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림동 사주카페 (3)
'신의 외투 자락'을 붙잡는 방법[중림동 사주카페③]
Q : 부자 되는 사주는 어떤 사주인가요?

세계적 대부(大富)는 아니더라도 ‘강남부자’ 사주 정도라면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사주팔자에 오행이 갖추어져 있거나, 토(土) 혹은 금(金)과 같은 특정 오행이 다수이면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또 태어난 날짜의 위아래 오행이 같으면 먹고살 만합니다.

지난 회에 말씀드린 ‘인터텟 무료 만세력’에다 자신들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해 보세요. 그리고 사주팔자 색상에 다섯 색이 다 있으면 오행구비 사주입니다. 또 같은 색이 다섯 이상이면 부자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적인 부자[大富]들은 ‘부자사주 기본 특징’에다 추가하여 운이 좋아야 합니다. 기구한 팔자 같았던 그녀는 어떻게 재벌이 됐나우리에게는 낯선 인물이나 올해 52세인 저우췬페이는 세계적 여성 부호입니다. 1970년 중국 후난성 농촌에서 3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습니다(출생 병원에 1971년 5월 29일로 기록).

그녀의 아버지는 시각장애인이었고 어머니는 그녀가 5살 때 생활고로 자살했습니다. 15살 때 중학교를 중퇴하고 광둥성 선전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거기서 그녀는 유리인쇄 기술을 배웁니다. 1993년 공장을 퇴사한 후 사촌들과 시계 유리공장을 창업했습니다. 1997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할 때, 그녀는 소액으로 그 설비들을 사들였습니다. 그녀는 ‘스마트폰 터치스크린’ 렌즈를 특화해 세계적 부자가 됐습니다. 삼성도 이 회사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농촌 소녀가 공장 입사 10여 년 만에 큰 부자가 된 것입니다.

그녀가 부자가 된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중학교를 중퇴하고 당시 ‘핫’하게 떠오르는 선전으로 갔고, 그곳에서 유리공장에 취직했죠. 금융위기로 기업들이 줄도산할 때 그녀는 그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또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2020년 100세로 사망한 롯데 창업자 신격호(1921~2020) 회장입니다. 경남 울산군 삼동면 둔기리 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함경도에 있는 ‘명천 국립 종양장’으로 1년 있었습니다. 18살에 결혼한 그는 ‘경남 도립 종축장’에서 양털 깎고 돼지 키우는 일을 합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인생입니다. 19살 때인 1941년 그는 83엔을 갖고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83엔은 당시 면서기 두 달 월급이었다고 합니다. 1945년 일본의 패망과 더불어 조선인들이 대부분 귀국합니다. 그러나 그는 일본에 남아 ‘껌 사업’으로 성공했습니다.

하필이면 왜 껌이었을까요? 패망 전까지 일본인들에게 껌은 낯선 것이었죠. 미군이 일본에 진주하면서 껌 문화가 새로운 유행이 됐습니다. 그는 그 기회를 잡아 오늘의 세계적 롯데를 만든 것입니다.

신격호 회장이 젊은 날 일본으로 가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일본 패망과 더불어 영주 귀국했더라면 롯데 창업자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물론 그의 사주에는 금(金)이 5개인 특징이 있습니다).

흙수저 출신으로 세계적 부자가 된 사례들은 수없이 열거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성공 원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있습니다만, 진부한 결론들만 있을 뿐입니다. “악착같이 일했다, 인내심을 갖고 노력했다, 구두쇠였다, 운이 좋았다.” 막연히 운이 좋아서도 안 됩니다. ‘특별한 계기에 특별한 운’이 붙어줘야 합니다. 신의 외투 자락을 붙잡는 법특별한 계기에 특별한 운? 무슨 뜻일까요? 혹 ‘별의 순간’과 ‘신의 외투 자락’ 등과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시죠? 박근혜·문재인 두 대통령을 만들었던 ‘킹메이커’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위원장이 유행시킨 언어들입니다. 2020년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저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의 말을 소개합니다.

“인생에 홀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신의 발자국 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그가 지나갈 적에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외투 자락을 잡아채는 것이 정치인의 임무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지만, 기업가들에게도 하는 말입니다. 또 2년 후인 2022년 초 김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Sternstunden)’을 유행시킵니다.

독일어권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를 인용한 것입니다. “극적 긴장이 가득한 운명적인 순간이 닥치면 하루 만에, 혹은 한 시간 만에, 심지어는 단 1분 만에 훗날을 좌우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별의 순간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총장은 그 ‘별의 순간’을 잡은 것이지요. 잡지 못하면 기회는 새처럼 날아갑니다. 앞에서 인용한 저우췬페이와 신격호 회장도 별의 순간과 신의 외투자락을 놓치지 않은 덕분에 큰 부자가 된 것입니다.

그럼, 기자님은 저에게 또 질문할 것입니다.
사주가 아닌 운이라고요? 사주와 운은 다른 것인가요? 네, 사주와 운은 일종의 세트입니다. 흔히 한 사람의 성공과 실패에는 다음 다섯 가지가 작용한다고 합니다.

일명(一命), 이운(二運), 삼풍수(三風水), 사적음덕(四積陰德), 오독서(五讀書).

첫째가 타고난 명, 즉 사주팔자이며, 두 번째가 운입니다. 운은 때(時: 타이밍)를 말합니다. 같은 명으로 태어나도 때를 잘 만나야 합니다. 때를 못 만나면 영웅도 한낮 도적과 역적으로 전락합니다.

그럼 그 운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독자 여러분의 사주를 바탕으로 풀어보지요. 다시 인터넷 ‘무료 만세력’ 앱을 사용합니다. 예컨대 2023년 11월 11일 11시 11분에 ‘중림동 다나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태어났다고 합시다. 이 아이의 태어난 시각을 ‘무료 만세력’에 입력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의 외투 자락'을 붙잡는 방법[중림동 사주카페③]
위의 것은 사주(명)이고 아래 ‘대운’이라 표기한 것은 운입니다. 명은 자동차이며 운은 도로입니다. 대운에 표기된 숫자 1, 11, 21, 31…은 이 아이가 장차 살아갈 때 1살, 11살, 21살, 31살… 즉 10년마다 운이 바뀐다는 뜻입니다. 모두 1, 11, 21, 31…로 표기되는 것이 아닙니다. 1에서 9까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4살, 14살, 24살에 운이 바뀌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9살, 19살, 29살…에 운이 바뀌기도 합니다.

즉 10년마다 사람의 운이 바뀌는데, 재물운·연애운·공부운·직장운·승진운 등이 달라집니다.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10년마다 운이 바뀌기에 그러한 말이 유래한 것입니다. 60년 살다 보면(지금은 100년), 운이 여섯 번 바뀌게 됩니다. 그 가운데 나쁜 시절도 있지만 좋은 운이 몇 번은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점집에 가서 사주를 보려 할까요? 사주를 보고 자신이 가야 할 길(사업가, 직장인, 공무원, 연예인…)을 엿보고, 대운을 보고 좋은 때와 나쁜 때를 살피는 것입니다. 예컨대 2024년 재물이 빠져나갈 운인데, 국회의원 출마하면 안 되겠죠?

중국의 여성 최고 부자 저우췬페이가 15살에 중학교를 중퇴하고 선전으로 가서 공장에 취직했습니다. 신격호는 19살 때 고향을 떠나 일본으로 갔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자기가 살던 곳을 버리고 새로운 땅으로 새로운 일을 찾아간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한 사람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주는 3번째 항목은 ‘풍수’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신의 외투 자락'을 붙잡는 방법[중림동 사주카페③]
'신의 외투 자락'을 붙잡는 방법[중림동 사주카페③]
김두규 우석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