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조수빈 인턴기자] 숭실대 중앙스트릿댄스동아리 플레이버 락킹 댄서로 무대에 섰던 홍철화(플레이버 3기)씨는 스트릿댄스 전문 행사 기획사 플로우메이커의 대표가 됐다. 그는 “취·창업동아리가 아닌 일반 취미 동아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다양한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플레이버는 단순 커버댄스가 아닌 대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안무로 무대를 만든다. 덕분에 공연 기획, 무대 기획자로서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이 많은 동아리이기도 하다.
△플레이버 공연 사진.(사진 제공=서지애 회장)
숭실대 중앙스트릿댄스동아리 플레이버(Flavor)란?
플레이버는 1999년부터 스트릿댄스라는 장르를 토대로 시작한 숭실대 중앙동아리다. 플레이버는 주로 동아리박람회, 축제, 내부 배틀 행사 등 춤에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타 학교 스트릿댄스 동아리와 협업해 워크샵이나 배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플레이버의 운영진은 회장단을 비롯한 회계, 기획, 연습, 홍보, 디자인, 생활 등 다양한 부서장으로 이뤄져있다. 매년 상·하반기 신입 기수를 모집하고 있다. 주요 행사인 배틀은 동아리 부원들의 단합을 위해 선·후배를 섞어 팀 배틀로 진행된다. 그 중 가장 큰 행사는 ‘King of Flavor’인데, 동아리 내 배틀 우승팀을 뽑는 행사로 1월 중에 진행한다. 이외에도 Show Me Your FLAVOR, F-Pop battle 등 여러 가지 배틀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배틀이 끝나면 모두가 뒤풀이 장소에 모여 배틀에 대한 피드백, 선·후배와 같은 기수 간의 친목을 다지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신지애 회장은 “플레이버는 타 스트릿댄스 동아리에 비해 규모가 작아 더 가족같고 친구같은 돈독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쭈뼛거리던 동기들이 배틀을 즐기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숭실대 플레이버(FLAVOR)
장르 : 걸스힙합, 힙합, 락킹, 왁킹, 크럼프, 팝핀, 코레오
플레이버 임원진 구성
회장단 : 회장, 부회장
임원진 : 회계, 기획, 연습, 홍보, 디자인, 생활 부서
임원진은 주기수, 이전 부장의 지정(회계), 신청이나 추천 등으로 이뤄짐
플레이버 주요 활동
-King of FLAVOR : 1월 중 진행
-Show Me Your FLAVOR : 7월 중 진행, 해당 행사 전에는 신입 기수들의 배틀 참여 부담을 덜 수 있게 장르깨기 라는 장르 배틀 진행
-F-Pop battle : 축제 팝업 배틀 (F는 FAMOUS, FESTIVAL, FLAVOR를 의미를 의미)
-어린이날 기념공연(신입생 첫 공연), 축제무대, 정기공연
플레이버 선발 과정
‘동아리 박람회, 온라인 신청-오디션-장르 체험-장르 결정’
[플레이버 선배 인터뷰] “플레이버가 직장도 바꿨어요. 행사와 동거동락 중입니다”
홍철화(38) 플로우메이커 대표
Profile
학력 : 2011 숭실대학교 대학원 정보통신학과 졸업, 플레이버 3기
약력
2006 플로우메이커 설립
2010 ~ 더 유니온 기획 및 운영
2015 ~ K.O.D. 한국선발전, ASIAN CUP, WORLD FIANL 연출
2019.10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운영
2006년부터 스트릿댄스와 관련된 여러 행사를 기획하는 홍철화 플로우메이커 대표는 숭실대 플레이버 3기다. 그는 동아리에서 만난 다양한 행사에 큰 매력을 느꼈다. 자신이 기획한 행사에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본 홍씨는 자신의 진로를 바꾸겠다는 큰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홍씨는 플레이버 활동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회상했다.
플로우메이커는 어떤 회사인가
“플로우메이커는 ‘Show Must Go 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토대로 만들어진 스트릿댄스 전문 행사 기획사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어떠한 사정이 있어도 무대는 계속돼야 한다는 무대 뒤편 기획팀의 책임감과 고충을 모두 보여주는 문구기도 하다. 플로우메이커의 주요 업무는 춤을 알리고 즐길 수 있는 행사 전반의 기획·운영이다. 그밖에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지자체를 대상으로는 행사 대행도 맡고 있다.”
플레이버 활동으로 인해 꿈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대학원, 첫 회사까지 전부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해왔다. 그 시간 속에는 항상 플레이버가 있었다. 플레이버 내에서는 락킹 댄서로 활동했다. 활동 중 홈커밍데이라는 첫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춤을 추는 것 자체보다는 기획한 행사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홈커밍데이 뒷풀이 자리에서 ‘참 좋은 행사다’, ‘행사 재미있었다’ 라는 말을 들으면서 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플로우메이커 설립 시기보다 퇴사 시기가 늦다
“같이 플로우메이커를 세웠던 모두가 투잡을 뛰던 시기다. 회사 이름을 낸 것은 오래됐지만 기획 행사의 윤곽이 잡힐 때까지는 크루 형태로 운영됐다. 운영 전반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퇴사를 결심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후회한 적은 없나
“솔직히 말하면 있다. (웃음) 경제적 만족도가 높은 직업은 아니기 때문에 가끔 안정적인 직업으로 사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울 때도 있다. 반면 그 친구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정말 ‘미친놈’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백스테이지에서 꽉 찬 관객을 보거나 행사 좋다는 말을 들으면 역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플레이버 활동이 회사 설립에 어떤 도움이 됐나
“플레이버 활동을 안 했으면 플로우메이커를 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댄스 행사를 처음 접하게 된 곳도 플레이버였다. 댄스 활동을 해본 친구들이라면 알겠지만 댄스씬은 정말 많고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플레이버 활동과 내부 댄스 관련 활동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플로우메이커 회사 운영에 많은 도움을 줬다.”
더유니온(THE UNION)라는 행사가 대학 댄스동아리 사이에서는 유명하다고 들었다.
“더유니온은 처음 12개 대학 동아리로 시작한 소규모 행사였다. 지금은 30개의 대학 동아리가 공연을 올리고 있다. 대회나 공모전처럼 ‘누가 더 잘하나’와 같은 경쟁이 아닌 각 동아리별 특색 있는 공연으로 무대를 만들게끔 하고 있다. 행사가 커진 만큼 많은 대학 동아리들이 댄서 못지 않은 멋진 기획과 참신한 무대 구성을 가져와 기획팀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900여명의 관객들을 동원하며 대학 댄스동아리 사이에서는 꽤 큰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플로우메이커 채용은 어떻게 하고 있나
“플로우메이커는 4명으로 이뤄져 있다. 디자인과 영상팀, 그리고 기획·운영진으로 이뤄져 있다. 플로우메이커는 수시 채용으로 모집하고 있다. 플로우메이커 내부에는 일종의 체험형 인턴 프로젝트가 있다. 1년 단위로 뽑는 8~12명의 ‘더유니온 조작단’이 바로 그것이다. 더유니온 조작단은 올해로 4년째 진행 중인 행사다. 기존 ‘더유니온’이라는 행사를 소규모로 만들어 동아리끼리의 유대를 키우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더유니온 조작단으로 활동했던 친구들 중 조건이 맞는 친구들을 크루로 영입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여대, 숙명여대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다.”
행사 운영 중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도 중요할 것 같다.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현장에서는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필드(현장)에 나가면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할 때도 있다. 돌발 상황은 정말 예기치 못한 부분까지 일어난다. 지난해 진행했던 중국 KOD행사의 경우 행사장에 구멍이 나서 물이 떨어지기도 했다. 중국의 경우 행사장에서 MC가 행사장을 임의로 바꿔버린 적도 있었다. 그런 돌발 상황에서는 ‘행사만 펑크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 여러 가지 플랜을 미리 짜놓고 현장에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융통성과 순발력이 중요한 것 같다.”
이벤트, 행사 기획사 입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모든 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벤트 기획이나 행사 기획 쪽은 자신이 좋아하는 행사를 참여해 본 후 어느정도 환상을 가지고 뛰어드는 친구들이 많다. 물론 행사를 기획하는 일은 멋있지만 늘 멋있는 것만 할 수는 없다. 비수기에는 하고 싶은 일 외에도 회사의 수익성을 위한 다른 행사를 뛰기도 해야 한다. 그래도 이 일이 좋다면 행사 기획사는 ‘존버’가 생명이다.”
“플레이버는 춤으로 하나되는 사람들이죠”
서지애(22) 플레이버 22기 회장 (숭실대 영어영문학과 19학번)
플레이버만의 독특한 행사가 있다면
“플레이버는 배틀 행사가 많다. 스트릿댄스 특성상 정형화된 것보다 즉흥적인 개인 스타일이 더 두드러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플레이버 내에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녹일 수 있는 배틀 행사로 각자의 기량을 넓히고자 한다. King of Flavor, Show Me your Flavor 과 같은 내부 배틀 행사에 많이 참여해 본 동아리 부원들은 외부 배틀로 나가기도 한다. 보통 ‘동방배틀’이라던가, 동국대와 같은 다른 종교의 미션스쿨과 ‘3대 종교 배틀’ 등에 참가한다.”
무대를 만드는 동아리인 만큼 연습 참석이 중요할 것 같다
“중요하다. 연습 시 장르별로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을 주로 갖는다. 이 기본기는 무대 준비에 큰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꾸준한 연습 참여가 요구된다. 그래서 각 장르의 담당자가 신입 기수의 출석을 점검한다. 2~3회 무단결석할 경우 담당자와 1,2차 면담 시간을 가진다. 면담 시 최대한 연습을 독려하고 활동을 장려한다.”
매 학기 신입생은 몇 명 뽑나
“인원 제한은 딱히 없다. 신청은 많으면 8~90명 정도, 평균 6~70명 정도 지원한다. 최종적으로는 2~30명 정도 남는 것 같다.”
실제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있나
“대부분 취미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이지만 댄스 크루에 들어가 전문적 공연이나 워크샵을 다니는 친구들은 있다. 선배 중에서는 플로우메이커 대표, SBS, KBS 소속으로 계신 분들이 있다.”
선배들과 교류는 어떻게 진행하나
“내부 배틀의 경우 1:1보다는 팀 배틀로 진행한다. 주기수, 신입기수, 선배기수를 모두 섞어 진행하기 때문에 선배들과도 자연스러운 교류를 할 수 있다. 선배들이 장르 내 안무쉐어 시간이나 워크샵을 열기도 해 교류가 잦은 편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서 1학기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코로나 비상사태가 잘 마무리되어 새로운 동아리원들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플레이버는 임원진들과 함께 동아리원들에게 항상 열려있는 ‘우리’이고자 노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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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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