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역량검사 등 비대면 채용 준비…디지털 역량 갖춘 인재 선호 여전해


[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올 하반기 은행 입사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상반기 채용에 이어 하반기 채용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은행 모두 하반기 신입 직원 공채 계획은 세웠으나 일정 및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올 상반기 특정 분야를 수시채용으로 대체하거나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필기시험, 면접 등을 오프라인으로 치르기가 부담스러워지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필기·면접을 온라인으로 채용하는 은행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경 잡앤조이는 은행 다섯 곳의 인사팀장에게 ‘은행 입사 A~Z’를 들어봤다. 지면에 소개되지 않은 자세한 내용은 31일 ‘한국경제JOB’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되는 ‘은행 빅5 방구석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다.

하반기 채용 화두 ‘비대면’

은행 인사팀장들이 말하는 하반기 채용 A~Z, 31일 '한경 은행 잡콘서트'에서 입사 팁 전달

은행들의 올해 하반기 채용 화두는 비대면 채용이다. 은행 채용팀장들은 “채용 공정성과 지원자의 안전 모두를 고려해 채용 방식을 다방면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동숙 국민은행 HR부 팀장은 “상반기 채용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직군을 대상으로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시행했다”며 “하반기에도 온라인 필기시험을 예정하고 있으나, 모든 직군 시행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대면 채용의 하나로 인공지능(AI) 역량평가도 이뤄진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채용에서 화상면접과 AI 역량평가를 도입했다.


최지웅 신한은행 인사부 채용팀장은 “화상면접, 온라인 코딩테스트, AI 역량평가 등 언택트 채용은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하반기 공채부터 자기소개서를 평가 할 때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상반기 공채 필기시험과 면접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농협은행도 하반기는 비대면을 검토 중이다. 황진하 농협은행 인사기획팀장은 “기본 진행 방식은 오프라인으로 하되 적용 가능한 수준의 온·오프라인 방식을 모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성백준 하나은행 인사부 기획채용팀장은 “AI 채용, 온라인 필기시험 등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채용전형이 진행될 경우 당황해 본인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며 “은행별로 꼼꼼히 방식을 확인해 미리 체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은행 인사팀장들이 말하는 하반기 채용 A~Z, 31일 '한경 은행 잡콘서트'에서 입사 팁 전달

△해마다 오프라인으로 열린 ‘한경 은행 잡콘서트’가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직무 세분화, “은행 특징 정확히 이해해야”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핀셋 채용’은 올해도 이뤄진다. 지난해 은행들은 핀테크(금융기술)와 모바일 뱅킹에 최적화된 인재를 찾기 위해 까다로운 전형 방식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직무를 세분화해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디지털, IT, IB, 자금 등 4개 직무로 나눠 신입 행원 채용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도 직무를 나눠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현욱 우리은행 인사부 채용팀장은 “상반기 디지털, IT 부문에서는 코딩능력 등을 평가했고 IB, 자금 부문에서는 시장 이해도와 프라이싱 능력 등을 평가했다”며 “하반기에도 지원부문에 따라 필기시험 문제와 면접 주제 등 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글로벌, 디지털, 자금·신탁, 기업금융, IB로 구분 선발한다.

인사팀장들은 서류전형의 첫 단추인 자기소개서 작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동숙 국민은행 HR부 팀장은 “자소서에 본인만의 경쟁력 있는 스토리를 담는 게 중요 하다”며 “국민은행의 인재상과 올해 채용방향에 대해 충 분히 이해하고 자소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백준 하나은행 인사부 기획채용팀장은 “자소서는 정직해야 하며, 블라인드 원칙에 위반되는 출신 지역, 학교 등을 적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팀장들은 지원하는 은행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 한 뒤 지원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황진하 농협 은행 인사기획팀장은 “농협은행과 농협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자소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팀장은 “자소서는 본인이 지원하는 기업에 본인을 어필하고 소개하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 의 이야기가 아닌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필기와 면접은 은행마다 기존의 틀을 유지한다. 농협 은행은 필기전형으로 인·적성 평가, 직무능력, 상식 평가, 논술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다. 황 팀장은 “필기 전형은 은행의 인재상과 직무와의 적합도, 업무수행에 필요한 잠재능력 등을 평가하는 단계”라며 “단기간에 쉽게 향상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 학업 을 통해 잠재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팀장은 “우리은행 필기시험은 NCS직업 기초능력평가 외에 직무역량 검증을 위한 문제들로 구성된다”며 “지원 부문에 따라 직무역량 문제에 차별화를 둬 해당 부문의 지식수준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인재 선호 여전해

디지털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은 올해도 이어진다. 김 팀장은 “디지털 환경으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 디지털 역량의 보유는 전공을 불문하고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일반 유니버설 뱅커(UB) 직무도 지원자의 디지털 역량을 검증한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역량평가를 위해 지난해와 마찬 가지로 전 지원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SW) 역량 지수를 평가하는 시험인 ‘TOPCIT’ 평가를 진행한다. 문과생 출신이 디지털 역량을 쌓는 방법에 대해 성 팀장은 “문과 전공자의 상대적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문학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력,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디지털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키워 기획능력 을 갖추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신한은행의 인재상은 ‘창의융합형 인재’”라며 “창의융합형 인재는 관점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은행도 이제는 문과 출신이지만 이과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