwww.zonegourmetdiet.com), 존시애틀(www.the-zone-diet.com), 푸드포라이프(www.myfoodforlife.com) 등이다.공식적인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 관련 시장규모는 아직 나온 게 없지만 전반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 존고맷은 지난해 매출이 4,500만달러(약 540억원)를 기록했다. 매일 4,000여명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지난 1998년 매출이 50만달러(약 6억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4년새 무려 90배나 성장했다. 존고맷이 다른 회사보다 빠르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시장성장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는 향후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자체가 독특한데다 미국 비만 관련 시장규모 자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미 연방무역위원회(FTC)는 지난 2000년 미국 비만 관련 시장규모가 3,500억달러(약 42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비만인구가 심각한 수준이다.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남녀 64%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다. 여기서 31%는 비만이다. 청소년(6~19세)들도 15%가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비만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다이어트 식사 배달 서비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