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CEO 안 한다”…테슬라 주가 급등, 주주들 ‘환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내려온다.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CEO를 맡고 있는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는 급등했다.

머스크 CEO는 5월11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새로운 트위터 CEO를 찾았다”며 이후 자신은 CEO 직을 내려놓고 제품, 소프트웨어, 시스템 운영을 감독하는 이사회 의장 및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해 4월 트위터의 인수 작업을 개시한 후 10월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하지만 이후 줄곧 기행을 일삼으며 논란에 휩싸여 왔다.

그는 트위터 인수 직후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트위터를 비상장회사로 전환하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특히 인력을 대규모로 해고하는 과정에서 한밤중에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해고 사실을 통보하고 접속을 차단했는데, 핵심 인력까지 포함된 것을 알고 뒤늦게 복귀를 간청하는 등의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위터의 직원수는 7500명에 달했지만 인수 후 1500명 수준으로 줄었다.핵심 개발자들의 줄퇴사가 이어지며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 잦아졌다.

플랫폼 광고 매출도 급감했다. 이에 트위터는 유료 아이디, 유료 구독 서비스 등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와중에 머스크는 자신을 비판한 주요 외신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사전 예고 없이 정지하는가 하면 트위터의 로고를 파랑새에서 도지코인의 시바견으로 교체하는 등의 행동을 지속하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 인수 후 ‘많은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트위터 인수 직후 보니 회사는 4개월 정도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태였다"면서 “대량 해고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말 인수 이후 지금도 트위터는 거의 파산 상태"라며 “트위터 운영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때가 되면’ CEO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신의 후임자 역할을 할 ‘새로운 CEO’를 찾는 것이 그가 말한 ‘때가 되면’의 조건이었다. 그는 새로운 CEO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번 트위터를 통해 “그녀(She)는 6주 후 일을 시작할 것이다”고 전하며 여성 CEO임을 알렸다.

머스크의 트위터 CEO 사임 소식이 전해지자 테슬라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2.1% 상승 마감했으며 시간 외 거래에서도 상승하고 있다. 일부 테슬라 투자자들은 그 동안 테슬라 CEO이기도 한 머스크가 트위터 운영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다며 테슬라 운영에 시간을 더 할애해야 한다고 우려해왔다. 실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테슬라 주가는 한달여 만에 30%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투자자들은 트위터 CEO직에서 내려온 머스크가 향후 테슬라 경영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