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이 기자 / 장예림 인턴기자] 터치포굿은 선거 현수막, 폐 플라스틱 등 사회 주변에서 짧고 쉽게 버려지는 자원들을 업사이클링해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친환경 기업이다. ‘버려지는 자원과 버리는 마음을 터치한다’는 소셜미션 하에 ‘버려지는 자원에 대한 리싱크 솔루션 제공’, ‘업사이클링 상품 제작’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미현 터치포굿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산업쓰레기에 대한 처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업에서 버려지는 산업쓰레기도 물론이지만 우리가 새로 사는 모든 것들이 결국 쓰레기가 된다. 터치포굿에서는 우리가 배출한 폐기물을 책임지고 새로운 무엇인가로 탄생시키는 리싱크(Re-sync)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업사이클 기업 터치포굿을 소개했다.
박미현(36) 터치포굿 대표
설립일 2008.10.17
주요 사업 현수막 광고판 등 짧게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들을 업사이클링해 생활용품 제작 및 환경교육프로그램 진행
비전 도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업사이클링 사업 확대
성과 2012.03.18. 사회적기업 지정, 2018.02 평창올림픽 성화대 폐기물 업사이클 프로젝트 실시, 2018년 서울새활용플라자 교육기획 및 운영 사업·새활용 소재은행 콘텐츠 개발 연구 및 운영, 2019년 제주업사이클페스티벌 운영, 2020년 굿즈포굿 (코알라에이드) 런칭 등
사업 현황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터치포굿은 버리는 사람과 활용하는 사람을 일치시켜 보다 책임감 있고 가치있는 업사이클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 활동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기업이 직접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리싱크 솔루션’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리싱크 사업 중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리싱크로는 CJ와 함께한 ‘스팸뚜껑 새활용하기’ 프로젝트가 있다. 버려지는 스팸 캔의 플라스틱 뚜껑을 수거해 ‘코로나방지 언택트 버튼스틱’으로 재탄생시켰다. 코로나 등으로 다중시설 접촉시 감염을 막기 위한 스틱 장치다. 이 외에 현대백화점과 ‘플라스틱 모으기 운동’을 진행해 고객들로부터 수집한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 화분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도 기억에 남는다. 업사이클링한 화분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에 쓰이고 있으며, 판매도 진행 중이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잘 한 일이지만, 이미 만들어진 재화를 다시 회수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용가능한 산업 자원을 찾고, 지역에 환원하는 일도 진행했다고
“작년 한 해동안 대전 신흥지구 재개발 현장의 건축폐기물 및 모델하우스 자재 처리 사업을 진행했다. 건축 모델하우스 현장에 들어가는 인테리어 자재 및 가구 등을 터치포굿에서 업사이클링한 제품으로 공급하고, 모델하우스 기간이 끝난 뒤에는 지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을 실시했다. 건축폐기물 등으로 흔히 나오는 마룻바닥 자재를 활용해 테이블을 제작하고, 버려진 자개장농을 되살려 싱크대바를 제작했었다. 대전 시민들에게 공모를 받아 지역사회 소상공인, 일반인들에게 나눠드렸다.”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06년 대학교 4학년 시절, ‘G마켓 재능기부 공모전’을 통해 업사이클링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사회적 가치를 배우는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졸업 전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대학가 인근에 많이 있는 현수막을 이용해 가방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6개월짜리 프로젝트였는데, 공모전에서 1등을 수상하면서 지원금 1000만원을 받고 사업 초기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사업이 진행되면 될수록 단순히 프로젝트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처음에는 폐자원을 직접 다루는 일이었기에 힘들고 낯설었다. 하지만 버려진 자원을 되살려 새로운 무언가로 만들어 낸다는 것에 굉장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지금의 터치포굿에 까지 이를 수 있었다.”
도시형 환경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환경교육은 ‘생태교육’에 집중돼 있다. 환경을 보전하는데 '자연과 환경을 단순히 지켜야 된다'라는 슬로건 하에 말이다. 하지만 이는 도시 생활과 잘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도시의 자원으로 도시의 이야기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운영하게 됐다. 예를 들어 도시에서 진행되는 여러 행사나 이벤트 등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꾸리고 폐기물을 줄여나갈 수 있는지, 재난 시 도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폐자원 등을 활용해 어떻게 생명을 지키는지 등이 있다. 교육 대상은 전국의 청소년 및 가족단위를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터치포굿의 환경교육은 ‘환경교육진흥법 제 13조’에 따라 친환경성, 우수성, 안정성 등의 전문성을 인증받았다.”
△터치포굿 업사이클 연구원이 플라스틱 소재를 새활용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제공=터치포굿 업사이클 연구소)
터치포굿은 직접 폐기물을 수거도 한다고 들었다. 그 과정에서 고충이 있다면
“최근에는 기업들이 먼저 자신들의 산업 폐기물을 업사이클링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주류·유통·건설 회사 등 분야는 다양하다. 이 폐기물들은 우리(터치포굿)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탄생시킬 수 있는 자원이 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단순히 ‘산업쓰레기’이지 않냐. 그래서 처음 기업들의 이런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우리를 폐기물 처리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수거를 해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소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경쟁력이 되었다. 지금은 업사이클링 업계에서 물류 처리 분야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닥칠 미래의 환경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예측해 본다면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금도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굉장한 양이 배출되고 있는데, 처리는 도시가 아닌 지방 소도시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비단 음식물 쓰레기 처리뿐만 아니라 모든 폐기물 처리에 있어서도 현재 특정 지역에 집중화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처리 방법을 지역 단위로 분산하고, 다시 살릴 수 있는 자원들을 발견하는 업사이클의 제반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터치포굿 내에는 어떤 직무가 있는가
“직원은 15명 가량 있다. 대학 때 공모전에 참가한 4명 중 한 명과 지금껏 일을 이어가고 있다. 업사이클링 제품 디자이너가 3명, 환경 교육팀에 2명, 기업 리싱크 연구소에 2명, 기타 생산과 경영지원 및 홍보 등의 직무에서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꼭 해당 직무에 속하는 일만 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은 ‘업사이클링’이라는 슬로건 하에 모인 사람들이기에 누구나 업사이클링 제품과 사업에 대해 자유롭게 제안을 하고 있다. 리싱크 사업의 경우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직무간 팀 빌딩을 유동적으로 꾸려 운영하고 있다. 채용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업사이클에 뜻을 함께하고 싶은 인재가 있다면 공식 이메일로 지원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해 주시길 바란다. 적극 환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업사이클 제품 제작 등의 기회를 일반에게도 확대해 지역 거점 업사이클 센터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지역민들에게 집에서 쓰지 않는 플라스틱통, 재활용품들을 가지고 오게 해 새로운 용품으로 재탄생시켜주는 체험의 장 개설을 앞두고 있다. 실생활과 밀접한 업사이클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확대해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한다. 차츰차츰 폐자원 처리 과정 단계를 줄여나가 제로웨이스트를 이루는 그날까지 업사이클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jyrim@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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