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일은 환자를 ‘진단’하는 게 아닙니다. ‘평가’하는 거죠.”권용욱 원장(41)의 노화방지클리닉은 그의 표현처럼 ‘평가’에서부터 시작된다. 조사와 진찰, 혈액검사, 신체측정과 함께 체성분 분석과 체력측정, 설문조사, 생활습관 조사로 이뤄진 ‘건강나이 테스트’가 노화방지 프로그램을 향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최근 노화방지(Anti-Ag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는 지난해 말 한국적인 노화방지 프로그램을 표방하며 ‘권용욱 노방(老防)클리닉’을 열었다.“처음에는 피부과를 열었느냐고 묻는 동료들이 많았습니다. 외모가 젊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데 말이죠. 제가 시도하는 것은 신체 장기의 보존을 꾀하는 내적인 노화방지입니다.”그래서 호르몬 치료를 기본으로 운동처방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맞춤처방을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인간의 수명을 결정짓는 요소는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가 있는데, 이중 환경요인을 정확히 밝혀내 건강을 부르는 생활습관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특히 권원장은 국내에 양질의 건강정보가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90년대 중반부터 노화방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미국의 경우 서양의 패스트푸드 대신 동양음식을 배우자는 분위기인데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서양음식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울 유명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 교수였다. 안정적인 직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서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힘들어하기도 했다.“노화방지 프로그램 운영은 일종의 의료벤처라고 생각합니다. 재활의학이 여기에 좋은 학문적 배경을 제공한다고 보고요. 하지만 동료의사들은 이런 신흥시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더군요.”의학적으로 수명연장이란 아직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의구심을 품는 동료들과 달리 권원장은 노화방지 시장을 무척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몸상태로 측정 가능한 예상수명에서 이를 깎아먹는 생활습관을 갖고 있다면 습관만 바꿔도 수명연장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더욱이 노령화사회로 접어든 지금의 현실에서는 건강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일 자체가 훌륭한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노후를 위해 재테크를 하잖아요. 건강도 재테크해야죠. 요즘은 그래서 ‘헬스테크시대’라고들 하지 않습니까.”권원장의 꿈은 제대로 된 한국적인 노화방지클리닉의 전문가로 남는 것이다.“공부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이 없었어요. 인간의 노화와 관련된 정보는 알면 알수록 흥분되더군요. 노방클리닉을 프랜차이즈화하는 것부터 멀게는 실버타운이나 노화방지연구소를 세우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목표를 너무 크게 잡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