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주)서울 젤코바라에 입사한 김화해 씨(20)는 오는 2월 예림디자인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제 막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김 씨는 매달 지급되는 급여를 받고 사회인이 됐다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씨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진짜 큰 세상에 나가보니 8시간을 일한다는 게 어렵고 힘들게 느껴졌지만 회사에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적응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선배들에게 ‘영상과 영상 자막, 게시물 작성을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을 때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일학습병행제도를 활용해 경력을 쌓으며 대학 진학도 고려하고 있다”며 “향후 영상분야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돼 좋은 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2020년 11월 16일 서울 젤코바 현장실습생 입사
2021년 2월 예림디자인고등학교 웹(콘텐츠)디자인과 졸업예정
간단히 회사 소개 부탁합니다.
(주)서울 젤코바라는 화장품 회사로 1972년도에 설립해 ▲화장품 브랜드 ▲영상 프로덕션 ▲리조트 사업 등 3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에서 영상 편집과 SNS 관리, 로고 디자인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성화고 진학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만화 그리는 게 좋아서 디자인 특성화고에 입학했습니다. 디자인고에 가면 취미를 기술로 승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아버지께서 많이 반대 하셨습니다.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사 혹은 공무원이 되길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반대를 극복하고 진학했기 때문에 그저 놀려고 간 것처럼 보일까봐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 결과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 3학년 때까지 교과목 점수 평균 80~90점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공모전에 참여해 상도 받아 아버지께 드리면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제가 특성화고에 다니는 것이 헛된 일이 되지 않도록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자신의 진로는 어떻게 결정하게 됐나요.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 상담과 담임선생님, 부모님, 선배 그리고 주변 친구들과 함께 많이 얘기하며 저에게 맞는 적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변 어른들의 조언과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 진로 선택을 하기에 수월했습니다.
어릴 때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잔소리 같이 들리고 이해도 안 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막상 사회를 경험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모두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습니다.
취업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고등학교 3년 동안 활동한 내용들을 자기소개서와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소서는 담임선생님과 취업지도부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모의면접을 통해 준비를 철저히 했습니다. 1분 자기소개와 면접에 나올 예상 질문들을 친구들과 그리고 선생님과 주고 받았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필기를 통해 기억하려고 했고 무엇보다도 면접 때 제 부정적인 생각이나 습관적인 안 좋은 행동이 드러나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혼자 준비할 때는 면접이나 자소서에 관련한 유튜브 영상을 찾아 자주 시청했습니다.
자신만의 자기소개서 작성법이 있나요.
제가 했던 활동들을 최대한 드러나도록 글로 표현했습니다. 성격의 장·단점의 경우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심리유형검사)를 통해 나타난 성향을 참고해 제게 맞는 부분을 찾아서 썼습니다.
마지막에는 남들에게 보여주고 수정하는 게 좋았습니다. 다양한 피드백을 참고해서 쓰는 게 도움이 됐습니다.
요즘에는 유튜브를 통해 영상으로 설명을 잘 해주기 때문에 참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면접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혹은 기억나는 질문이 있나요.
입사한 회사에서는 성격과 인성을 보는 질문들을 했는데요. 두 가지 기억에 남는 질문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와 ‘직접 면접관들에게 질문 해보라’입니다. 이 밖에도 자소서에 나온 개인적인 질문을 받았습니다.
고교 3년 동안 어떤 자격증을 취득했나요.
GTQ일러스트레이터 2급,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ACA포토샵을 땄습니다. 지금은 ACA프리미어프로 자격증 취득이 목표입니다.
동아리 활동은 어떤 것을 했으며 취업에 도움이 됐나요.
교내 방송부 활동을 3년 동안 하면서 교내 행사에 필요한 내용을 지원했고 2학년부터는 외부 봉사동아리에 들어가 단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영상을 제작하는 일이 많아져 취업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3학년 때는 디자인고의 특성을 살려 지역 소상공인들을 찾아가 메뉴판, 명함 등을 제작해 드렸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영상 분야로 취업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나에게 특성화고란?
마지막으로 저를 믿어준 공간인 것 같습니다. 포기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제게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알려주고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 갈 수 있도록 저를 응원해준 곳입니다. 그리고 3년 동안 저를 일으켜 세워준 소중한 공간입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꿈도 미래도 없다고 실망하거나 지금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천천히 목표를 세워도 늦지 않았습니다. 교복을 입을 수 있는 학생 시절에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고 즐기세요. 주변에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뭐라고 해도 상처 받지 말고 필요하지 않은 조언들은 흘려보내세요. 모든 부모님들이 뒤에서 조용히 응원해주고 믿어주고 있습니다.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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