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3.0 이끌 탈중앙화 플랫폼의 핵심 축으로…금융권도 견제 벗어나 적극 투자 나서

[화제의 리포트]
축구 선수들의 NFT 카드를 거래하는 플랫폼 '소레어'. 사진=소레어
축구 선수들의 NFT 카드를 거래하는 플랫폼 '소레어'. 사진=소레어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이학무·서병수·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블록체인 : 코인과 NFT, 이것이 미래다’를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활성화는 탈중앙화 플랫폼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코인 직접 투자, 펀드 투자, 관련 기업 투자 등을 통해 블록체인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인 직접 투자는 가상 자산 시장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 또는 탈중앙화 플랫폼의 OS 역할을 대표하는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을 추천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채굴 기업과 가상 자산 거래소에 65%를 투자하고 있는 BKCH ETF 등을, 기업은 가상화폐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는 실버게이트캐피털 등을 추천했다.

PC 인터넷과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지나며 거대하게 성장한 플랫폼 덕분에 인간의 삶은 더욱 편리해졌다. 하지만 플랫폼도 결국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 참여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는 플랫폼이 초기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플랫폼 참여자에게 지불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플랫폼이 더욱 강력해지고 우리 삶에 더욱 깊게 침투할수록 권리 제한과 이익 침해 문제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플랫폼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것은 바로 탈중앙화 플랫폼이다.
'양질의 정보' 가능하게 하는 보상 구조
탈중앙화 플랫폼은 웹 3.0 시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웹 3.0에 대한 개념은 현재 정립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핵심은 ‘맞춤형 웹 시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웹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정보의 부족 시대에 살았지만 웹 1.0과 웹 2.0 시대를 거치면서 정보의 결핍이 아닌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특정 여행지를 가려고 해도 웹 시대 이전에는 그곳에 대한 정보가 뭐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어떤 정보가 더 자신에게 적합한 진짜 정보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웹 3.0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시작된 개념이다. 웹 3.0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의 선호와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정보를 찾아 제공하는 것은 당연히 AI가 빅데이터 기반으로 제공해 줄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양질의 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양방향 정보 제공이 가능해진 지금의 웹 2.0 시대에서 정보 제공자는 대중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 제공자는 초기에는 자기 만족 등이 정보 제공의 주요 동인이 되겠지만 점차 경제적인 이유가 정보 제공의 주요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웹 2.0의 경제적인 보상은 광고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결과 정보의 유효성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해당 정보를 읽는지를 기준으로 그 가치를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대중 대상 정보만 범람하게 됐다. 아무리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하게 되더라도 양질의 정보 자체를 생산할 수는 없다. 일부 정보를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애초에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금융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가상 자산
블록체인에 자본이 몰리면서 블록체인만이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인 탈중앙화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블록체인에 자본이 모일 수 있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이다. 자본이 특정 기술 기반의 새로운 산업에 모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기술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하고 둘째, 대체 가능한 다른 기술이 없어야 하며 셋째, 추가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취약점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콘텐츠의 권리 보장 필요성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는데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NFT가 비로소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물론 NFT는 현존하는 다른 기술로는 대체할 수 없다. 또한 거래 속도, 거래 비용, 디지털 콘텐츠의 안전한 파일 관리 등의 문제 역시 새로운 블록체인과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며 빠르게 해결되고 있는 중이다.

‘탈중앙화 플랫폼’ 성장의 필요성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 최근 중앙화 플랫폼이 고도화되며 여러 가지 폐해가 불거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고도화된 플랫폼이 있는 시장에 신규 플랫폼의 진입이 용이하지 않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탈중앙화 플랫폼은 참여자에게 가상화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한다. NFT를 통해 가상 자산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여건을 감안하면 탈중앙화 플랫폼으로의 참여 유인은 충분하다.
탈중앙화 플랫폼이 활성화될수록 관련된 가상화폐의 가치 역시 상승한다. 이에 따라 참여자는 초기 불편을 감수하고 탈중앙화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것이고 탈중앙화 플랫폼은 점차 기존 플랫폼 영역을 잠식해 갈 것이다.

가상 자산이 화폐적인 성격만 강할 때는 기존 금융 산업으로서는 무시하고 견제해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탈중앙화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이 부각되자 이제는 투자해야 할 대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회사는 가상 자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 투자하고 있고 가상 화폐의 장점을 직접 자사의 금융 사업에 접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존 금융회사가 투자로서 사업으로서 가상 자산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가상 자산 시장은 과거보다 변동성이 낮아지고 훨씬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NFT가 쏘아 올린 블록체인 붐…실속 챙기는 ‘가상 자산’ 투자법
장기적 관점에서 가상 자산 시장의 전체 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 시장이 초창기에 철도 회사 주식들이 주를 이뤘고 지금은 플랫폼 기반 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듯이 내용을 바꾸면서 가상 자산 시장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에 투자하는 방안은 코인 직접 투자, 펀드 투자, 관련 기업 투자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코인 직접 투자는 가상 자산 시장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비트코인 또는 탈중앙화 플랫폼의 OS 역할을 대표하는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을 추천한다. 스마트폰 OS의 가치는 보수적으로 1조540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더리움이 탈중앙화 플랫폼 시장의 과점적 블록체인이 된다면 현 5000억 달러 수준의 시가 총액은 여전히 충분한 상승 여력이 있다.

둘째, 가상화폐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투자자는 가상화폐와 직접 관련된 기업이나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특히 2021년 출시된 블록체인 상장지수펀드(ETF)들은 가상 자산에 직접 노출된 기업들에 주로 투자한다. 이 중 미국의 ETF 운용사인 글로벌X가 출시한 글로벌X 블록체인 ETF(BKCH US)는 가상 자산에 집중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알맞다. 자산의 65%를 비트코인 채굴기업과 가상 자산 거래소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X가 선보인 비트코인 선물과 블록체인 ETF(BKCH)를 대략 반반씩 투자한 글로벌X 블록체인 &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S US)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으로는 가상화폐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는 실버게이트캐피털(SI US), 대표 가상 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 US),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글로벌 게임 플랫폼에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위메이드(112040 KS), 강력한 지식재산(IP) 파워를 기반으로 NFT와 메타버스에서의 성과가 기대되는 플레이보이(PLBY US)를 추천한다.

정리=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