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감정평가]
종전자산평가 이의신청, 어떻게 해야 할까[박효정의 똑똑한 감정평가]
종전자산평가액을 통지받은 많은 조합원이 이의신청 방법에 대해 질문한다. 상의 건수도 굉장히 많은 분야다.

재개발이나 재건축구역에서 개인 조합원이나 현금 청산자에게 자신의 재산, 즉 ‘돈’과 관련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종전자산가액이 얼마인가 하는 부분이다. 분쟁이 많을 수밖에 없다.

종전자산평가가 너무 낮게 나왔다며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렇게 낮게 나올 줄 몰랐다”, “우리 집이 왜 옆집보다 낮게 나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등의 불만을 토로한다.

중요한 문제다. 종전자산가액이 얼마인지에 따라 추가분담금이 얼마일지도 결정이 되니 당연히 내 재산의 절대가격이 낮게 평가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옆집 등과 비교해서 내 재산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면 새 아파트를 분양신청하는데 있어 인기 있는 평형대나 평면에 당첨될 확률이 떨어지게 되니 조합원 사이에서 내 재산이 ‘몇 등’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장짜리 내 부동산에 대한 종전의 토지 및 건물의 명세와 추정분담금 추산액을 통보받았을 때 그 결과에만 집중해 이의신청을 한다.

상담자에게 이의신청을 하려는 근거를 물으면 “과거에 본인이 매수했던 금액에 현저히 못 미친다”, “최근에 체결된 주변의 실거래신고가액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등의 답변이 온다.

물론 개별 부동산의 상황과 개별 사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종전자산평가액은 일반적인 시가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산정된다.

한편 종전자산가액은 해당 사업장의 사업인가고시일자를 기준으로 평가되는데 사업시행인가 직전에 프리미엄이 높게 붙은 상태에서 매수한 가액 혹은 사업시행인가 후에 거래된 사례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했던 금액, 최근의 시세 또는 자신이 매수했던 금액은 종전자산가액 이의신청 시 온당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

나아가 시가보다 낮게 평가됐더라도 다른 조합원들과 형평성 있게 낮고,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금청산을 예정하는 경우는 절대 가액이 낮은 종전자산평가액이 현금청산액의 초석이 되기 때문에 전문가와 함께 청산과 관련한 별도의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금청산 할 것이니까 종전자산평가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최근 필자가 운영하는 행정사사무소에서는 재개발 현금청산자인 의뢰인을 위해 종전자산 이의신청부터 진행해 수용재결평가액을 종전자산평가액 대비 약 44% 이상, 즉 종전자산가액 13억원에서 재결보상액을 19억원으로 증액시킨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만약 종전자산평가에 대한 적절한 이의신청 과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결과다.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할 때 정작 가장 문제 되는 부분은 다른 조합원과 비교했을 때 내 부동산이 특별히 불리하게 낮게 평가된 경우다. 아무래도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건 이상 한꺼번에 대량평가되다 보니 뭔가 불합리하게 적용된 부분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상세 내역을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종전자산평가의 과정에 대한 합리성 검토 없이 결과만 놓고 잘못됐다는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 받아들여질 확률은 거의 없다.

종전자산 이의신청을 했다고 단 한 번 만에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전문가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이의신청을 해봐야 승산이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한 장짜리 결과만 받은 채 무턱대고 분쟁부터 시작하는 것보다는 전문가에게 객관적인 조언을 먼저 구하고 시행착오 없이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전문가는 부동산 소유자가 전혀 몰랐던 부분에서 이의신청의 핵심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