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힌튼. 사진=연합뉴스
제프리 힌튼.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려온 제프리 힌튼이 지난주 구글을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즈(NYT)는 5월1일 구글의 부사장 겸 엔지니어링 펠로우인 힌튼이 10년 넘에 몸담았던 구글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전화로 사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 태생인 힌튼은 신경망의 권위자로 이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다. 1980년대에 미국 카네기멜론대의 컴퓨터 과학 교수로 재학 중 미국 국방부에서 제공하는 AI 연구비를 받기를 기피하면서 캐나다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2년 지난 2012년 캐나다 토론토대에 재임하던 당시 학생 2명과 함께 사진과 꽃이나 개, 자동차 같은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신경망을 구축했다. 구글이 4400만달러에 힌튼과 토론토대 학생 2명이 창업한 AI업체 ‘DNN리서치’인수한 뒤 2013년부터 구글 소속으로 활동해 왔다.

챗GPT와 구글 바드 같은 기술을 포함해 현대 AI의 핵심이 되는 가장 중요한 기술 개발에 참여하며 ‘딥 러닝의 선구자’로 명성을 얻고 있다. 컴퓨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2018년 튜링상을 얀 레쿤, 요슈아 벤지오와 공동 수상한 바 있다.

구글을 퇴사한 힌튼은 현재 AI의 발전이 가져올 잠재적 위험에 대해 대중에게 경고하는 데 강한 책임감을 보이고 있다. 그AI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구글의 퇴사를 결심했으며, 이를 위해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다”며 “일생 동안 일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 졌다. 그는 인공지능의 위험이 오는데 30~50년, 그 이상을 예상했으나 크게 단축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AI가 일자리를 빼앗고 가짜 사진이나 동영상, 문서가 확산돼 일반인들을 현혹시키는 것 등을 대표적인 위험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개발 중인 디지털 지능은 생물학적 지능과는 크게 다르다”며 “특히 5년전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무섭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구글이 AI 기술의 올바른 인도자로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엔진 빙을 보조할 수 있는 챗봇을 내놓으면서 구글도 같은 기술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이 붙었다며 앞으로 제동을 걸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다.

실제 최근 들어 힌튼 교수 외에도 AI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나선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지난 3월 오픈AI가 새로운 버전의 챗GPT를 공개하자 이 분야 전문가 1000여명은 AI 기술이 사회와 인류에 위험을 주고 있다며 6개월간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뒤이어 전미인공지능협회(AAAI)도 AI의 위험성을 알리는 서한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에는 힌튼은 자신이 몸담던 구글이나 과거 재직했던 기업들을 공개적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며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