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남민영 기자/진민현 대학생 기자]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정의감에 넘치는 신입기자들이 각종 우여곡절 끝에 특종을 따내는 장면들이 쉽게 등장한다. ‘특종을 따기 위해 저렇게까지 한다고?’라는 의문은 대학생 기자 생활을 하면서 “저렇게 해선 어림도 없지”로 바뀌었다. 드라마와 현실은 확실히 달랐다. 쓰면 쓸수록 ‘좋은 기자는 뭐지?’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직접 기자를 만나서 묻는다면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남에게 "이건 뭔가요?"라고 묻는 일이 일상인 기자에게 반대로 되물었다. “좋은 기자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 박호걸 국제신문 기획 탐사팀 기자.
기자도 각자의 역할에 따라 조금씩 직무에 차이가 있는 걸로 안다.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2013년 12월 국제신문에 입사한 박호걸 기자다. 경제부, 편집부, 사회부를 거쳐 현재 기획 탐사팀에 속해 있다. 장기 기획물을 발굴해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 지면과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일을 한다.”
많은 직업들 중에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
“청소년 시절 PD가 되고 싶어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다 대학 때 잠시 학생 운동을 하면서 분신한 노동자,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여중생 등 많은 사회 부조리를 직접 두 눈으로 봤다. 내가 생각했던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아니었다. 기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좋은 사회가 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자가 됐다.”
직업상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이고, 또 그런 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궁금하다.
“가장 힘든 건 아무래도 기사 아이템에 대한 스트레스다. 신문이나 방송 모두 제한된 매체 특성이 있다. 신문은 지면이 방송은 시간이 한계다. 수많은 기자가 주요 면에 더 크게 기사를 내기 위해 경쟁한다. 경쟁지 기자와 비교, 낙종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감당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다. 낙천적인 마음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거다. 선후배와 소주 한 잔하며 속마음을 나누는 것도 좋다.”
반대로 기자를 하면서 기쁘고 보람되었던 일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내 기사를 통해 사회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면 보람을 느낀다. 지난해 부산 기장과 경남 김해를 연결하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연속 기사를 들 수 있다. 2조30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된 공사였다. 개통 날, 대부분 언론은 한국도로공사에서 제공한 보도자료를 토대로 도로 개통을 통해 얻게 될 이익을 보도했다. 나는 그 도로를 직접 달려본 후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후속 취재를 통해 국회의원 압력 탓에, 비용 절감을 위해 설계가 변경됐다는 점을 밝혀냈다. 제보가 쏟아졌고, 다른 언론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부산시와 정치권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고, 도로공사는 완벽하지 않지만 안전을 위한 여러 조치를 진행하게 됐다. 이 기사를 통해 한국기자협회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그러나 상보다 중요한 건 작은 노력으로 여러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 “기자의 올바른 자세는 좋은 기사로 사회에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실제 기자생활과 드라마나 영화 속 기자생활이 큰 차이가 있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이 영화는 워싱턴포스트가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미 정부의 비밀문서를 폭로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 언론과 공통점이 많다. 예를 들어 뉴욕타임즈와의 경쟁 관계, 신문사도 기업이기에 경영적 관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 편집국 분위기 등은 실제와 비슷했다. 데스크가 직접 취재를 하는 등의 부분은 현실과 다르다고 느꼈는데, 이 점은 리얼리티를 못 살렸다기 보다 미국 언론과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언론고시'라 불릴 만큼 어려운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시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실력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본적인 글쓰기와 상식은 있어야겠지만 입사한 사람들을 보면 막상 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하고자 하는 의지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합격만을 위한 공부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입사 후 자신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기자가 될 것인지를 치열하게 그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글도 잘 써야하지만 사람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직업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또 사람들과의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궁금하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써야 한다. 읽는 사람이 쉽고 이해가 빠르다고 하면 그것이 좋은 글이다. 좋은 기사를 매일 필사하는 연습은 큰 도움이 된다. 또 한 번 글을 쓰고 그칠 것이 아니라 다시 읽어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고쳐 쓰는 것도 글쓰기 능력을 올리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기자는 말하는 직업이 아니라 듣는 직업이다. 말하기보다 많이 들어야 한다. 또 자주 찾아가 밥, 차, 술을 함께하며 좋은 취재원을 많이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예의를 지키는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자를 꿈꾸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주제 넘게 한 가지 말씀 드리고자 하는 것은 ‘나는 무엇을 위해 기자가 될 것인지’를 충분히 고민하고 도전하라는 것이다. 최근 언론 환경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유사 언론이 넘쳐 나고, 적은 기자로 많은 기사를 소화 하다보니 보도자료나 확인되지 않은 기사가 나오는 것도 맞다. ‘기레기’라며 기자를 혐오하고, 적폐 세력으로 보는 분도 많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였음에도,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된다면 도전하라. 돈보다, 외부의 시선보다 ‘좋은 기사로 사회에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이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다. 만약 다른 것이 더 크다면 원하는 언론사에 최종 합격하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하거나 행복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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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박호걸 국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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