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손도국(43) 엔라인 COO(Chief Operating Officer)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재무전략팀장으로 10년간 근무하다 올해 7월 엔라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엔라인은 매출 1000억 원대의 온라인 쇼핑몰 ‘난닝구(NANING9)’와 고급스러운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네프호텔’의 운영사다. 전문 경영인으로 자리한 손 사장의 목표는 내년도 코스닥에 상장하는 엔라인의 새로운 브랜드 출시와 해외 진출 가속화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엔라인으로 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올해 7월 엔라인 전문 경영인으로 오게 됐다. 이전에는 삼일회계법인,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에서 근무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재무전략팀장으로 M&A와 신사업 추진 업무 등을 담당했고 지원부서 최연소 팀장이었다. 하지만 워낙 큰 조직이다 보니 보수적인 분위기인 데다, 다양한 아이디어나 신사업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내 스스로가 나태해진다는 생각이 들 때 쯤 엔라인으로 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입사를 결정하기 전 2주 동안 잠을 한숨 못 잤다.(웃음) 몇 십 년을 대기업에 소속돼 근무하다가 한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특히 패션 업계의 밸류 체인을 잘 알지 못 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자리에 가서 그동안 엔라인이 쌓아온 업력에 누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엔라인에 오자마자 걱정은 사라졌다. 직원들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열정과 애사심이 넘쳤다. 주변에서 나를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같은 방향을 보고 서로 도우며 나아갈 사람들이 있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의 성과도 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업무 파악에 힘썼고 엔라인의 강점과 단점, 단점도 단기적으로 보완할 부분과 중장기적으로 보완할 부분 등으로 정리해 4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직원들과 공유하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또 엔라인이 내년도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인데다, 해외 시장 진출과 코스닥 상장 등 여러 신 성장 동력을 창출해나가고 있는 만큼 그에 맞게 조직을 하나씩 바꿔나가는 작업도 했다.
외부적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 2차 운영기업에 선정돼 뷰티 코스메틱 분야로의 신사업 계획에 대한 차별화 전략과 경쟁력을 인정받는 성과도 이뤄냈다.”
-뷰티 코스메틱 분야로의 진출도 계획 중이다.
“우선 11월 16일 ‘THE NEUF’(더네프)라는 이름의 젤 네일 제품이 출시된다. ‘패션의 완성은 네일’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된 제품이다. 의류는 물론 네일까지 함께 코디할 수 있는 제품으로, 테스트를 위해 내 손에 직접 붙이고 다니기도 했다.(웃음) 아침마다 수영을 꾸준히 하는데 2주 동안 떨어지거나 불편함이 없었다. 중국과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 뷰티 코스메틱 분야의 신규 사업을 위해 ‘억소리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11월 16일 출시되는 ‘THE NEUF’(더네프) 제품 이미지. 사진=엔라인 제공
-‘억소리 공모전’을 기획한 이유는 뭔가.
“대한민국 여성들의 뷰티에 대한 관심과 관여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많은 제품을 사용하며 뷰티 코스메틱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일반인이 이를 상품화 하기는 매우 어렵다. 엔라인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고객의 꿈을 실현시켜주고자 한다.”
-‘억소리 공모전’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번 공모전은 ‘시작부터 소비자와 함께하는 화장품’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말 그대로 뷰티 코스메틱에 관심이 있고, 사업화할 만한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공모 주제나 카테고리, 제품군 등에 대한 제한도 없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1억 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해당 아이디어와 디자인은 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입상자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제품화 되는 과정을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입상자 중 출중한 인재에게 엔라인 사내벤처 사업부에 입사할 수 있는 채용 특전의 기회를 제공해 엔라인과 함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모전 지원 팁을 준다면.
“회사의 역량에 맞는 아이디어일수록 좋다. 무엇보다 엔라인은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가지고 있다. 난닝구를 좋아하는 고객층은 가성비와 디자인을 중시하는 20~40대의 고객이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 또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상 ‘before & after’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아이템이면 좋을 것이다.
엔라인은 백화점과 쇼핑몰,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도 운영 중이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고, 재미와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를 갖추면 더욱 좋겠다.”
-전문성이 있어야 할까.
“전문성을 따지고자 했다면 기존 화장품 업체들의 신제품 런칭 프로세스를 따랐을 것이다. 우리는 시작부터 고객과 함께 하기로 했고, 그 점에 차별성을 두고자 한다. 지원자의 전문성을 평가하기보다,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평소 뷰티 코스메틱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해왔고 얼마만큼의 정성을 담았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엔라인은 수시로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엔라인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부서장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 번째는 사심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 편하자’거나 ‘내 부서만 편하자’는 마음을 갖지 않길 바란다. 두 번째는 정체되어 있지 말고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또 나만 성장할 것이 아니라 부서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협업의 자세다. 회사는 내 일만 완벽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항상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센스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의 목표는.
“모든 일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자 한다. 내년도에 코스닥 상장과 난닝구의 차기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THE NEUF’(더네프) 제품 뿐 아니라 ‘억소리공모전’을 통한 뷰티 코스메틱 브랜드 출시 등도 차근차근 해나갈 계획이다. 또 국내 소비자 뿐 아니라 해외의 소비자들에게 이들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해 2025년에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청년들에게 한 마디.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실패해도 괜찮다. 안하는 것보다 낫다. 분명 남는게 있다. 지금은 내 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바윗덩어리도 훗날 생각하면 작은 돌부리에 불과할 수 있다. 당장에 주어진 어려운 상황과 고민들 때문에 계속해서 좋지 않은 생각만 하며 혼자 침잠하지 말라. 내 주변의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과 함께 하면서 ‘좋은 생각’을 하면 그것이 곧 ‘좋은 현실’이 될 것이다.”
yena@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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