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타이트한 철강 수급에 고수익 지속…미국발 호재도 긍정적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올해 상반기 내내 상승세를 지속하며 5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중국 철강 내수 가격이 5월 중순 단기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후 재차 상승세로 전환됐지만 10월부터 조정 중이다. 중국 정부의 원자재 가격 과열에 대한 정책 대응과 여름철 중국 남서부 지역의 폭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인프라 및 부동산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반면 기타 국가들의 철강 가격은 8월까지 상승세가 지속됐다. 한국은 특히 판재류 가격의 조정이 없었는데 과거 중국의 내수 가격 변화가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제품의 국내 가격에 대한 영향력이 그만큼 축소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중국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냉각됨에 따라 중국 금융 당국은 공급자에 대한 일괄적 대출 차단을 방지하고 2016년 이후 투기 억제를 위한 수요 규제의 부분적 완화를 시사했다. 실수요자를 대상으로는 모기지 금리 인하, 대출 총량 완화, 헝다 리스크 확산 차단을 시사한 바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중국 지방채 발행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올해 중국의 재정 지출이 보수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재정 여력에 따른 인프라 투자의 회복이 기대된다. 중국의 철강 수요는 하반기로 갈수록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회복에 따른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단시간 탄소 감축이 가능한 것은 결국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의 에너지 소비 총량을 통제하는 것이다. 중국 내 탄소 배출의 18%를 차지하는 철강 산업이 첫째 타깃으로 선정된 것은 당연하다.
언론에 따르면 2030년 탄소 배출 정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18억 톤 수준인 철강 산업의 탄소 배출량이 2030년 12억8000만 톤으로 통제돼야 한다. 현재 10% 수준인 중국의 전기로 비율이 2030년 20%까지 확대된다고 가정(제품 1톤 생산 시 발생 탄소량은 고로 1.83톤, 전기로 1톤)하면 2030년 중국 조강 생산량은 8억 톤까지 감소해야 한다.
추가 탄소 배출 저감 전망을 감안하더라도 2030년 중국의 탄소 배출 정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강 생산량이 2025년 9억5000만 톤, 2030년 9억 톤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은 유럽산 철강재의 기존 수입 관세 25%를 철폐하고 유럽연합(EU)도 미국산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물론 저율 할당 관세(TRQ) 방식으로 일정 쿼터(연간 330만 톤)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 관세율이 그대로 부과될 예정이다.
미국은 일본·영국과도 관세 분쟁 관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고 한국 또한 철강 수출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상황인데 미국은 동맹국을 대상으로 철강 수입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 동맹국 가운데 한국도 포함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금속 업종 추천 종목으로 포스코를 제시한다. 올 3분기까지 중국 철강 내수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반면 국내 철강 가격, 특히 판재류는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9월 들어 원료탄 가격이 급등했지만 올 상반기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이 7월 들어 급락하면서 원재료 상승 부담이 제한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3분기 한국 고로사들의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 수준까지 급격하게 확대됐다.
연말로 갈수록 원료탄 가격도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고로사들의 원재료 투입 단가는 내년 1분기부터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국내 판재류 가격에 대한 인하 압박이 커지겠지만 한국과 중국 철강의 타이트한 수급을 감안하면 원재료 가격 하락폭과 유사하거나 밑도는 수준의 판매 가격 인하가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에도 한국 고로사들의 스프레드 훼손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철강 감산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철강 수요도 회복돼 중국 제품의 국내 수입 가격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의 투자 포인트는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한국과 중국의 타이트한 철강 수급으로 높은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그에 반해 현재 주가는 주가순자산배율(PBR) 0.4배에 불과하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1 상반기 철강·금속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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