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Report]



미국의 부채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이르면 6월 1일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 와중에 5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부채 한도 상향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디폴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의회 지도부는 이날 백악관에서 만나 미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 이번 회동은 5월 9일에 이어 둘째 협상이다. 부채 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최대치를 의회가 설정한 것으로, 이를 넘어 국채를 발행하려면 의회가 한도를 올려야 한다. 조건을 달지 말고 부채 한도를 올리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지출 삭감이 전제돼야 한다는 매카시 의장의 의견이 부딪치며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채 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일정까지 단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예정돼 있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5월 17일 출국한다. 당초 계획은 G7 일정 이후 곧장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를 찾아 방위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호주 시드니에서 4개국 안보 협력체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 일정을 모두 연기하고 G7 일정만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디폴트 위기감이 고조되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금융 시장의 불안함이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타결 가능성을 강조하는 등 불안감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17일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 회견에서 “미국은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 예산에 대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낙관적인 의견을 표했다. 매카시 의장 또한 이날 CNBC에 출연해 “디폴트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또한 미국 부채 한도 협상의 진전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 중이다. 5월 16일 부채 한도 협상이 결렬되며 하락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는 5월 17일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의 “주말까지 협상 가능할 것이다”는 발언에 반등세를 돌아선 모습이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미국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은 사실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언제든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금융 시장은 쉽사리 불안감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