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성, 한성우의 2인전 ‘Pure Emotion’은 미국 추상화가 아그네스 마틴의 ‘음악에서 사람들은 순수한 감정을 받아들이지만, 시각예술에 있어서 그들은 설명을 요구한다’(From music people accept pure emotion, but from art they demand explanation.)는 말에서 출발하여, 음악과 같이 순수한 감정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시도로 기획되었다.
설치와 평면 작업으로 10년 동안의 독일 유학 생활을 마치고 부산을 베이스로 활동하고 있는 박현성 작가와 현재 국립 현대 미술관 고양 레지던시에 참여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성우 작가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경계를 허물고 작품을 통해 순수한 감정을 전시장에서 직접적으로 느껴보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전시에서는 두 작가의 신작을 포함한 작품 총 36점을 관람할 수 있다.
박현성 작가는 물리적 힘과 균형, 변형을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 천을 검은 계열의 색으로 염색하여 일정하지 않은 형태로 바느질한 후 기다란 직선으로 잘라 뜨개질하듯 앞뒤로 불규칙하게 엮어낸 방식은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속 자의와 타의를 함께 표현한다. 이는 마치 클래식 음악의 반복과 변형, 극적인 전개와 유사하게, 감정의 깊이와 복잡성을 드러낸다.
박 작가는 10여 년간 독일에서 ‘관계’를 소재로 다양한 규모의 설치작업을 진행해 왔다. 염색을 통해서 매 순간 우연성을 적극 받아들이며 자신과 주변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흐름과 움직임을 시각언어로 포착하고자 한다. 박현성 작가는 “염색을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천의 안과 밖이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염색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우연적이고도 우발적인 작업을 통해 우리의 관계와 삶의 이야기들을 작품에 투영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한성우 작가는 기억과 흔적을 통해 감정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낡고 해진 벽의 흔적이나 스티커 자국 등에서 시작하여, 과거와 현재, 기억과 상상 사이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며, 이는 클래식 음악의 서정적 멜로디와 같은 깊이 있는 감정의 표현을 연상시킨다.
이번 박현성, 한성우 2인전 ‘Pure Emotion’ 전시는 부산 중앙동에 소재한 갤러리 플레이리스트에서 오는 14일까지 11시~18시에 열린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후원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한경비즈니스 온라인뉴스팀 기자 biz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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