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잡앤조이=김지민 기자/김유진 대학생 기자] 대학생들의 기말고사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기말고사에 대한 대면시험 여부와 평가방식 등에 대해서 여전히 결정내리지 못한 대학들이 많다. 각 대학들의 기말고사 시행 결정 상황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과 대면시험 시행 결정에 대한 교수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기말고사 일주일 전인데 시험 공지는 아직도…” 대학가, 시험 방식 ‘갈팡질팡’



기말고사 분산시행부터 기숙사 임시거주 신청까지…

각 대학들 기말고사 준비로 분주

코로나19 확산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각 대학들은 기말고사 시행에 대한 논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고려대, 한양대, 홍익대학교 등은 대면시험 방식을 원칙으로 하며, 한국외대는 수강생들과의 합의를 원칙으로 한다. 서강대, 연세대, 중앙대 등의 학교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홍익대는 대면시험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4주(6.6~7.4) 동안 기말고사 일정을 나눠 대면 시행할 예정이다.


주춤했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면서 비수도권 대학에서도 대면시험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경북대는 기말고사 대면시험이 원칙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6월 12일 정책회의를 실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기말고사 대면, 비대면 실시에 대한 확정공지는 따로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원칙대로 대면시험으로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3차례에 걸쳐 기숙사 기말대비 임시거주 신청을 받은 상태다.


성적 평가방식을 상대평가도 절대평가도 아닌 패스제를 도입하는 학교도 있다. 현재 홍익대와 서강대는 선택적 패스제를 성적 평가방식으로 결정했다. ‘선택적 패스제’란 성적 공지 이후에 학생들이 평가된 성적을 그대로 받을지 혹은 P(PASS, 통과)로 받을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홍익대와 서강대의 선택적 패스제 도입이 알려지면서 일부 학교 총학생회에서는 학교 측에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기말고사 일주일 전인데 시험 공지는 아직도…” 대학가, 시험 방식 ‘갈팡질팡’

△기말고사에 대한 각 대학들의 지침.



“시험 1주일 전인데 공지는 아직도…” 터져나오는 학생들의 불만

지방에서 학교에 가야하는 어려움, 재확산 중인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시험 강행 및 번복, 늦어지는 학교 측 결정 등 학생들은 여러 이유들로 기말고사의 대면시험 여부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기말고사 일주일 전인데 시험 공지는 아직도…” 대학가, 시험 방식 ‘갈팡질팡’

△대면 시험에 대해 우려하는 내용의 게시물. 한국외대 에브리타임에서 캡처.



지방에 거주중인 대학생 A(중앙대 국어국문, 22) 씨는 “중앙대는 비대면 시험 시행으로 원칙이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학교측에서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빌려준다고 했지만 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며 “지방에 사는 입장으로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비대면 시험으로 바뀌기를 계속 바랐는데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의 쉬었다.


이번 학기 기말고사를 모두 비대면 시험으로 치르게 됐다는 대학생 B(연세대 경제학, 22) 씨는 “학교 측의 비대면 시험 권고에도 일부 교수들은 대면 시험을 강행하기도 했다”며 걱정스러운 심정을 내비쳤다. 이어 “지금은 대다수의 교수가 비대면 시험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학생들 또한 그에 맞는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대면 시험으로 인한 집단 확진 사례까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비대면 시험으로의 전환이 반가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기말고사 대면, 비대면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대학생 C(경북대 행정학과, 22) 씨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학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하루빨리 학교 측에서 최선의 선택을 내려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캠퍼스에서 수업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정행위 끊이지 않아…” 교수들의 속 사정은?

대부분의 대학교들은 대면 혹은 비대면 시험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수강생과의 합의가 선행된 기말고사 진행을 권고했다. 이에 교수들은 학생들의 의견취합을 위해 투표를 하거나 합의를 통해 시험방식을 결정했다. 또 학생들의 불편함에 대한 의견을 수용하고 대면시험 희망 학생들만 시험을 보게 하는 교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몇몇 학교에서 밝혀진 학생들의 부정행위는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대면시험을 시행하게 하는 이유가 됐다.


한국외대 A교수는 “학과에서 공정성 보장을 위해 학과 교수님들 간 중간고사 비대면 시험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정보 교환도 많이 했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다양한 유형으로 시험을 시행했고 학생들에게 부정행위에 대한 경고도 했음에도 부정행위가 이뤄졌다”고 말하며 비대면 시험의 문제점을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기말시험까지 비대면을 한다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공정성을 보장해 줄 수가 없다”며 시험에 있어서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또 “학생들 스스로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 비대면 시험 시 서로 약속한 내용들을 잘 지켰다면 교수들도 기말고사 비대면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대면시험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min503@hankyung.com


“기말고사 일주일 전인데 시험 공지는 아직도…” 대학가, 시험 방식 ‘갈팡질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