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꿀잠을 자야 치아 건강도 지킨다
어느새 짧은 장마가 끝나고 더운 여름날이 찾아왔다. 저녁 6시부터 아침 9시까지의 최저 기온이 섭씨 영상 25도가 넘으면 열대야라고 부른다. 열대야로 설치는 잠이 구강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이갈이
꿀잠을 자야 치아 건강도 지킨다
수면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수면하는 동안 깊은 잠이 드는 것을 의미하는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는 잠(non rapid eye movement, non REM 수면)과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잠(rapid eye movement, REM 수면)이다. 통상적으로 90분 정도 패턴으로 하룻밤 새 3~5회 정도 수면의 상태가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깊은 잠을 들지 못하면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상태로 잠을 자고 일어나게 된다. 일정 시간 자고 일어나더라도 머리가 무겁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

잠을 설칠 때는 여러 요소가 있는데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이 ‘이갈이’다. 이갈이는 연구에 따라 적게는 5%에서 많게는 약 91%의 많은 사람들이 수면 중 가지고 있는 현상이다. 이갈이의 원인은 스트레스나 교합적인 문제 등이다. 즉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의 깊이가 얕아지는 것이 반복되면서 턱의 근육이 사람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스로 움직이는데 이것이 자면서 이를 빠드득 가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갈이는 얕은 잠과 깊은 잠 사이에 전환될 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얕은 잠을 잘 때 많이 나타난다.

이갈이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치아가 서로 마찰하면서 치아에 균열이 생기거나 잇몸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턱관절 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 턱 근육이 뻐근하다면 저녁에 이갈이를 하지 않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최근에는 수험생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이갈이와 그로 인한 턱관절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기도 한다. 간혹 5~9세 정도의 어린아이들도 이갈이 현상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다. 연구에 따르면 어린아이의 이갈이는 성인이 되면서 점차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병원을 찾아 치아와 턱의 정기적인 검진을 잘 유지한다면 큰 질병으로 바뀌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또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 구호흡 등이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 등은 얕은 수면과 연관이 있다. 코골이가 심하면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이 두 가지가 모두 있다면 낮 동안 계속 졸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우리가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자동차를 탈 때다. 차를 운전하거나 또는 차를 타고 이동 할 때 쉽게 졸린다면 수면의 깊이에 대해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수면 다원 검사'를 받을 땐 국민건강보험에 혜택을 받아 최근에는 검사 비용도 낮아져 원한다면 병원을 찾아 상담 받는 것을 추천한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것은 바로 구호흡이다. 자는 동안 코가 아니라 입으로 숨을 쉬는 현상이다. 구호흡의 문제는 자는 동안 입안이 침이 마르게 된다는 것이다. 입안의 침은 세균을 줄이는 자정 작용을 한다. 그런데 입으로 숨을 쉬면 입안의 세균을 줄이는 침의 분비가 줄고 마르게 돼 입안 치아의 우식 활성도가 증가하고 또한 구강 점막에도 계속적으로 자극을 줘 구취의 원인이 된다.

깊은 수면을 취하는 것에 이갈이나 코골이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얕은 수면이 자는 동안에 나타나는 수면 무홉증이나 구호흡과 같은 비정상적인 수면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운 열대야를 잘 이기는 꿀잠은 건강한 구강 건강을 치키는 데 꼭 필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