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의 리더…구독 모델 전환으로 매출·이익·현금 흐름 개선
[돈 되는 해외 주식] 어도비시스템즈(이하 어도비)는 디지털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의 독보적인 리더다. 어도비는 대표적 이미지 편집 툴인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PDF 열람·편집에 활용하는 ‘아크로뱃’ 등의 소프트웨어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동영상 편집 툴 ‘프리미어’를 통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영상 콘텐츠 크리에이터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어도비의 사업부는 다양한 콘텐츠 툴이 포함되는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 전자 서명 솔루션을 제공하는 ‘다큐멘트 클라우드(DC)’,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제공하는 ‘디지털 익스피리언스(DX)’로 구성된다.
콘텐츠 소프트웨어 부문인 CC 내에는 특별한 경쟁자가 없는 압도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일종의 산업 표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고객이 추가 비용을 지출하며 타 기업 제품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반면 DC 사업은 도큐사인과 같은 경쟁 기업이 존재한다. DX 사업도 오라클이나 IBM 등의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마케팅 클라우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산업 내 긍정적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
한편 어도비는 지난 9월 부진한 주가 추이를 보였다. 이유는 미래 수익 지표로 볼 수 있는 ‘연간 반복 매출(ARR)’ 서프라이즈가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여름 휴가철로 인한 계절적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크리에이터들의 휴가로 인한 영향이었던 만큼 4분기부터 다시 꾸준한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어도비는 2013년 기존 라이선스 판매 모델에서 구독 모델로의 성공적 전환에 성공한, 일종의 구독 모델 전환의 교과서로 불리는 기업이다. 성공적 전환의 기반에는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독점적 자리에 있던 점과 소프트웨어 사용 환경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뀌면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이 어려워진 점 등이 있다.
현재 구독 매출 비율이 90%가 넘는데 매출 성장의 가시성을 더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포인트로 볼 수 있다. 또한 구독 모델 전환으로 매출·이익·현금 흐름의 삼박자가 모두 개선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기대되는 모멘텀과 리스크를 살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DX사업부가 정상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후 경제 재개에 따라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비용의 정상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소 사업자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물론 CC 사업의 성장도 계속되고 있다.
어도비는 최근 12억8000만 달러에 ‘프레임닷아이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프레임닷아이오는 동영상 리뷰와 협업 도구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으로, 어도비 CC사업부와 결합할 예정이다. ‘프리미어 프로’나 ‘애프터이펙트’ 등 기존 동영상 편집 제품과의 시너지를 통해 동영상 솔루션 내 지위의 강화를 노리는 전략적 인수·합병(M&A)으로 볼 수 있다.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지배적 지위의 상실이나 고객 성장의 둔화 등을 꼽아볼 수 있다. 가격 인상의 키를 어도비가 쥐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과도한 가격 인상에 따른 고객 지표의 둔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회사 측이 전략적 패착을 시행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적절한 가격 정책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대표 수혜주로서 굳건한 포지셔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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