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음악 공유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미국음반협회(RIAA)가 최근 프린스턴대 학생 4명을 저작권 침해로 고소하면서 인터넷 음악 공유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이 같은 논란의 시작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RIAA는 지난 99년 무료 인터넷 음악 공유 서비스 회사인 냅스터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냅스터는 결국 2001년 문을 닫았다.냅스터의 폐쇄로 인터넷 음악 공유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RIAA의 기대와 달리 상황은 거꾸로 돌아갔다. 냅스터가 서비스를 중단한 후 미국 전역에서 유사한 서비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다. 냅스터의 폐쇄가 결과적으로 인터넷 음악 공유를 더 활발하게 만든 셈이다.RIAA는 최근 인터넷 음악 공유에 대한 공세를 다시 높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 음악 공유 사이트를 운영한 프린스터대 학생들을 고소한 것이다. RIAA는 학생들에게 저작권 위반으로 총 9,000만달러를 부과했다.RIAA의 캐리 셔먼 회장은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알리기 위해 고소가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 고소를 당한 학생들은 “음악 공유 사이트 운영으로 수익을 올리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RIAA는 결국 학생들과 각각 1만2,000달러에 합의를 했다. 셔먼 회장은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불법으로 음악을 내려받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전반적으로 음반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이 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었다. 미 연방법원이 음악 및 동영상 공유 서비스 업체인 그록스터와 모피우스에 대한 고소를 기각했다.개인 사용자들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책임이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그록스터와 모피우스는 냅스터와 달리 저작권이 있는 파일을 직접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음반업계에서는 크게 반발하며 즉시 항소할 의사를 밝혔지만 상황이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애플사, 99센트에 20만곡 제공인터넷 음악 공유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것이 이미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사이트를 고소하면 한동안 주춤하게 할 수 있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럼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인가.전문가들은 인터넷을 통한 합법적인 음악판매를 제시한다. 인터넷이 대세인 이상 큰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컴퓨터는 4월부터 음악을 99센트에 다운로드하는 서비스를 열고 20만여곡을 제공하고 있다. EMI도 얼마 전 소속가수 3,000여명의 음악 14만여곡을 인터넷에서 판매하기로 했다.아메리카온라인(AOL)과 브리티시텔레콤(BT)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 가지 문제는 유료 사이트는 다양한 음악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음악을, 그것도 무료로 구할 수 있는 음악 공유 사이트들과 경쟁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일부에서는 음반업계가 시대 변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중 콘서트가 한 가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음반판매보다 콘서트에 주력하면 인터넷 음악 공유가 오히려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코드가 없던 시대 주수입원이었던 콘서트가 인터넷시대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인터넷 전용 음악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음악을 인터넷에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더욱 강력한 복제방지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다. 인터넷 성장이 폭발적인 만큼 이 시장도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따라서 음반사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시장개척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대세를 거스르는 법정 싸움을 벌이는 것보다 완벽한 복제방지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면 음반 시장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을 수 있다.라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 음반사들은 라디오에서 음악을 들으면 음반판매가 떨어질 것으로 판단, 음악방송을 못하게 했다. 라디오 홍보 덕분에 음반이 더 많이 팔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비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 영화사들은 텔레비전 녹화가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역시 이도 우려가 기회로 변했다. 이제 인터넷 음악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