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당시 전두환 대통령에게 쓴 서한.(사진 제공=연세대)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86년 2월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민주화 이행에 대한 전두환 정권의 신뢰성 부족을 지적하고 정권 태도 전환을 촉구했다는 기록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19일 공개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발표한 사료에 따르면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1986년 2월 20일 존 케리, 에드워드 케니디 등 동료 상원의원 7명과 함께 한국의 신민당과 민추협에 대한 전두환 정권의 탄압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이들은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1988년 대통령 선거 직선제 개헌 서명운동을 탄압하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김대중 등의 한국 민주화 지도자를 탄압하는 것을 볼 때 민주화 이행에 대한 전두환 정권의 약속을 신뢰하기 힘들다. 현재 정책을 바꿀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당시 신민당과 민추협은 2.12 총선 1주년이 되는 1986년 2월 12일부터 직선제개헌서명 1000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에 전두환 정권은 신민당사와 민추협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개헌 서명운동을 탄압했다.
또한 바이든을 비롯한 미국 상원의원 31명은 1987년 11월 20일 슐츠 미국 국무장관에게 한국의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전면 석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편지에는 양심수 문제는 한국의 인권탄압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안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정치범으로 수감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도서관 관계자는 “바이든은 김대중의 2차 미국 망명시기부터 친분을 쌓았으며 1984년부터는 한국 민주화를 포함한 한미관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특히 바이든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정치인들이 한국 민주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해를 하게 된 것은 김대중이 망명시기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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