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항공기술> 최근 4년새 항공기 공동소유자 260% 증가, 공동소유 항공기도 급증

세계적인 골프스타 타이거 우즈는 미국 전역에서 열리는 PGA투어에 참가할 때 자가용 비행기를 자주 이용한다.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 대회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해외투어에 나갈 때도 일반 비행기보다 자가용 비행기를 선호한다.타이거 우즈의 자가용 비행기에는 한 가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그의 자가용 비행기는 정확히 말해서 오로지 자기만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 그렇지만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자가용처럼 쓸 수 있다. 이는 바로 ‘항공기 공동소유’(Fractional Aircraft Ownership)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이처럼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항공기 공동소유 비즈니스는 최근 들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는 값비싼 항공기를 여러 명이 공동으로 구입, 각자 필요할 때 쓸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다.고객들이 비행기를 연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공동소유 프로그램 종류에 따라 50~400시간까지 다양하다. 공동소유자가 많을수록 비용은 낮아지는 반면, 연간이용시간은 짧아진다. 항공기를 공동으로 소유한 고객들은 자신의 지분을 일정기간(24개월)이 지난 후에는 감가상각비를 뺀 가격에 되팔 수도 있다.항공기 공동소유 전문회사들은 고객들을 모아 항공기를 구입하고 운영과 관리를 한다. 고객들은 자신이 공동소유하고 있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그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항공기를 모두 쓸 수 있다.따라서 다른 공동소유자와 겹치지 않고 자신이 필요할 때 항상 비행기를 쓸 수 있다. 만약 특정기간에 고객들의 수요가 겹쳐 남는 비행기가 없으면 회사는 다른 곳에서 항공기를 전세해 서비스한다.때문에 비행기가 없어 여행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게다가 한꺼번에 고객이 몰리는 상황도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항공기 공동소유 전문회사인 플렉스제트(www.flexjet.com)의 항공기 부족 현상은 연간 5% 미만이다.항공기 공동소유에 들어가는 비용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항공기를 처음 구입할 때 필요한 비용이다. 항공기 공동소유자는 최대 16명에서 최소 2명이다. 공동소유자가 16명이라면 비행기가격의 16분의 1을 내고 2명이면 2분의 1을 낸다.둘째, 항공기를 구입한 후 매달 지불하는 관리비다. 관리비에는 파일럿을 비롯한 승무원의 임금 및 교육비, 항공기 유지보수비, 보험료 등이 포함된다. 셋째, 실제 비행시간에 따른 이용료다. 비행기를 탄 시간만큼 이용료를 내는 것이다.항공기 공동소유 비즈니스 선두주자인 네트제트(www.netjets.com)가 제공하는 최소 규모 프로그램(16분의 1)을 기준으로 실제 비용을 알아보면, 가장 작은 항공기인 7인승 사이테이션 엑셀 모델의 경우 초기구입비가 64만500달러, 매달 들어가는 관리비는 8,206달러이다. 비행시간 1시간에 1,712달러를 지불해야 한다.항공기 공동소유는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첫째, 자가용 비행기를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사실상 자가용 비행기처럼 쓸 수 있다. 둘째, 개인이 직접 항공기를 관리할 필요가 없다. 자가용 항공기는 소유자가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하지만 항공기 공동소유는 전문회사가 관리는 물론 파일럿 및 승무원 교육까지 책임진다.셋째, 비행기가 필요할 때 바로 탈 수 있다. 예약할 필요 없이 24시간 아무 때나 이용할 수 있다. 국내선은 최소 4시간 전에만 통보하면 제시간에 항공기가 이륙할 준비를 마치고 고객을 기다린다. 국제선은 48시간 전에 알려주면 된다. 항공사의 비행스케줄에 따를 필요 없이 자신의 스케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셋째, 미국 전역에 있는 5,400개 공항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일반 항공사들은 580여개 공항에서만 운항한다. 항공기 공동소유 프로그램은 고객이 있는 곳까지 비행기를 보내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국 구석구석에서 비행기를 탈 수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 특성상 비교적 외지에 있는 회사 임원은 출장을 갈 때 길에서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공항까지 걸리는 시간,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시간을 합하면 하루가 꼬박 걸리는 일도 흔하다. 따라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고객들은 항공기 공동소유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된다.항공기 공동소유 비즈니스는 사회 전반에 걸친 불황에 아랑곳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중산층이 무너지고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 양분화 현상이 심화한다는 것이 정설.따라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가 활기를 띤다. 항공기 공동소유 비즈니스는 불황에 강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분야다. 테러위험도 시장성장의 주된 이유다.9ㆍ11테러 이후 안전을 염려한 고소득층이 항공기 공동소유 프로그램에 눈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뉴욕 소재 항공 관련 잡지인 <주간항공기술 designtimesp=24039>은 1998년에서 2002년 8월까지 항공기 공동소유자들은 세계적으로 260%나 늘어 4,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공동소유 항공기는 182% 성장해 800여대를 기록했다.네트제트 전체시장 50% 점유실제로 일반 항공사들이 경영악화로 앞다퉈 항공기를 줄이고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지만 네트제트는 지난해 추가로 항공기 565대를 주문했다. 직원은 500명을 더 뽑았다. 네트제트는 현재 항공기 513대를 보유하고 있다. 파일럿수는 2,800명이다.네트제트는 가장 큰 항공기 공동소유 전문회사로 전체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억만장자인 워런 버핏의 홀딩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다. 지난 95년 댈러스에서 공동소유 비즈니스에 뛰어든 플렉스제트는 7년 동안 연평균 20%의 성장을 이뤘다.초기에 22명의 공동소유자로 출발해 현재 660명으로 늘었다. 공동소유 항공기는 100여대다. 최근 유럽과 아시아에 지사를 열고 세계시장 진출에 나섰다. 현재 본사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다.항공기 공동소유 비즈니스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비즈니스다. 상위 1%의 고소득층을 겨냥한 틈새시장이다. 실제로 플렉스제트 이용고객 가운데 41%가 최고경영자(CEO)다. 이어 기업체 중역이 24%, 이사회 임원이 20%순으로 나타났다.항공기 공동소유 비즈니스는 출장이 잦고 시간이 생명인 최고경영자와 중역들에게 매우 유용한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개인보다 기업고객 형태로 운영되는 사례가 많다. 타이거 우즈 같은 유명 운동선수와 연예인도 3%를 차지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항공기 공동소유 비즈니스는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소재 항공기 공동소유 전문회사인 플라이트옵션의 리처드 헤크먼 부사장은 “시장이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잠재고객이 30만명선으로 그중 10만명은 개인 고소득자들이고 나머지 20만명은 기업고객”이라고 말했다.항공기 공동소유에 대한 반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공동소유 항공기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비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과다한 감가상각비 때문이다. 자가용 항공기의 평균 감가상각비보다 네 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소유자가 몇 년이 지난 후 자기 지분을 팔 때 감가상각으로 인한 손실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항공기 공동소유 전문회사들은 또 지분을 되살 때 수수료를 최고 12%까지 받는다. 기름값 변동도 문제. 기름값은 계약에 포함되지 않아 가격이 오르면 고객들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