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 창업계의 멀티플렉스 마루180 입주에 재차 도전
-“아마존 넘어 물류계의 1인자 꿈꾼다”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중기부의 팁스타운을 포함해 수많은 VC 등 투자사들이 밀집해 있는 이 곳에 2014년, 아산나눔재단이 공유오피스인 ‘마루180’을 열었다. 재단은 연 2회, 마루180 입주 기업을 선발하고 있다. 6년간 평균 입주 경쟁률은 18대 1이었다.
지난해 말, 치열한 경쟁을 뚫고 6곳이 새로운 입주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중에는 아직 만으로 1년도 안 된 ‘햇병아리’ 기업도 있다. 바로 중소형 풀필먼트 서비스 플랫폼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이다.
회사서 Z세대 연구하며 新트렌드 ‘물류’로 점쳐
박진수(40) 대표는 12년간 회사에서 마케팅, 전략 등 ‘브레인’ 역할을 도맡았다. 그리고 남다른 인사이트를 확보한 그는, 지난해 드디어 이전부터 꿈꾸던 ‘사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었던 데는 마루180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스타트업들과 더불어 투자사, 액셀러레이터 등이 한 공간에 있는 ‘창업계의 멀티플렉스’ 마루180 덕에 새로운 도전을 제약 없이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물류가 필요한 온라인 판매자에게 유휴 공간을 제공하는 중소형 풀필먼트(물류센터에 제품 입고부터 출고, 배송 등의 전 과정) 플랫폼이다. 판매 채널의 다양화로 집에서 액세서리를 만들고 직접 인기 제품을 수입해 소량 판매하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박 대표는 이러한 중소형 물류서비스의 필요성을 감지했다.
“늘 마흔이 되기 전에 창업을 하고 싶었어요. 마침 39세가 되던 해 직장에서 Z세대를 연구하면서 새로운 판매서비스를 눈여겨봤고, 드디어 결단을 내렸죠. 다행히 약 12년의 회사생활 동안 마케팅, 인사, 전략, 컨설팅 등 매우 다양한 부서에서 일을 해서 식견을 쌓은 데다 물류사업을 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평소에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직접 생산성을 계산해본 박진수 대표는 ‘월 1000건’이 넘어가면 대행서비스가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택배비와 포장작업비, 보관비에 시스템 서비스 명목의 수수료를 더해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의 이용료를 건당 3000~3500원으로 맞췄다.
그리고 작년 7월, 베타버전을 런칭했다. 실효성 검증을 위해 여러 창업경진대회에도 출전했 다. 성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시드투자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12월에는 마루180 입주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마루180 입주는 그의 두 번째만의 성과. 지난해에는 탈락했다. 한 번의 고배를 마신 그는 이번에는 재단의 ‘정신’에 초점을 두고, 입주 기업 간 물류서비스 지원이나 직원 처우 개선 및 역량 강화 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물류 효율화’로 재고관리와 매출증대
현재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주력 사업은 ‘물류 효율화’다. 기존에는 판매자들이 여러 유통채널로부터 들어온 주문을 따로 확인하고, 각기 다른 양식으로 창고에 주문서를 전달해야 했다. 창고 역시 제품 출입이 발생할 때마다 일일이 수기로 작성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오류도 많고 실시간 재고확인도 어려웠다.
“보통 창고에 재고확인을 요청하면 담당자가 일과가 끝난 저녁이나 틈이 날 때 그것도 손이나 눈대중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판매자들이 주문을 받은 뒤 나중에야 재고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건 이 때문이죠. 게다가 채널마다 제품명을 달리 해서 창고주가 실제 제품을 확인하기 더 어려워요.”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이들 중소형창고의 설비투자를 대신 해준다. AI서비스를 활용해 각 채널의 제품명에서 형태소와 키워드를 뽑아내 자동으로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물건 보관 위치를 전산화 하고, 제품 패킹동선이나 합배송여부 등도 자동화 했다. 덕분에 실시간으로 재고확인이나 정산이 가능해졌다. 중소형에 맞춘 추가적인 자동화 로봇이나 설비 개발도 추진 중이다. 현재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의 누적 물량 수는 25만 건, 오발송률은 0.03% 정도다. 현재 창고 총 5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내 20곳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판매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지향하는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판매자의 추가 매출 확보방법도 고민 중이다. 현재는 공유 플랫폼을 통해 각자의 제품을 결합해 새로운 패키지를 만들거나 비인기 제품을 위탁 판매해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키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초콜릿과 꽃다발’ ‘아기용품과 산모용품’ 같은 식이다.
박 대표는 물류서비스가 온라인 커머스의 새로운 키가 될 것으로 봤다. 박 대표는 “제품 판매단가를 낮출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수단이 바로 물류비용”이라며 “물류비용을 낮추고 이를 기반으로 직접 유통채널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판매자 친화적인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핀테크 서비스를 붙여 판매자에게 단기유동자금을 지원할 수도 있다. 퀵서비스를 연결해 당일배송을 실현할 수도 있다. 창고의 부동산 가치를 키울 수도 있다. 그리고 큰 창고는 코스트코처럼 물류창고형 마켓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서비스를 고도화해 연구센터도 만들 계획이다.
박 대표는 “누구나 개인 판매자가 되어 노트북 한 대로 제품 확보부터 보관, 발송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아직 물류는 유통의 서브 개념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빠른 배송’이 화두가 된 세상에 물류는 또 다른 중요한 키워드다. 이커머스의 키는 물류다. 얼마나 빨리, 저렴하게 물건을 배송하느냐가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키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아마존, 쿠팡을 넘어 물류계의 일인자가 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작년 베타버전에 이어 올 5월 정식버전 런칭 후에는 본격적으로 고객 유치를 위해 발로 뛰어다닐 예정이다.
“‘물건이 찾아오면 행복의 질이 높아지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 물류는 성장했지만 물류서비스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죠. 여전히 대량으로 큰 배나 차에 실려 이동하고 있는데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이것을 집집마다, 정확하고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재화가 잘 이동해서 사람들이 돈을 잘 벌고, 판매자와 소비자 그리고 창고주가 모두 행복해지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계속 고객과 만나며 답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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