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작소프로젝트 대표이자 가수인 이찬영 씨.
[캠퍼스 잡앤조이=김정민 인턴기자]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경제적인 여건이나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뤄내기는 싶지 않다. 이러한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로 음악교육을 해주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바로 음악을 사랑하는 세 청년이 모여 작년에 창업한 '몽작소프로젝트'다. 이들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음악으로 승화해 사람들의 인식에 변화시키는 활동과 더불어 음악관련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몽작소프로젝트 대표이자 가수로 활동 중이 이찬영(28) 대표를 만나봤다.
'몽작소프로젝트'라는 뜻이 궁금하다.
몽작소프로젝트는 꿈‘몽(夢)’이라는 글자를 넣어 꿈을 제작하는 공방이라는 뜻을 담은 기관명이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
음악 관련 교육 행사 및 공연 기획, 앨범 제작 등을 하고있다. 올해는 특히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음악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 몽작소프로젝트는 작년부터 3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친구들이 바빠지면서 참여를 많이 못하게 됐다. 내가 전반적인 기획과 화계처리를 담당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대표를 맡게 됐고, 한 명은 현재 음악 감독을, 또 다른 한명은 나와같이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을 케어하는 업무를 맡고있다.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감사하게도 요즘 연말이라 공연이 많이 생겨 바쁘게 보내고 있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올해 음악교육을 시작한 지 5년째다. 대학시절, 우연히 학교에서 '드림트리빌리지'라는 사회적기업을 운영 중인 대표님의 강연을 듣게 됐는데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 봉사자가 필요하다는 말에 호기심을 갖고 지원하게 되면서 그때부터 이 일에 참여하게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강사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으로 참가했지만 올해는 특별히 몽작소프로젝트가 자체적으로 음악교육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그 이유는 사회공헌사업이 남양주 쪽으로 지원이 치중되면서 서울권 아이들이 지원받지 못하는 소외받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음악을 하는 청년 세 명이 모여 작년부터 음악교육 사업을 기획해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지원을 하게 됐고, 올해 4월부터 서울권 아이들을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다.
음악교육 사업에 대한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몽작소프로젝트는 전문 음악인을 육성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체계적인 음악적 커리큘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초부터 시작해 심화, 합주 순으로 단순히 아이들이 밴드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끔 공연할 기회를 제공해준다. 7월에는 2박 3일로 캠프를 갔다 왔는데 이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하나의 탈출구가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우리의 몫은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서 하나의 취미생활이 생기고, 그 다음에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과정들을 생각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키워 주는 정도다.
모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사회적기업인 드림트리빌리지에서 구청에 요청을 하면 학교나 지역아동센터 등으로 공문이나간다. 지원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면접도 진행되는데 실력 보다는 열정을 보고 선발한다. 그래서 처음에 악기연주를 아예 다루지 못했던 친구들도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배우다보니 끝날 때 쯤이면 어느 정도의 실력은 갖추게 된다.
올해 몇 명의 친구들이 참여했나.
몽작소프로젝트 이름으로는 올해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20명 정도 참여했다.
△몽작소프로젝트 음악 강사와 교육에 참여한 아이들이 함께 공연하는 모습.
가장 뿌듯한 순간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아이들이 교육을 받은 후 만족감을 표현할 때 가장 기분 좋다. 실제로 이번에 참여한 친구들 중 대부분이 내년에도 하고 싶다는 재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이번 참가자들 중 유독 암울한 친구가 있었다. 가정폭력으로 인해 항상 위축이 되어 있었던 친구였는데 작은 모션 하나에도 화들짝 놀라던 아이였다. 하지만 교육을 진행하면 서서히 그 친구에게서 밝아짐이 느껴졌다. 웃으면서 대화를 하고, 어떤 프로그램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 다시한번 이 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가치를 느끼게 됐다.
사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는지.
경영 쪽 업무에서 여전히 힘든 부분이 많다. 영업도 잘해야하고, 사업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구상해야하는데 일단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고 있다.
또 금전적인 부분은 배제할 수 없는 문제다. 음악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데 천만 원이 넘게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지원 사업이 지속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도 낮아지고, 그 다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자체가 수입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인데 그 일을 하기 위해는 일단 기업의 금전적인 여건이 해결이 되야 유지가 가능하다.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가 사회서비스 팀을 만들어 취약계층 음악 교육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을 해줬다. 원래는 드림트리빌리지로 들어온 지원이지만 저희가 대행을 하게 되면서 그들과 협업을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이 사업의 지속가능한 모델을 계속해서 고안해내고 있다.
올해 음악교육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기존과 다르게 청년답게 기발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예시로 다른 버스킹하는 사람들한테 돈을 주는 연습을 한 적이 있다. 돈을 주는 행위는 그들의 노래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나오는 행동인데 이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싶었다. 이 외에도 생각의 변화를 주는 여러 활동들을 구성했는데 아이들이 많이 좋아해줬다.
다른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 있나.
아직은 기획 단계지만 내년에 암 환자들을 위한 협업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암환자들이 완치 후 사회에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 또 언제 아플지 모르는 불안감과 사회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을 위해 저희가 음악 레슨을 해줌으로써 성취감과 자신감을 되찾았으면 한다. 원한다면 공연도 만들어 주고, 이들의 소리를 담은 앨범까지도 연결해줄 계획이다.
△무대에서 자신이 작곡한 '양보하세요'를 열창하고 있는 이찬영 씨.
음원 제작 중이라 들었는데, 추천할 만한 곡이 있다면.
최근에 발표한 임신부를 주제로 한 ‘양보하세요’라는 곡이다. 지하철에 만삭으로 보이는 임신부가 탔는데 임신부 배려석에 배 나온 아저씨가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가사가 떠올랐다. "그 자리는 당신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당신 또한 배가 나와있겠지만 아이를 위한 자리다" 이런 형식으로 가사를 재밌게 표현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음악을 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회적으로 꿈과 희망을 전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음악은 어떠한 상황에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심적인 안정감 주기도 하고, 축제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한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더욱 과열화시키는 하나의 도구가 된다. 이러한 음악의 힘을 이용해 사회적 문제를 재치있는 가사로 다가가 반발 없이 사람들의 인식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이 처한 환경과 능력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귀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불안한 현실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넓게 봤으면 좋겠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전문가가 되도 또 다른 부문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을 권한다. 만약 재능이 엄청 뛰어 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남들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정도에 만족해하고, 또 다시 새로운 일을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를 다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삶이 조금이라도 보람차지 않을까 싶다.
<양보하세요>
작사 / 작곡 : 이찬영
북적 북적 지하철 속
모두가 자리를 원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자리를 원해
그중에 빛나는 핑크색 자리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우리
누가 앉아 있을까?
그 자린 너의 것이 아냐
너 또한 배가 나와 있겠지만
아이를 위해 필요한 자리
너의 배를 위한건 아냐
덜컹 덜컹 버스 속의
모두가 불편한 자리
아침 저녁 출퇴근길
모두가 답답한 자리
때로는 남자 때로는 여자
그들이 주인공일까?
어린이, 어른, 청년들까지
모두 주인공일까?
그 자린 너의 것이 아냐
너 또한 배가 나와 있겠지만
아이를 위해 필요한 자리
워~
이곳의 많은 자리 가운데
너의 엉덩이가 쉬고 있는 곳
미래에게 양보하세요
핑크빛 세상이 펼쳐지도록
그 자린 너의 것이 아냐
너 또한 배가 나와 있겠지만
눈만으론 알 수 없을지 몰라
너의 배를 위한 건 아냐
kelly7795@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