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소서 분석] 정기공채 없앤 현대차그룹, 자소서 ‘직무능력’ 묻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본사 인사부문이 관리하는 ‘정기 공개채용’에서 각 현업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중심의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올해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연 2회 ‘정기 공채’에서 직무중심 ‘상시 공채’로 바꾼다. 상시 공채로 현대차그룹 각 부문이 특정 직무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을 진행한다. 현업부문이 직접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지원자가 입사 후 일하게 될 직무 세부정보와 필요한 역량이 상세히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각 부문이 필요로 하는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가 선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무 중심 채용은 자기소개서부터 반영된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자소서에서 직무 능력을 우선으로 물었다. 취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현대차그룹 자소서 작성 팁을 알아봤다.


[현대자동차]

본인이 회사를 선택할 때의 기준은 무엇이며, 왜 현대자동차가 그 기준에 적합한지를 기술해 주십시오.


일반적으로 회사 지원동기라고 해석되기 쉬운데, 자세히 보면 본인의 회사 선택 이유다. 현대차가 지원자에게 매력이 있었던 기준을 정확히 쓰라는 것이 이 질문의 요지다. ‘본인이 평생의 삶을 통해서 이룩하려고 하는 제1의 가치’를 현대차에서 발견했기 때문에, 현대차에 지원한다는 연결이 가장 바람직하다. 평생의 삶을 통해 지향하는 바를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직업에 대한 열정과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추구하는 가치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의 일치율이 높다면 이런 진술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현대차의 가치에 자신의 가치를 맞추려고 하는 경향도 있는데, 사실 많은 지원자가 그런 식으로 쓰기 때문에 큰 차별 포인트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먼저 두되, 현대차의 가치와 맞으면 좋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좋은 가치들이 서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니까, 유사한 점을 찾아 그런 식의 가치를 담보해 줄 수 있는 곳이 현대차여서 지원하게 되었다는 식의 진술을 하면 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해당 직무에 지원하게 된 이유와 선택 직무에 본인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이유 및 근거를 제시해 주십시오.


명확한 줄거리와 방향성이 필요하다. 자신이 해당 직무 분야에 지원하게 된 이유가 전공과 맞는다면 해당 직무에 지원하게 된 계기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 오면 된다. 사실은 어떤 일을 이룩하고 싶어서 이러한 직무가 하고 싶었고, 그러한 직무를 하기 위하여 대학교 전공도 그렇게 선택했다는 식이 자연스러운 진술이 된다. 만약 자신의 대학 전공과 관계가 없다고 하면, 대학 전공이 아닌데도 이 직무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를 일단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직무에서 자신의 적합도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보통은 자신의 전공과 배운 과목, 그리고 받았던 직무적인 교육 등을 내세우는데, 사실 이런 지식적인 적합도만 내세워서는 분량을 채우기 어렵다. 그래서 자신의 성정과 맞는 부분도 필요하다. 그 경우 먼저 직무에 필요한 태도나 자세 등에 대해서 먼저 정리하고, 그러한 태도나 자세를 보여줄 수 있는 자신의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물론 앞서 설정했던 삶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자신의 가치와도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건설]

현대건설과 해당 직무에 지원한 이유 및 본인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대건설에 지원한 동기는 개인의 비전에 있을 것이다. ‘개인의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도와줄 만한 것이 바로 현대건설이기 때문’인데, 현대건설의 웅지와 눈높이를 생각하면 사실 이 개인의 비전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셈이다. 바로 해외에서 건설로 최고가 되는 것이다. 개인들의 비전이니까 그중에 한 분야를 파야 한다. 어쨌든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현대건설의 프라이드에 맞춰서 비전과 그에 따른 지원 동기를 서술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아프리카에서 최고로 높은 빌딩을 만드는 책임자가 되고 싶다. 아프리카에서 건설 경험도 있고, 사회공헌활동도 하는 현대건설이 가진 인프라가 그 꿈에 더욱 가깝게 가게 해 줄 것 같아서 현대건설에 지원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말이다. 직접적인 직무를 해본 적이 있다면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쓰면 좋다. 간접적인 팀프로젝트 같은 것이라고 최대한 직무와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표현을 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현대모비스]

본인의 지원직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해당 분야에 본인이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사례 및 경험을 바탕으로 기재해 주십시오.


회사 지원동기보다는 직무 지원동기를 강조해야 한다. 직무에 관한 관심을 두게 된 강렬한 사건이나 계기가 있으면 그것을 쓰면 되겠지만, 사실 대학생 대부분에게는 특별한 지원동기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지원자들은 너무 극적인 계기를 만들어 내려고 애쓰지 말고, 본인의 전공이나 공부한 것들을 바탕으로 흥미와 호기심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서술하면 된다.

경험과 노력을 ‘근거’로 대기 위해서는 전공적인 지식 자체가 아니라, 지식을 쌓기 위한 과정 같은 것들이 이유로 등장해야 한다. 개인의 노력을 보겠다는 문항이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지원 직무에서 필요한 특징이나 태도 같은 것들이 무엇인가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지원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엇인데 그런 부분을 자신이 갖추었다고 어필을 해야 한다. 지원분야와 관계없이 무조건 노력만 강조할 수도 있지만, 너무 제네럴한 특징은 인상에 안 남는 것이 보통이다.


[현대제철]

현대자동차그룹 핵심가치(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존중, 글로벌 지향) 중 본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실천사례를 제시하시오.


고객 최우선, 도전적 실행, 소통과 협력, 인재존중, 글로벌 지향 중 자신이 생각하는 장점을 하나 고르라는 이야기다. 고객 최우선이나 인재존중처럼 회사적인 가치를 고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은 실천력, 소통능력, 글로벌에 대한 이해 등의 가치를 들고나올 것이다. 그에 대한 자신의 에피소드를 잘 정리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경향에 대해서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가려면 고객 최우선을 단순히 CS의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사용자 중심의 처지 바꿔보기라든가, 인재존중을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안다는 식으로 재해석하는 것도 좋다. 다른 키워드들도 뻔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나름의 해석이 들어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조금은 차별화될 수 있겠다.


jinho2323@hankyung.com

[도움말=이시한 이시한닷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