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의 상징이자 커뮤니티 결속 보조,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더해

[비트코인 A to Z]

디지털 자산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면서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NFT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2019년 7500만 달러(약 873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2년 만에 33억8000만 달러(약 4조원)로 약 45배 늘었다.

NFT는 다양한 특성들과 정의를 가지고 있어 어떤 개념이 정확히 맞다고 정의하기에는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NFT에 대해 가장 잘 정의된 설명은 낫보링캐피털(Not Boring Capital)을 운영하는 페키 매코믹(Pecky McCormick)의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매코믹은 아마존과 훌루 등에서 프로덕트 리더로 있었던 유진 웨이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특징에 대해 작성한 ‘서비스로서의 스테이터스(Status-as-a-Service)’라는 글을 인용했다. 매코믹은 NFT의 특징이 성공한 SNS의 특징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특징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소셜 캐피털·유틸리티·엔터테인먼트다.
NFT가 한국 사회에 딱 들어맞는 3가지 이유[비트코인 A to Z]
1) 소셜 캐피털

소셜 캐피털은 SNS의 사용자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얻는 일종의 ‘사회적 지위’ 또는 ‘사회적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 퀄리티가 높은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트위터 사용자들은 더 많은 팔로워를 유치하기 위해 자신들의 생각을 스레드 형식으로 작성한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개개인들의 브랜드와 가치가 향상되고 수십, 수백만의 팔로워를 확보한 사용자는 ‘인플루언서’로 거듭난다. 인플루언서는 ‘셀럽’, ‘영앤리치(young and rich)’, ‘오피니언 리더’ 등 다양한 이미지로 해석되며 다른 사용자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NFT는 이러한 소셜 캐피털의 속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크립토펑크, BAYC(Bored Ape Yacht Club)와 같은 독특하고 희귀한 NFT를 보유한 사용자는 이를 트위터나 디스코드의 개인 계정에 공유한다. 사용자는 이러한 NFT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커뮤니티에 공유함으로써 ‘크립토 초기 사용자’, ‘고래 투자자(Whale)’, ‘인사이더(Insider)’ 등의 이미지를 얻게 된다. 커뮤니티는 이에 대해 반응하며 부러움을 보이거나 해당 NFT를 구매하거나 갖고 싶은 욕망을 나타내기도 한다.

여기서 시사할 점은 NFT를 보유함으로써 사용자 스스로가 초기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와 커뮤니티에 합류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NFT는 커뮤니티 활동에 따른 ‘디지털화된 자부심’이자 서로간 그 일원임을 직관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소속감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일반인들의 동경심만 부추기는 인터넷 셀럽이나 인플루언서에게 일어나는 현상과는 다르다. 초기 단계의 서비스가 지급하는 NFT의 금전적 가치가 전무하더라도 사용자들은 NFT를 얻기 위해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수수료를 지불함으로써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디지털 자부심’을 얻고자 한다.

NFT가 소셜 캐피털로서 지니는 가장 고유한 강점은 바로 이 자부심과 사회적 위치가 스마트 콘트랙트라는 탈중앙 프로그램을 통해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실행에서 인간적 차별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NFT 소셜 캐피털은 사람들의 네트워크 활동에 따른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이러한 소셜 캐피털의 속성은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과도 밀접한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새로운 투자 문화와 공격적인 소비 습관을 보인다.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거나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의 전통 자산의 대체 투자 상품에도 투자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 샤넬 명품백, 롤렉스 시계 등 고가의 상품을 소비하는 플렉스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MZ세대들은 럭셔리 상품들을 단순히 사용하고 소비하는 것을 넘어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과시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한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MZ세대들은 본인들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패셔니스타, 트렌드세터 등의 ‘지위’를 얻고자 한다.

이처럼 한국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소셜 캐피털에 대한 욕망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고 디지털 시대와 맞물려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가속화되고 있다.

2) 유틸리티

유틸리티는 SNS가 가지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속성이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를 쉽게 찾거나 만들 수 있고 그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나 위키피디아를 통해 사용자들은 무수히 많은 정보들을 찾을 수 있다. SNS를 지속적으로 사용할수록 사용자들은 서로간의 결속력을 만들어 내고 이는 강력한 커뮤니티로 발전하게 된다.

유틸리티로서 NFT는 한 단계 진화한 새로운 개념의 결속력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1만 개만 발행된 크립토펑크나 BAYC를 소유한 사용자들은 단 1만 명만이 소속된 희소성 있는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것과 같다.

NFT를 보유한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모여 서로 소통함으로써 소속감을 느낀다. 엑시 인피티니의 NFT 캐릭터인 엑시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고 엑시 커뮤니티에 가입할 수 있는 ‘패스(Pass)’권을 획득하는 것과 같다. 더 나아가 NFT는 사용자가 특정 커뮤니티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로도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페이스북을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가 유튜브나 틱톡 등 다른 SNS를 이용할 때 전혀 특별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엑시 인피니티의 NFT를 보유한 사용자가 다른 블록체인 게임을 플레이할 때 NFT를 보유한 것을 증명함으로써 추가 혜택을 받거나 이를 다른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 더 샌드박스의 아바타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아바타와 만나 상호작용하거나 서로간에 아이템을 교환할 수도 있다.

이처럼 NFT를 통해 서로 다른 플랫폼과 커뮤니티가 하나로 이어질 수 있고 각 플랫폼의 자산이 서로 상호작용될 수 있다. 이 밖에 플랫폼들은 커뮤니티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 NFT를 지급하거나 보상을 줄 수 있다. NFT를 보유한 사용자는 열혈 팬으로서 플랫폼에 더욱 기여할 동기를 얻게 되고 NFT를 보유한 사람들만의 강성 커뮤니티를 구축하게 된다.

한국은 커뮤니티의 결속력이 매우 강한 사회다.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와 같은 유명 아티스트들의 팬클럽은 팬덤 문화를 주도하며 더 많은 사람들의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한다. 특히 최근 팬덤 문화는 과거 콘텐츠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팬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연예인들과 직접 소통하고 팬들이 직접 콘텐츠와 굿즈를 제작하고 재공급하는 구조로 이뤄지고 있다.

NFT는 아티스트·크리에이터들과 커뮤니티가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NFT로 발행하고 팬들은 해당 NFT를 구매함과 동시에 그들의 향한 응원·후원 등의 직접적인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단편적인 관계에서 커뮤니티가 주체적으로 아티스트와 함께 경제 활동과 소유 활동에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는 팬덤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커뮤니티가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기능을 NFT가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BTS, '아티스트 100' 차트도 정상
    (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로 미국 메인 싱글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데 힘입어 빌보드의 또 다른 메인 차트인 '아티스트 100'에서도 1위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간)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제치고 아티스트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2021.7.21 [하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1-07-21 09:12:08/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BTS, '아티스트 100' 차트도 정상 (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로 미국 메인 싱글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데 힘입어 빌보드의 또 다른 메인 차트인 '아티스트 100'에서도 1위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간)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제치고 아티스트 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2021.7.21 [하이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1-07-21 09:12:08/
3) 엔터테인먼트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는 소셜 네트워크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 등에 올라온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듣고 즐기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NFT도 마찬가지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지니고 있다. 자신의 이더리움 지갑 주소를 특정한 명칭으로 바꿔 주는 ENS(이더리움 네이밍 서비스)나 와이언 파이낸스가 초기 사용자들에게 훈장과 같은 증표로 지급한 NFT 배지 등이 그 예시다. 또한 크립토펑크·BAYC와 같은 아바타와 아싱크아트, 아트 블록스 등과 같은 프로그래밍 아트는 당첨 확률과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사용자들은 희귀한 NFT를 수집하고 자랑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거나 새롭고 다양한 NFT를 발행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NFT는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의 디지털 자산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NFT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활용한다면 기업들은 새로운 방식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과거 상품의 가격과 효율성·기능성을 따지고 가성비를 찾는 소비 문화에서 경험과 재미를 우선시하는 소비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이 일어나는데, 이들은 자신의 소비 경험을 SNS에 공유하고 자랑하면서 특정 기업과 제품이 자연스럽게 마케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NFT가 가진 희소성과 대체 불가능한 특징을 활용한다면 기업들은 이런 엔터테인먼트적 마케팅을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기업들은 브랜드의 NFT를 발행하면서 NFT를 보유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정판 상품 판매나 신상품 할인 등과 같이 특별하고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기업들은 NFT를 통해 팬들과 보다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차별화된 재미있는 브랜딩 마케팅을 할 수 있다.

NFT가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

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 SNS들은 소셜 캐피털·유틸리티·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속성들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NFT 또한 이러한 속성들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NFT는 게임·콘텐츠·음원·미술·소셜 플랫폼 등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접목될 수 있다.

기존 콘텐츠와 소셜 플랫폼은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더라도 콘텐츠 자체는 플랫폼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NFT가 접목된 서비스에서는 콘텐츠가 크리에이터의 소유권으로 인정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소비 활동과 금융 활동이 가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구축될 수 있다.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이 ‘금융의 민주화’와 함께 금융의 결합성과 복합성을 의미하는 ‘머니 레고(money lego)’를 이뤘다면 NFT는 ‘콘텐츠의 민주화’와 함께 콘텐츠의 결합성과 복합성을 뜻하는 ‘미디어 레고(media lego)’가 될 수 있다.

이러한 NFT의 속성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와 융합돼 한층 더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망을 확보하고 있고 디지털 전환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국가다.

물론 아직 NFT는 실험 단계에 있고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나 문제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열광했고 한국에는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커뮤니티와 인프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NFT가 일으킬 세상이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홍석원 해시드 Head of Growth·예준녕 디스프래드 공동창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