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1월 17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앞 한 연회장에 ‘창업’을 주제로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이들이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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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업을 시작하면서 블로그를 열었는데 아무도 오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저도 같은 고민을 했는데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찾아주는 시기가 있을 거예요.”


건국대 창업지원단이 주최한 ‘사추기 창업전문 인력양성(KU 스타트업 포럼)’의 첫 번째 연사 건국대 03학번 전제우 씨의 강연이 끝나고, 나이 지긋한 예비 창업가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사춘기 이후 버전을 뜻하는 ‘사추기(思秋期)’ 창업전문 인력양성 프로그램은 건국대 동문들과 일반인들이 서로의 창업 가치관을 공유하는 자리다.


최근 대학 창업이 교외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대학 창업지원단을 주체로, 학교 동문이나 학교와 관계있는 창업관련 전문가들이 학생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이나 일반 대중에게까지 창업 지식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건국대, 동문 기업인과 전문가 활용해 일반인에 멘토링
건국대의 사추기는 학교가 기존 초기창업패키지 사업 중 한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으로 ‘일반인과의 창업아이디어 공유’라는 콘셉트로 변형한 것이다.


학교는 행사를 두 축으로 나누고, 동문 창업인의 강연과 학교와 관계가 있는 각계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열었다.


첫 번째 강연은 회사원에서 여행작가, 에어비앤비 호스트, 미디어아트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거쳐 현재는 유아 카메라 앱 ‘쑥쑥찰칵’을 운영하는 건국대 03학번 전제우 씨가 ‘창업실패사례와 인사이트 공유’를 주제로 열었다. 이어 01학번 박충국 씨가 마이크를 이어 받고 ‘글로벌 창업 전략과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강연 중간중간, 참가자들의 질문이 수시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중장년층 참가자들은 평소 생소한 창업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강연 사이 10분의 쉬는 시간 동안에도 모두가 테이블을 돌며 명함을 전하느라 분주했다. 건국대 창업지원단이 애초에 기획했던 대로, 참가자들은 ‘건국대’를 중심으로 창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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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곳에서는 특허 출원 방법, 정부지원사업 신청 방법 등을 주제로 한 멘토링이 동시에 진행됐다. 특히 정부지원사업 멘토링은 정원인 10명이 모두 참석해 열띤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30년 제조업 생활 후 은퇴를 앞두고, 퇴직금을 스타트업 엔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는 한 중년 참가자는 “인터넷에서 강연 개최 소식을 보고 참가했는데 ‘1가정 1퍼스널로봇’ 시대가 올 것이라는 대표의 말에 특히 공감이 됐다”며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 돌아간다”고 말했다.


최주원 건국대 창업지원단 매니저는 “학교의 창업자산을 대중과 공유하고자 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열게됐다”며 “오늘 참가자들을 앞으로 학교가 운영하는 여러 창업지원 사업에도 계속해서 초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발 지자체와 대학의 협업 확장
이 같은 ‘대학발(發)’ 창업활성화에 서울시도 ‘캠퍼스타운’ 사업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캠퍼스타운은 서울 대학가를 중심으로 청년창업 붐을 확산하고 지역 상권과 경제를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올해 캠퍼스타운 운영 규모를 확장한다. 신규 사업비 176억원을 포함해 총 49개 기업에 사업비 410억원을 투입하고, 연말까지 500여 개의 창업 팀을 상시 육성할 수 있는 규모로 구성한다.


특히 서대문구가 올해 신규로 선정돼 연세대, 이화여대, 서울여자간호대, 명지전문대과 협업한다. 연세대는 서울 서북권 창업거점공간인 에스큐브(S3)를 조성해 교내 창업 상담창구를 옮겨오고 50개 기업에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학교의 우수 창업 강의도 열어둔다.


이화여대는 ‘에스틸로 타운(Estilo Town)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패션·뷰티 분야 동문기업과 졸업 및 재학생을 연결하는 스타일테크(패션·뷰티 산업에 ICT 기술을 접목한 산업) 타운을 조성한다. 서울여자간호대는 ‘헬시 에이징(Healthy Aging) 주민건강 플랫폼 구축’ 사업으로 관련 창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니어 서비스 전문가 양성 과정 등 창업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사회 기반의 주민건강 증진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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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도 올해 처음으로 관악구 창업활성화를 맡게 됐다. 낙성대동과 대학동을 거점으로 낙성대동은 창업지원 인프라, 대학동은 지역 상생 및 주민 소통 공간으로 조성해 기존 ‘베드타운’ 이미지를 탈피하고 창업도시를 구축한다. 더불어 현재 추진 중인 낙성벤처밸리 조성사업과도 연계한다. 이밖에도 경희대, 숙명여대, 숭실대, 인덕대 등이 창업 확산을 기치로 지역구와 손을 잡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누군가는 사람이나 복지에 대한 투자가 낭비라고 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이야말로 우리 경제를 다시 뛰게 하는 원동력”이라며”며 “서울 시내 주요캠퍼스타운을 창업 전진기지로 육성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의 최선봉에 서겠다”고 설명했다.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