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의 미국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온 지 2개월 남짓. 박광우 중앙대 경영대 교수(39)는 아직 한국생활이 낯설기만 하다. 그렇지만 박교수의 긴장된 표정은 강의와 학생들 이야기가 나오자 금세 환하게 바뀐다.박교수는 처음에 투자 관련 강의를 맡게 돼 아쉬운 마음이 앞섰다. 본인의 주요 관심분야는 지배구조나 금융산업 구조조정 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도 잠시. 박교수의 강좌는 벌써 이 학교 투자강의 가운데 가장 인기 있고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은 강좌로 꼽힌다.이 같은 인기비결에는 박교수의 발로 뛰는 현장감 넘치는 강의법이 숨어 있다. 무엇보다도 ‘실전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마련한 강의도구가 한몫을 한다. 박교수는 강의가 시작되기 전인 올해 2월부터 모의투자를 강의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아봤다. 수소문 끝에 LG투자증권의 상시 모의투자코너를 이용하기로 결정한 것.“우리나라 모의투자시스템은 선진국 수준”이라며 박교수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박교수가 학생들을 위해 모의투자코너를 개설한 LG투자증권 Q-트레이딩은 실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똑같다. 단지 돈이 아닌 사이버머니를 이용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박교수 본인도 직접 모의투자를 하면서 학생들과 교감을 나눈다.모의실전투자뿐만 아니라 외부강사의 특별강의를 마련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기도 한다. 얼마전에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스왑거래 실무전문가를 불러 자리를 마련했다.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만나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또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쌍방향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학교의 온라인 사이트 ‘사이버 클래스’는 물론 포털사이트 ‘다음’에 선물옵션 클래스 카페를 마련해 강의를 듣는 학생들과 수시로 의견을 나눈다. 게시판에는 수업이나 시험에 관련된 질문은 물론 강의 방향이나 취지에 관한 심각한 부분까지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이 오간다.실전경험을 강조하다 보니 일부 학생들이 모의투자수익률이 학점으로 바로 연결된다고 생각해 지나치게 몰두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수업시간에도 무선랜을 이용해 주식시세를 확인하고 거래를 하는 경우가 생긴 것.그런 학생들에게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투자상식을 가진 학생을 양성하고 싶지 데이트레이더를 배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또 강의시간마다 “선물옵션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 기초자산을 갖고 위험회피를 위해서 이용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