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장예림 인턴기자] 주요 대학들이 내년도 학생자치를 이끌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생회장단 선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 자체를 치르지 못하고 곤욕을 겪고 있는 대학들이 있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2021학년도 제53회 총학생회 선거가 ‘후보 등록 기간 마감까지 등록한 후보자가 없어 무산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취재 결과, 숙대뿐만 아니라 서울대, 한양대, 외대 등도 같은 이유로 내년도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으며, 내년부터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학생자치가 실시될 예정이다.
△숙명여자대학교 제53대 총학생회 선거 무산 공고.(사진=숙명여대 총학생회)
숙명여대 측은 18일 페이스북 ‘숙명여자대학교 총학생회’ 공식 페이지를 통해 “후보 등록 기간 마감(2020년 11월 18일 18시)까지 등록한 후보자가 없으므로 숙명여자대학교 제53대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었음을 공고합니다”라고 발표했다. 이에 숙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선거 무산과 관련해) 별다른 추가 선거 계획은 없다”며 “내년부터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양대와 한국외대 측도 각각 13일, 9일 자체 페이스북 공식 채널을 통해 ‘2021학년도 총학생회 선거 무산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두 곳 모두 총학 선거가 고꾸라진 이유는 후보자 등록 기간 내에 입후보한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양대는 올해에 이어 두 해 연속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10월 28일 게시된 서울대학교 제62대 총학생회 선거 무산 공고.(사진=서울대 총학생회)
서울대도 입후보자가 없어 총학 선거가 무산됐다. 하지만 앞서 3개 교와는 달리 내년 1학기에 선거 입후보자를 다시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제62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무산 공고를 내고 “예비후보 등록 기간을 진행하였음에도 등록자가 없어 총학생회 선거를 진행하지 않는다”며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제107조에 의거해 2021년 1학기에 재선거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서울 주요 대학 4곳의 내년도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됨에 따라 각 대학 재학생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소극적인 학생자치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한양대 페이스북 선거 무산 게시글에 댓글을 남긴 한 누리꾼은 “제아무리 입후보해서 뺑이 쳐가며 선거운동을 해도 뽑아주는 건 별개로 하고 투표 자체를 안 해서 함을 못 까는데 무슨 입후보냐”고 지적했다.
숙명여대 재학생 김가영(25·가명) 씨는 “단과대 학생회 후보도 안 나오고, 총학생회 후보도 나오지 않아 올해 학생 자치 투표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다”며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학내 구성원들이 학교 운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탓이 아닐까 싶다. 학교 내 참여가 활발한 분위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교의 총학생회 비대위 체제는 각 대학 총학생회 정·부학생회장이 모두 궐위되거나 해임결의 된 경우 단과대학 학생회 정학생회장 중에서 번갈아가며 겸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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