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피로를 씻어내는 기본적인 처방은 ‘잠’이다. 아무리 좋은 약과 음식도 피로를 쫓는 효과에서는 잠을 당해내지 못한다. 그러나 피로회복의 속도와 효과가 수면시간에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잠을 얼마나 깊게, 잘 잤느냐는 숙면 여부에 피로회복의 열쇠가 달려 있음은 두말 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일본사회에서 최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용어 중 하나는 ‘안면’이다.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리듬과 스트레스 등 각종 이유로 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편안한 잠’을 도와주는 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대형생활용품업체 ‘가오’가 판매 중인 수(Soo)는 천연향료로 수면개선 효과를 노린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일부 유통채널을 통해 한정판매를 실시해 온 이 제품은 회나무 등에 포함된 세드롤이라는 향기성분을 집어넣은 것이 큰 특징이다.가오는 도야마의과대학 및 국립정신신경센터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 향기를 잠자기 전에 맡으면 교감신경이 진정돼 빨리 숙면상태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화장수, 팩, 입욕제 등 여러 형태의 제품이 동일한 브랜드로 나와 있는 ‘수’의 판매실적은 아직 두드러진 편이 아니라는 것이 일본언론의 평가. 그러나 가오는 올 가을부터 슈퍼마켓과 드러그스토어 등으로 유통채널을 넓히고 본격적인 수요개척에 나선다는 각오를 굳히고 있어 앞으로의 시장반응이 주목되고 있다.에스에스제약이 지난 4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드리엘’은 일본 최초의 수면개선약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약을 복용하면 졸음이 쏟아지는 감기약의 부작용 성분을 오히려 주성분으로 이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일반 수면제와 달리 약국에서 가볍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수요가 만만찮을 것으로 판단한 대형약국과 드러그스토어 등이 발매 전부터 4억엔어치의 물량을 주문했을 만큼 의약품 시장의 예비인기상품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잠을 못 이룬다는 것만으로 진찰을 받으러 병원에 가느니 그냥 참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 아니냐”고 말했다.베개공방 수면비즈 리딩 컴퍼니 부상침구전문회사 로프티는 쾌적한 잠을 도와주는 베개로 스타 기업이 된 경우다. ‘베개공방’이라는 브랜드의 베개전문점을 유명 백화점 등에서 운영 중인 이 회사는 고객이 자신의 신체적 특징과 체질에 맞는 베개를 골라 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베개공방에서는 고객의 목부위 각도를 측정해 체형에 가장 적합한 베개를 골라주고 있다. 고객은 전하결합소자(CCD)를 갖춘 최첨단 침대에 옆으로 누운 후 모니터로 자신의 목의 각도를 확인하면서 베개를 선택하도록 돼 있다.우레탄, 오리털 등 10가지의 재료와 5가지 사이즈의 제품을 준비해 놓고 있어 고객들은 자신의 호주머니와 체형에 맞춰 원하는 것을 고를 수 있다. 베개공방의 판매가격은 개당 8,000~2만2,000엔으로 일반 제품들보다 다소 비싸지만 편안한 잠을 도와준다는 유명세에 힘입어 불황을 모르고 있다.대형백화점을 중심으로 70여개의 점포를 열어 놓고 있는 이 회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숙면을 위한 요령과 각종 정보를 수시로 띄워 놓으며 수면 비즈니스 산업의 리딩 컴퍼니라는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이 회사의 미쓰하시 미호 연구원은 “현대인들의 수면의 질이 나빠진 것은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을 하는 인구가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 잠을 자는 것이 당연한 생체리듬인데, 이를 바꿔 일하는 직업이 늘다 보니 수면부족 등 장애 현상이 확산되고 편안한 잠을 도와주는 상품이 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그는 현대인들의 심야활동이 빈번해질수록 수면의 질은 더 중요해질 것이며, 안면상품은 유용한 필수품으로 대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