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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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오는 6월 처음으로 ‘접는 스마트폰’인 폴더블폰을 선보인다. CNBC는 4월18일 구글의 내부 자료를 입수해 구글이 올 상반기 첫 폴더블폰인 ‘픽셀 폴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에 구글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구글은 다음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에서 픽셀 폴드를 정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문서에 따르면 '펠릭스'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픽셀 폴드의 가격은 1700달러(약 223만원) 이상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1799달러(약 237만원)인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4’보다는 저렴하지만, 지금까지 구글이 내놨던 스마트폰 중에서는 가장 비싼 가격이다.

픽셀 폴드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외부 5.8인치, 내부 7.7인치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됐다. 무게는 10온스(283g)로 갤럭시Z 폴드4보다 약간 무겁다. 프로세서로는 구글과 삼성전자가 함께 개발한 텐서 G2가 들어간다. 구글측은 폴더블폰 중 힌지(접히는 부분·경첩)가 가장 튼튼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구글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의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픽셀 폴드 구매자에겐 자사 스마트워치인 ‘픽셀 워치’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아이폰이나 다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이용자가 픽셀 폴드를 구매할 경우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보상 판매도 진행한다.
구글의 픽셀 폴드 렌더링 이미지. 출처=OnLeaks and HowToiSolve
구글의 픽셀 폴드 렌더링 이미지. 출처=OnLeaks and HowToiSolve
CNBC는 구글의 픽셀 폴드 출시 시기가 미묘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 교체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구글의 오랜 '안드로이드 동맹'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3년간 갤럭시 제품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구글을 탑재 해 왔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4월17일 삼성전자가 오픈AI의 '챗GPT'가 적용돼 검색 능력이 향상된 빙을 갤럭시 제품의 기본 검색 앱으로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보도 직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3.5% 넘게 하락을 겪기도 했다.

구글의 참전으로 향후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2100만대로, 작년 출하량(1400만대) 대비 5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매출 기준으로 향후 5년간 연평균 18% 성장해 2027년에는 연간 421억달러(한화 약 5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제품은 약 15종으로, 선두주자인 삼성전자가 선보일 '갤럭시Z폴드5·플립5' 외에 다수의 중국 제조사들 또한 폴더블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