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윤호상 인사PR연구소장] 최근 취업 교육 현장에 온 강사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다. “면접관을 직접 경험한 적이 없지만, 오래전 자신의 면접 경험과 함께 이것저것 찾아보고 주변에 물어 보면서 준비했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였다.



[윤호상의 취업즉설] 취업, 새로운 콘텐츠도, 새로운 프로그램도 없다



갑자기 요즘 자주 듣게 되는 취준생들의 불평이 이해가 됐다. “취업 교육, 굳이 갈 필요 모르겠다. 다들 비슷한 이야기만 반복하는데, 차라리 카페나 인터넷에서 보는 게 낫다”는 것이 불평의 골자다.


수많은 취업 강의와 취업 프로그램 대부분이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어 한숨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강사가 바뀌더라도 교육 프로그램의 내용은 거의 유사한 것도 자주 목격한다. 교육생 만족도 중심의 교육 결과 분석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률같은 최종결과 중심의 평가가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교육생의 만족도 중심으로만 프로그램을 평가하다 보니 새로운 취업 콘텐츠와 프로그램의 개발이 미미하다. 그러니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다 보면 오히려 평가가 부정적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그대로 활용해 무난하게 넘어가려는 경향이 반복된다.


취업 강사들의 전문성 부재도 새로운 변화를 억제하고 있다. 취업시장의 불편한 진실 중 하나가 실제 서류 및 면접 현장을 직접 경험한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들 책이나 글로 배우는 경우가 많고 취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부족하다. 이렇게 전문성이 다소 부족하니 새로운 콘텐츠나 프로그램 개발이 힘든 부분이 있으며, 새로운 방식의 도전이 오히려 외면 받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취업 담당 직원에 대한 불안전한 입지도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순환 보직을 시행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전담 인원이 계약직으로 운영되다 보니 새로운 콘텐츠나 프로그램 시도가 힘든 경우가 많다. 특히 새로운 콘텐츠나 프로그램 시도가 기존 프로그램 유지보다 위험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취업 정보의 특성상 정보의 불균형과 다양성이 상존하고 있다. 또한 교육 대상자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콘텐츠나 프로그램 도입보다는 기존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편하게 재활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실제 취업 프로그램 현장에서 트렌드가 지나간 강의안이나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자주 목격되는 이유다.


취업 현장에서 NCS, 4차 산업혁명, 블라인드 채용 등의 다양한 변화가 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 따라 취업 교육도 변화해야 하는데, 정작 제목만 바꾸고 내부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해 왔다. 이러니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지만, 취업 담당자는 항상 사람들 모으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려면 교육 대상자인 취준생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까지 세밀하게 이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취업 현장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멈추지 않는 자기계발을 반복해야 하며,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도전이지만 오히려 과감히 시도해야 한다.


윤호상 (insateam@hotmail.com)

대우통신 인사팀 출신의 취업 및 인사 전문가로 현재 인사PR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경제TV ‘취업의 전설’ 고정 패널 및 한림대 겸임교수, 대구가톨릭대학 산학협력교수를 거쳤다. 무엇보다 차별적인 취업, 진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통하는데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