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유전자변형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ㆍGMO)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미국이 GMO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는 데 비해 유럽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GMO는 유전자를 조작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거나 특정성분을 강화 또는 약화시킨 식품이다. 최초의 GMO는 지난 94년 미국 칼진사가 개발한 토마토. 토마토가 물러지는 성질을 유전자 변형 기술을 통해 줄인 것으로, FDA의 승인을 받아 시장에서 선보였다. GMO의 대중화를 이끈 것은 몬산토사. 유전자를 조작한 콩을 대규모로 생산한 이후 GMO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미국에서는 GMO가 일반화돼 있다. GMO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없는 편이다. 유럽에서는 반대다. GMO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유럽뿐만이 아니다. 지구촌 다른 국가들도 GMO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다.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지역의 50개국은 최근 GMO의 이동을 규제하는 국제규정인 카르타헤나 의정서를 비준했다. 회원국들은 과학적 증거가 없어도 GMO가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을 막을 수 있다.유럽은 GMO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98년 이후 GMO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미국. GMO를 놓고 미국과 유럽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바로 ‘돈’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GMO 수출국가. 전세계 GMO의 70% 정도가 미국에서 생산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GMO에 대한 제재는 국내 농업경제의 심각한 타격을 의미하는 셈이다.미국, 유럽 압박 새 규정 통과시켜미국은 꾸준히 유럽을 압박, 유럽의회는 최근 GMO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통과시켰다. GMO 수입금지를 철회하되 유전자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반드시 표시하게 한 것이다. 생산공정추적제도도 의무화했다.그러나 새로운 규정은 GMO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고 있어 미국은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GMO라는 것을 알리는 라벨을 부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소비자들에게 GMO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심어주기 때문에 사실상 불공정무역이라는 주장이다.미국 농업노동국은 유럽의 GMO 제재로 연간 3억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유럽을 제소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바이오테크 콘퍼런스에서 유럽의 GMO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했다.유전자 변형은 최근 미국에서도 반대의견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 6월 유전자변형식품 콘퍼런스가 열린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눈길을 끄는 시위가 벌어졌다. 아이오와에서 온 농부들이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는 교차로 근처에 100파운드의 GMO를 버리는 시위를 한 것.미 농림부가 주도하는 GMO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시위자들은 “농림부는 식품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 변형 기술을 권장한다고 설명하지만 안전과 환경 문제에 심각한 의문이 남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유전자 변형의 논란대상은 바로 안전성이다. 환경론자들은 유전자를 조작한 식품의 안정성이 증명되지 않은 만큼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 또는 동물이 자연계에 퍼져 생물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유전자 조작 농작물이나 동물이 천연 품종과 결합, 강한 생명력을 가진 새로운 품종이 탄생하면 생태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명공학자들은 이에 대해 영양학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면 안정성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GMO의 안정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환경론자들이 우려하는 위험은 없다는 것이다.유전자 변형 논란은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GMO시장이 성장하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