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은 아마존, 트렌드는 인스타그램, 지역 비즈니스는 스냅챗…‘틱톡’까지 활용

구글 검색엔진은 오랜 기간을 거쳐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의 필수품이 됐다. (사진=구글)
구글 검색엔진은 오랜 기간을 거쳐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의 필수품이 됐다. (사진=구글)
현존하는 최고의 검색 엔진이 구글 검색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구글링(googling)이란 단어가 ‘검색’의 대명사가 된 지도 오래다. 구글 검색 엔진은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의 필수품이 됐다.

그런데 최근 구글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사용자의 기본 검색 엔진은 구글이 아닌 ‘틱톡’이다.

◆ 구글 검색 엔진 위협하는 틱톡

틱톡은 2012년 장위밍이 설립한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의 쇼트 폼 동영상 플랫폼이다. 한국에도 들어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애플리케이션(앱) 중 하나로 꼽힌다.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소통하는 젊은 세대들이 틱톡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검색한다는 사실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틱톡이 검색 엔진이라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안데르센 호로위츠는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의 중국 사용자 이용 패턴을 근거로 틱톡의 잠재력을 거론했다. 더우인 동영상은 위치 태그가 돼 자동으로 식당·호텔·관광지 등 이용자들이 가고자 하는 장소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목할 점은 ‘텍스트’가 아닌 ‘영상’이 검색 엔진 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시각적 이미지나 동영상에 익숙한 Z세대들에게 정보 수집과 검색에도 동영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업체인 클라우드플레어에 따르면 틱톡닷컴은 구글을 제치고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사이트에 선정됐다. 영국 통신 규제 기구인 오프컴 조사에서도 틱톡은 현재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성인용 뉴스 소스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7%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앱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구글 검색이 죽어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글의 위기론은 외부의 시기 어린 비판에 그치지 않는다. 구글 내부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열린 한 기술 콘퍼런스(Brainstorm Tech 2022)에서 구글의 수석 부사장 프라바카르 라그반은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약 40%의 젊은이들이 점심 식사 장소를 검색할 때 구들 지도나 검색이 아니라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정말 구글의 검색 엔진은 죽어 가고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직’ 구글 검색 기능의 종말을 논할 상황은 아니다. 구글은 여전히 강력하다. 하지만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모든 검색에서 구글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검색 엔진 대항마에 대처하는 구글

미국 젊은 세대들은 제품을 검색하기 위해 아마존, 최신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지역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 스냅챗의 스냅맵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검색은 구글을 이용하지만 전문적인 검색이 필요할 때는 다른 앱을 이용한다는 의미다.

최근 구글 검색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특정 사이트의 콘텐츠를 추가로 검색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정확한 검색을 위해 검색어와 특정 사이트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구글이나 다른 검색 엔진에서 검색할 때 미국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을 추가한다. Z세대들이 구글 검색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구글은 검색 엔진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검색 엔진에 이미지와 동영상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2019년부터 일부 검색 결과에 틱톡 동영상을 적용했고 2020년에는 1분 미만의 세로 동영상을 공유하는 유튜브 숏츠를 출시하며 검색 결과에 포함시켰다.

또한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 ‘다중 통합 모델(MUM : Multitask Unified Model)’을 발표했다. 복잡한 이미지나 문장·음성·동영상 등을 처리할 수 있고 75개의 서로 다른 언어에 대해 대응할 수 있다.

이미지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확장했다. 표현하기 어려운 옷이나 물건들을 이미지로 검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옷을 찍으면 유사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 기능은 전자 상거래에서 강력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지도 기능도 변경하고 있다. 사용자가 특정 지역에서 카메라를 좌우로 이동해 더 넓은 장면에서 여러 개체에 대한 특성을 즉시 수집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할 계획이다.

기성세대는 궁금한 게 생기면 구글에서 검색하지만 Z세대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찾는다. 이런 의미에서 틱톡은 소통과 공유의 플랫폼을 넘어 검색 엔진이자 발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심지어 틱톡은 구글뿐만 아니라 유튜브까지 위협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024년 틱톡의 광고 수익이 유튜브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기존 세대와 다른 젊은 세대들의 문화적 특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는 정보를 읽는 것보다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공유하고 발견하는 것을 원한다.

물론 틱톡의 검색 엔진 한계를 지적하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틱톡 뉴스 주제에 대한 검색 결과로 제공된 동영상 5개 중 1개(약 20%)에 잘못된 정보가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틱톡이 구글보다 더 당파적인 검색 결과를 산출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세대의 감성을 녹여 내는 틱톡이 가진 잠재력은 무시하기 어렵다. 향후 글로벌 검색 시장이나 동영상 서비스, 나아가 전자 상거래 시장에서의 틱톡의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심용운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