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정유진 기자] #혹시 머리가 망했는데 수습이 필요하신 분들은 메일 보내주면 영상 촬영이 가능하신 분들에 한해서 저희가 수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상 제일 망한 머리 대회’ 영상으로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우쌤(본명 이성규, 31세)은 CJ ENM DIA TV 파트너 크리에이터다. 기우쌤은 구독자 54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용실에서 혹은 일상생활에서 망한 머리를 살려주는 영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드라이를 잘못해서 꼬인 머리카락을 10여시간만에 풀어주기도 하고 잘못 탈색한 머리를 자연스럽게 바꿔주기도 한다. 망한 머리를 하고 온 구독자들은 기우쌤을 만나 만족감을 느끼고 돌아간다. 엉망이 된 머리를 더 멋지게 스타일링 해주는 그를 만나 헤어디자이너이자 유튜버를 겸업하는 스토리를 들어봤다.

[1618] 뷰티 크리에이터 기우쌤 “망한 머리라고요? 그럼 기우쌤을 찾으세요”

△사진=서범세 기자

1618독자에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4년차 헤어디자이너며 뷰티 크리에이터 기우쌤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요.

주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인기가 많다고는 실감하지는 않습니다. 늘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기우쌤’이라는 애칭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애칭에 대한 특별한 스토리는 없는데요. 미용실에 가보면 헤어디자이너 선생님들이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사라 김, 에릭 최, 마크 등 영어 이름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 영어 이름보다 모두가 쉽게 부를 수 있는 친근감 있는 애칭을 만들다 보니 제 이름의 ‘규’를 ‘기우’라고 쓰게 됐습니다.

미용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하이틴잡앤조이 1618 독자들처럼 처음부터 특성화고에 진학한 게 아니라 일반고에 입학해 고등학교 3학년 때 직업반(미용예술과)으로 들어가 미용을 배우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때 성적이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공부를 곧잘 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때 갑자기 집안 사정이 나빠지면서 돈을 먼저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공부에 흥미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요. 대학에 진학해 졸업하고 취직을 해야 한다는 게 까마득했거든요.

그래서 당시 미용을 배우면서 현장 스텝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기 시작 했습니다.

대학 진학에 대한 미련은 없나요.

학력에 대한 욕심은 없습니다. 특히 미용은 경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는 시간보다는 미용실에서 경력을 쌓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은 자신이 원한다면 아무 때나 갈 수 있기 때문이죠.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을 것 같은데요.

반대가 심했어요. 사촌들이 모두 공부를 잘해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도 제가 대학에 가길 원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못했던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반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제가 워낙 고집이 강해 부모님이 저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묵묵히 참아주고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크리에이터가 된 계기가 있나요.

크리에이터가 되려고 영상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 2015년 마케팅을 하기 위해 간단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헤어모델로 유튜버 혜서니씨가 미용실을 방문한 영상이 많이 조회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습니다.

최근 기우쌤이 만든 제품을 출시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네이즈(ANAZE)’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는데요. 트리트먼트, 스프레이 등 헤어에 관련된 상품들을 론칭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매번 찍어야 하는데 헤어모델은 어떻게 찾나요.

따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는 않고요. 모두 구독자이거나 영상을 허락 받은 일반인들입니다. 모델비용은 무료며 헤어스타일을 바꿔주는 조건으로 하는 거죠

기우쌤이 잘하는 스타일은 있나요.

특별히 없습니다. 모두 잘한다는 평을 듣고 싶기 때문입니다. 남자머리 드라이, 단발, 웨이브, 시스루 뱅 자르기 등 남녀 헤어스타일을 모두 잘하고 싶습니다.

한 쪽에만 치우치거나 특화된 디자이너가 아니라 어떤 스타일이든 소화할 수 있는 그런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염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색을 표현하기 가장 좋고 결과물에 대해 고객의 만족도가 높기도 하죠.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헤어스타일이 있다면요.

헤어스타일, 두상 등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을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헤어는 단정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호불호 없이 남녀 모두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니까요.



[1618] 뷰티 크리에이터 기우쌤 “망한 머리라고요? 그럼 기우쌤을 찾으세요”

△사진=서범세 기자



헤어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자신의 모발에 맞는 제품을 찾아 쓰는 것입니다. 가령 머리카락이 얇고 가볍다면 그에 맞는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얇은 머리카락인데 두껍거나 곱슬머리용 헤어 제품을 사용하면 아무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제품을 선택할 때 자신의 모발 상태를 확인 후 구매해야 합니다.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기 부담스러운가요.

아무래도 웨딩헤어가 아닐까요. 신부에게는 가장 좋은 날이고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헤어를 만질 때 신부의 마음에 들게 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씁니다. 메이크업이든 헤어든 그 날의 컨디션이 예식에도 영향을 미치니까요. 따라서 신부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게 기본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헤어디자이너 중 롤 모델이 있을까요.

롤 모델은 없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헤어디자이너들의 장점을 고루 닮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헤어디자이너가 시스루뱅을 잘 자른다면 그 기술만 배우고 싶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많이 한다고 들었습니다.

미용 관련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나간 적이 있는데요. 학생들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미용에 관심이 많은 나이라 더 그런 것 같았어요.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지금 미용 하면 늦은 거죠?’ 라는 것이었는데요.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면 아직 어린 나이인데 늦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대학 진로에 대해서도 묻기도 해요. 대학 진학이 맞는 건지 아니면 미용 경력을 쌓아야 하는지도요.

영상을 찍을 때 중요시 하는 게 있을까요.

그냥 편안하게 영상을 찍는 것입니다.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라 ‘나도 이런 상황이 있었지’ 라며 공감하는 영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평상시에도 손님을 대할 때 계속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게 일상이니까요.



[1618] 뷰티 크리에이터 기우쌤 “망한 머리라고요? 그럼 기우쌤을 찾으세요”

△사진=서범세 기자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일은 일로 풉니다. 헤어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데요. 이럴 때는 더 좋은 성과를 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거죠.

일하면서 오는 슬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력을 안했기 때문에 오는 거라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헤어에 대해 공부하려고 하죠.

개인 목표가 있을까요.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는 게 목표입니다. 노력하는 게 몸에 뱄기 때문입니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미용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학생인데도 일찍 서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저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권합니다. 끝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재능만 믿어서는 안 됩니다. 그 뒤에는 노력이 따라야 합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다고 슬퍼하거나 어려워하지 마세요. 본인의 인생이니까요.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