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꿈꾸는 직업군, 대체 가능성은?…예비사회인 3인 인터뷰

-의사·간호사·컴퓨터보안전문가 일자리↑, 건축목공·바텐더·사진가·의복제조원 일자리↓

-한국고용정보원 '2019 한국직업전망' 결과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호준 대학생 기자] 디스토피아 영화에서 흔히 다뤄지는 소재가 있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인간은 그들의 지배를 받으며 세계가 결국 로봇들의 감시와 지배체제 아래 운영되는 것. 이러한 소재는 단순한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어 유희의 대상으로만 여겨졌으나, 이제는 단순히 상상에 그칠 사안만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알파고의 충격적인 인간 사회 데뷔를 맛봤으며, 그 전후로도 사회 전반에 걸쳐 AI 시스템을 비롯해 4차 혁명을 이끄는 사회 문화적 시스템 구조가 우리 생활 곳곳에 편리함이라는 무기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스며든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 AI, 인간과 직업②] 급변하는 시대, 당신의 직업은 변화로부터 안녕하십니까



직업 분야에서도 이를 간과하긴 힘들다. 영원한 직업,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안일한 개념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어제까지도 몸담아왔던 일들이 이젠 그러한 시스템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여러 사회 문화적 환경이 급변하고, 그에 따른 정책들의 변화도 계속되며 여러 직업이 사라지고 생겨나길 반복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나라 대표직업 196개에 대한 향후 10년간(18년~27년)의 일자리 전망과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수록한 ‘2019 한국 직업 전망’을 발간했다. 발간에 참여한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위 발간물을 통해 “일자리 증감에 관한 사안은 기술혁신뿐만 아니라, 인구구조 및 사회 문화적 환경 그리고 정부 정책 및 제도의 상호작용을 반영한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 펼쳐질 급변하는 미래 일자리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기술에 대한 적응 능력을 기르고 꾸준히 학습하고, 사회 문화 및 정책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이 선호하는 전문 분야를 개척하는 정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을 밝혔다. 사회문화적 흐름에 맞춰 예민하게 동향을 파악해 그에 맞춰 움직여야 함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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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정보원 ‘2019 한국 직업 전망’ 표지. (사진 제공=한국고용정보원)



분명히 이 과정에서 발전에 박차를 가해 살아남는 직업군이 있지만, 변화에 발맞추지 못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직업군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결국, 사회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사회인들이 중책이 되어 앞으로 닥칠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나가야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예비 사회인들은 본인들이 꿈꾸는 직업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박재홍(가명) : 비주얼 아트 디자이너가 꿈인 26세 대학원생이다.

김유진(가명) : 통·번역가가 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25세 학생이다.

서기훈(가명) : 현재 졸업을 앞둔 막 학기 대학생, PD를 꿈꾸고 있다.



[빅데이터 AI, 인간과 직업②] 급변하는 시대, 당신의 직업은 변화로부터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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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 직업 전망’ 일자리 전망 결과표. (사진 제공=한국고용정보원)



Q.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9 한국 직업 전망’의 일자리 전망 결과표에 본인들이 희망하는 직업들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박재홍(가명) :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유지’에 있는 것이 조금 의아하다. 일명 4차 산업 혁명이라고 불리는 첨단 기술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기술적인 의미의 디자인은 레드오션을 넘어 사장될 위치에 처해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레이아웃이나 구조, 적절한 색 배치 등 기술적인 파트의 디자인은 자잘한 실수와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디자이너보다 정확한 데이터와 기술로 중무장한 기계들이 더 우세할 테니 말이다. 이 점을 본다면 시각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위험한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유진(가명) : 통·번역가도 위험한 위치에 있는 직업이지 않을까. 이미 번역 앱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시장에 나타나고, 동시통역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기들 또한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통번역가를 꿈꾸고 있지만, 이 점을 생각한다고 사실 두렵고 막막하다는 생각도 한다.


서기훈(가명) : 앞의 두 분과는 달리 연출자는 ‘다소 증가’에 있다. 아무래도 무언가를 창조하고 편집하는 부분에 있어 기술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인간이 가진 감각이 큰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다소 증가한다고 예측되는 것 같다. 실제로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과정에 있어 장소를 세팅하고, 촬영에 참여하는 인원과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앞서 말한 감각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Q. 그렇다면 변화하는 미래에 대체되고 사장되지 않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박재홍(가명) : 디자인이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전문직종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부터가 노력의 시작점이 될 것 같다. 요즘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더라. 생각을 구조화하고 시각화해서 보여 주기(showing)와 말하기(telling)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알고 있는데, 보여주기의 방식은 첨단 기술에 밀릴 위험성이 크다. 그러므로 미래 디자인 종사자들은 본인의 역량을 프로세스 화해서 어떻게 텔링하는 방법을 강화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좋은 디자인을 내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이론적이고 지식적인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의 유행과 힙(hip)함을 추구하는 것보다 본인의 역량과 디자인적 사고의 학장을 위해 이론적인 부분을 더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김유진(가명) : 통·번역가는 단순히 단어 치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통역하거나 번역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의 역사, 사회, 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뜻이다. 사회와 문화를 구성하고 발전시키는 주체는 인간이지 않나. 이런 부분을 통해 통·번역 과정에 있어 놓칠 수 있는 언어 외부의 생활양식과 역사 등의 문화적 양상들을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이를 직업에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과 일련의 과정이 반영된다면 앞으로 통·번역가를 양성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타개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를 위해선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에서도 연구를 위한 충분한 도움이 필요하다.


서기훈(가명) : 지금 당장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안주하는 순간 다시 위험은 닥쳐오리라 생각한다. 아직 그 직종에 실제로 종사하고 있지 않기에 구체적인 노력을 제시하긴 힘들지만, 콘텐츠 개발에 있어 첨단 기술들로 커버되지 않는 독자적인 영역에 대한 현직자들의 다양한 논의가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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