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이동통신서비스업체들의 콘텐츠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음성통화에 이어 새로운 수익모델로 등장한 데이터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인 결과 SKT는 8,000여개, KTF는 7,000여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보유하기에 이르렀다.실시간 TV시청, 영화 시사회, 콘서트와 스포츠 생중계, 뮤직비디오, 노래방 등 서비스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도 등장하고 있다.KTF의 ‘갈갈이 패밀리 서프라이즈 콘서트’, ‘서태지 셀프카메라’ SKT의 ‘이승환 콘서트’, ‘리키 마틴 신곡발표 뮤직비디오’, ‘2003 미스코리아’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도 스포츠 생중계, 모바일 전용 영화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에 부과되는 요금이 만만치 않아 현명하게 이용할 필요가 있다.무선인터넷 서비스에 부과되는 요금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통신사측에서 과금하는 데이터이용료와 콘텐츠 제공업체(CP)들이 부과하는 정보이용료가 그것이다.콘텐츠마다 정보이용료 제각각데이터이용료는 서비스되는 콘텐츠의 양과 형식에 따라 부과된다. 콘텐츠의 양은 패킷으로 계산된다. 1패킷은 512byte이고 1Mbyte는 대략 2,048패킷이 된다. 문서 형식인 텍스트서비스는 패킷당 6.5원, 게임 사진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패킷당 2.5원, 동영상서비스에는 패킷당 1.3~1.5원이 부과된다. 정보이용료는 CP들이 정하는 콘텐츠 이용료로 100~1,500원까지 다양하다.이 같은 기준에 따라 1분짜리 동영상서비스 이용료를 계산해 보자. 1분 길이의 동영상은 대략 1Mbyte의 크기다. 패킷당 요금을 1.5원, 정보이용료를 500원으로 잡으면 2,048×1.5+500=3,072원이 부과된다. 대부분의 동영상 콘텐츠의 크기는 2~4Mbyte 정도이므로 동영상 한 건당 7,000~1만3,000원 정도가 과금되는 셈이다.아무리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라 해도 4분 정도 동영상을 보기 위해 1만3,000원을 낼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과도한 요금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사업자에도 부담이다.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면 수익은커녕 서비스망 구축비용도 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T와 KTF는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요금제도를 운용하고 있다.SKT와 KTF는 동영상 서비스를 기준으로 최대 90%까지 할인되는 June 전용요금제와 Fimm 전용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본료가 많을수록 할인율도 높다. 그렇지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양이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다.예컨대 기본료 1만5,000원인 June150으로는 5만패킷을, 기본료 1만4,000원인 Fimm140으로는 5만1,000패킷을 이용할 수 있다. 동영상 기준으로 대략 25분 정도 길이다. 초과사용량에는 비할인 요금이 적용된다.가장 경제적으로 June과 Fimm을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는 IMT2000 서비스를 보급하기 위해 양사가 한시적으로 내놓은 무제한 사용 요금제다. SKT와 KTF의 June Free와 Fimm240에 가입하면 각각 월 2만5,000원과 2만4,000원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포함한 모든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음성통화료와 정보이용료는 별도로 부과된다.IMT2000 전용단말기 소지자에게만 주어지는 이 요금제는 가입 후 3개월간만 사용할 수 있다. June Free는 6월30일, Fimm240은 7월31일 폐지되며 June Free 요금제가 만료된 사람은 자동으로 June250요금제로 넘어간다. June250은 기본료 2만5,000원에 12만패킷을 제공한다. 동영상 기준으로 약 60분 분량이다. KTF는 Fimm240 폐지 후 요금에 대한 방침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무제한 사용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예약 다운로드 제도를 이용해 볼 만하다. SKT의 예약 다운로드를 이용하면 동영상의 경우 패킷당 0.3원만 지불하면 된다. 오전 2시 이전에 다운로드를 예약하면 오전 8시 이후에 볼 수 있다.실시간TV, 주문형 비디오(VOD),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 콘텐츠의 분당 패킷수는 거의 동일하지만 이용하는 방식에 따라 요금에 차이가 있다. 동영상 콘텐츠는 다운로드 방식과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운로드는 단말기에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재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스트리밍 방식에 비해 비싸다. 다운로드용에 비해 스트리밍용 파일의 데이터양이 20~30% 적기 때문이다.다운로드하면 더 비싸지난 5월8일 이동통신 3사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를 연동시키기로 합의했다. 멀티미디어 메시지란 그림, 사진, 동영상 등을 이용한 모바일 메일이다. MMS의 요금은 얼마나 될까.MMS의 요금은 건당 통화료 30원과 데이터 전송요금으로 구분된다. 데이터 전송요금은 데이터 패킷의 양에 따라 과금된다. Fimm240이나 June Free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면 데이터 전송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Fimm과 June의 요금제는 거의 비슷하지만 다른 점도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정보이용료다. TV시청의 경우 Fimm은 정보이용료가 없지만 June은 실시간으로 보면 1일 500원, VOD로 보면 건당 1,500원이 부과된다.미리보기는 양사 모두 정보이용료가 없다. 한편 Fimm 단말기 소유자간에 MMS를 주고받을 때 수신자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반면, June은 nate에 접속해야 하므로 소정의 접속료를 지불해야 한다.요금뿐만 아니라 단말기도 소비자들의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 단말기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June 전용단말기는 삼성에서 만든 SCH-V300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 단말기는 동영상 메일을 보낼 수 없다. 동영상 메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SCH-V330을, 화상전화를 하기 위해서는 SCH-V310을 구입해야 한다. 두 기종 모두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KTF의 경우는 더욱 혼란스럽다. Fimm 전용단말기는 모두 6종이지만 단말기간에 기능차이가 크다. 삼성에서 만든 SCH-V3000은 현재 제공되는 Fimm의 모든 서비스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30분에 이르는 디지털캠코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LG KH-5000으로는 TV시청을 할 수 없고 나머지 4종으로는 동영상서비스도 받을 수 없다.“하루 10시간씩 10일 동안 ‘Fimm’이나 ‘June’으로 TV를 시청하면 요금은 얼마나 나올까? 정답은 1,500만원.” 얼마 전 인터넷 이동통신 커뮤니티 사이트인 세티즌닷컴(www.cetize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이렇게 몇 달만 사용하면 집값에 해당하는 요금도 나올 수 있다는 경고다. June이나 Fimm을 애당초 이용하지 말라는 충고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은 올 1분기 이동통신 3사의 무선인터넷 부문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매출증대를 위해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늘렸지만 정작 매출은 기대에 크게 못미친 것이다.지난해 4분기의 매출에 비해 SKT가 14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고 KTF와 LGT는 각각 44억원과 1억원이 줄어드는 부진을 보였다. SKT의 경우도 매출신장률은 6%에 머물러 분기별 평균 성장률인 25%를 크게 밑돌았다.무선인터넷 매출신장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반면, SKT와 KTF의 IMT2000서비스인 June과 Fimm의 가입자는 증가 추세에 있다. SKT의 June 가입자는 4월 현재 53만명 정도다. 지난해 12월 6만7,000명이던 가입자가 5개월 사이 무려 8배나 증가한 것이다.SKT는 올해 말이면 가입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F의 Fimm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여만명에서 4월 현재 39만명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제한 사용 요금제가 폐지된 후가 문제다”면서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지 않으면 IMT2000서비스의 보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섞인 전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