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류지영 동산정보산업고 교사
학습중심의 현장실습 제도를 통해 여러 우려의 목소리들을 들으면서 확실하게 보여지는 건 최근 특성화고등학교의 취업률이 급감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고질적인 특성화고의 인식 부족과 더불어 저출산까지 겹쳐 정원 미달 사태도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사계열 교사의 한 사람으로 특성화고 유아교육과 학생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특성화등학교들은 대부분 상업계열과 공업계열이 많은데 비해 가사계열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보육계열학과인 유아교육 및 보육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특성화고는 서울 포함 전국에서 6개교 뿐입니다. 특성화고마다 각각 취업 관련된 문제가 아주 많긴 하지만, 가사·실업계열은 운영 중인 학과의 특성상 동일계열로 취업하는 취업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특성화고 보육학과 관련 학생들은 재학 중에 보육교사 3급 발급기준에 상응하는 교과목들을 배우는 동시에 방과후에는 늦게까지 전공실무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종이조형 또는 구연동화지도사 등과 같은 민간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3년 동안을 열심이지만, 관련 법규로 인해 보육관련 과목을 이수하고도 자격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보육인력전문성확보를 이유로 고등학교졸업자에게 보육교사 3급 자격증 부여가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좁은 취업문, 보육교사자격증이 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육학과 관련 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을 못하고 있지는 않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에 그 또한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졸업 후 유치원에서 부담임(보조교사) 교사 또는 키즈까페와 같은 보육관련기관으로 취업을 하고 있지만, 어린이집의 경우는 보건복지부에서 관할하기에 취업을 하고 싶어도 보육교사자격증이 필수이기에 어린이집이라는 곳의 취업의 문은 닫혀있으며, 교육부에 소속된 유치원에 취업을 하게 되어도 보조교사에서만 그칠 뿐, 정교사로는 근무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유치원정교사를 하기 위해서는 유치원교사자격증이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한계에 부딪혀 학생들은 선취업후진학이라는 제도를 통해 대학에 진학을 하려고 하지만, 유아교육이나 보육관련 학과의 경우는 선취업후진학을 통한 모집정원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상업계열인 사무관리 등의 과목을 추가로 배워 전산 과련 자격증을 취득해 기업의 사무직으로 취업하거나 재학중의 상당수의 학생들은 처음부터 유아교육과 관련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내신준비를 하며, 졸업 후 진학의 길을 택해 보육이나 유치원교사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학교마다 특성화고졸업자전형이 있어 특성화고는 수능없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특성화고졸업자전형도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합니다.
현장실습처와 취업처 발굴 어려움
특성화고 유아교육과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살펴보자면 학생들은 어린이집 또는 키즈까페와 같은 동일계열로 현장실습을 받고는 있으나, 유치원의 사정상 대학생도 아닌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의 실습생을 받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어린이집을 어렵게 찾은 곳들은 무보수로 받겠다는 곳이 대부분이며, 현장실습처를 위한 유아교육·보육관련 기관들을 발굴하기 위해 교사들은 방과후 인근지역을 돌며 좋은 환경의 실습처를 모색하는 게 시간상, 육체적으로나 쉽지가 않았습니다. 현장실습을 통해 현장에서 전공실무능력도 함양하며, 결과로 취업까지 연계될 수야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지만, 앞에 언급했듯이 어린이집에서 현장실습을 해도 그것은 실습일 뿐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어 학생들은 취업과 연계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며, 교사입장에서는 현장실습처와 취업처를 따로 발굴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현장실습 참여율을 높이면 특성화고의 취업률 또한 높아지니 특성화고를 살릴 수 있는 길이며, 현장실습 참여율을 높이려면 현장실습제도가 제대로 구축돼야 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현장실습처와 학교들이 연결될 수 있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가사계열 학과는 많지 않기에 이 학생들이 다양한 실습처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양질의 교육 및 보육시설에서 협조받을 수 있는 환경이 돼 교사와 학생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특성화고의 유아교육·보육과 학생들의 현실을 보시고, 우리 학생들이 특성화고를 졸업하여 불가피한 진학의 선택이 아닌, 고졸 후 취업기회가 확대돼 학생들이 오고 싶은 특성화고의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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