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선정·자금 조달·수익률 계산·임대 관리법 등
똑똑한 건물주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서평]
평범한 나도 꼬마 빌딩을 넘볼 수 있을까
나는 아파트 대신 강꼬빌딩을 산다
황준석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건물에는 관심이 없고 아파트 투자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아파트로 재테크를 하는 이들은 자산은 많아도 현금 흐름이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수십 억원의 자산을 갖고도 월 소득이 충분하지 않고 갖고 있던 아파트를 팔자니 양도소득세가 무서워 팔지도 못한다. 그러다 종잣돈이 모이면 다시 익숙한 아파트를 산다.

자기 건물에서 월세를 받으며 경제적으로 걱정 없이 사는 삶과 아파트에 살면서 소득이 줄거나 잔액이 줄어드는 삶 중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일까. 은퇴 시점에는 거주가 해결되면서 현금 흐름이 생기는 부동산이 필요하고 꼬마 빌딩은 이에 가장 적합한 투자 대상이다.

신간 ‘나는 아파트 대신 강꼬빌딩을 산다’는 오랫동안 수십 채의 건물을 직접 사고 짓고 관리하며 꼬마 빌딩에 관한 한 한국 최고의 실전 전문가이자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바 있는 황준석 연금형부동산연구소 소장의 신작이다. 그는 최근 몸값이 오르고 있는 꼬마 빌딩에 좀 더 똑똑하게 투자하려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모두 공개했다.

현재 주거용 부동산은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 대출 비율이 낮거나 대출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거용이 아닌 꼬마 빌딩은 감정 평가 금액의 50~70% 정도의 대출(2021년 10월 기준)이 가능하다.

처음 꼬마 빌딩을 살 때는 자기 자금보다 훨씬 더 많은 대출을 받아야 하니 겁이 나고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빌딩이 우량하기만 하다면 전혀 겁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오랜 경험에 바탕한 저자의 생각이다. 특히 공실 없이 임대가 활발히 돌아가고 있거나 임대가 확실히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강남 꼬마 빌딩을 살 때는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도 좋다. 그렇지 않은 부동산은 대출을 조금 받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지 않는 편이 낫다.

강꼬빌딩, 제대로 알고 투자하자

강꼬빌딩, 즉 강남에 있는 꼬마 빌딩이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실제로 41억원에 산 강남 상가 건물로 큰 손실을 본 사람의 사례를 들어 말한다. 그 상가 건물은 역세권에 있기는 했지만 상권이 거의 죽은 곳이었고 인근에 직장도 많지 않고 유동 인구도 적었으며 향후 발전 가능성도 낮았다.

강남에 있다고 해서, 역세권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해선 안 된다. 휴대전화 하나를 사더라도 따져야 할 것들이 많은데 하물며 수십 억원대 건물을 사면서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야 하겠는가.

저자에 따르면 건물에 한 번밖에 가 보지 않고 중개사의 말만 듣고 덜컥 계약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구체적인 상권과 입지, 내부 인테리어 등을 분석하려면 현장 답사를 반드시 수차례 해야 한다. 차를 멀찍이 주차해 놓고 걸어서 건물을 주변을 돌아다녀 보고 내부도 여러 번 봐야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건축물 대장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꼬마 빌딩은 입지와 크기, 주변 여건이 모두 달라 해당 건물마다 따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나중에 생길지도 모르는 문제 상황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내구성 있는 자재를 쓰기보다 화려함에만 중점을 둔 건물은 몇 년만 지나도 오래된 느낌이 들고 수리도 까다로우며 비용 역시 많이 든다. 처음 꼬마 빌딩을 살 때는 그런 겉모습에 현혹되기 쉽다. 하지만 세입자가 해당 건물을 과연 아껴 쓸 수 있을지, 처음 상태로 오래갈지, 수리한다면 어색한 티가 나지 않을지, 처음 상태로 되돌리고자 할 때 절차와 비용이 얼마나 들지 생각해 보면 건물을 좀 더 제대로 볼 수 있다.

또한 건물을 제대로 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건물 관리다. 10년을 타도 새 차 같은 컨디션의 자동차가 있고 1년 만에 허름해지는 자동차가 있다. 건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동차는 관리를 잘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건물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 책에는 강남 꼬마 빌딩의 현황도 지도와 함께 상세히 소개돼 있다. 지금 꼬마 빌딩을 소유하기에 적합한 동네는 어디일까. 논현동과 역삼동에는 어떤 수요가 많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밖에 이 책에는 저자가 상담해 준 실제 투자 사례자들의 경험담도 다수 담겨 있다. 꼬마 빌딩 투자를 막연하게 생각해 온 사람에게는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이론서이자 입문서가 될 것이다.

윤효진 한경BP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