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1817> 진로 탐색…교육박람회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17학년도 부산직업교육박람회'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초·중학생들에게 진로탐색과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전문기능인으로서 자긍심을 높여주고자 이 행사를 마련했다. 부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37개 학교가 참가했다. 2017.11.9
    ccho@yna.co.kr/2017-11-09 11:10:00/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진로 탐색…교육박람회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17학년도 부산직업교육박람회'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이 초·중학생들에게 진로탐색과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전문기능인으로서 자긍심을 높여주고자 이 행사를 마련했다. 부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37개 학교가 참가했다. 2017.11.9 ccho@yna.co.kr/2017-11-09 11:10:00/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올해부터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특성화고에서는 하반기 취업시즌을 앞두고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하반기 취업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학생들이 많아 사실상 취업이 불리해졌다는 반응마저 나온다. 대다수 교사와 학생들은 이번 제도가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산업현장에서 실습이 이뤄진다는 장점에 대해 동의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이번 취재에서 만난 학생들 사이에서는 현장에서까지 학습이 이뤄지기보단 실습을 통해 실무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취업담당 교사들이 말하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영등포공고 임정모 교사

“아직 취업을 나가기 전이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는 어렵습니다. 이번 제도에서 선도기업이 아닌 곳(일반기업)에서 진행되는 현장실습은 학생과 기업이 모두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이 경우 최소 5일에서 3개월까지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데 현장실습 기간을 최장 3개월까지 실시할 경우 급여를 받고 일할 수 없기 때문이죠. 다만 선도기업의 경우 현장실습을 나가는 경우 학생들의 근로 부담을 줄이면서 현장교육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OO공고 홍 모 교사

“국내 산업현장에서 학습형태로 실습하는 것은 힘든 현실이기 때문에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는 탁상공론에 불가합니다. 학습중심으로 실습이 가능한 중소기업은 매우 적을 것이며 대기업도 이를 시행하는데 시간과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느낄 것이라 생각해요.

현장실습 대상 기업을 찾을 때 학생의 전공에 맞게 일자리를 구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아요. 개인이 선택한 전공에 맞게 현장실습을 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한 제도에요. 기계과를 선택한 학생이 이 분야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도 기계 관련 기업에서 현장실습을 해야 한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봐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융합’을 강조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다른 분야 기업에서도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어야 자신의 진로 선택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원공고 이기문 교사

“우리 학교 학생들은 지역 우수 중소기업에 많이 취업하고 있었는데 힘든 상황이 됐어요. 지난해 지역 중소기업 120곳에서 구인의뢰 전화가 왔는데 올해는 단 한 곳도 연락오지 않았어요. 현장실습을 미리 하고 취업이 가능한 시기에 맞춰 채용해도 된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학습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되고 지금 당장 일손이 필요한 상황이니까요. 3학년 2학기부터 바로 취업하려고 했던 학생들은 당황스러워 하고 있어요.”


OO상고 서 모 교사

“제가 교육청이나 교육부에 학습중심 현장실습에 대해 질문해도 명확한 대답을 듣기 어려워서 취업 지도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에요. 학생들은 ‘이제 현장실습과 취업은 별개’라고 인식해 취업하기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학교 측이 참여기업을 신청하려면 보통 4주가 걸려요. 우선 교사가 직접 기업에 1~2번 방문해 근무환경을 파악한 뒤 교육청 실사를 거쳐야하니까요. 학교는 기업이 제출해야 할 서류까지 준비해서 ‘현장실습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하는 처지입니다. 회사 측은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부담스러워해요.“


선일이비즈니스고 김숙례 교사

“아이들은 학교에서 전문교과를 통해 배우는 실무능력을 현장에서 또 학습형태로 배우려고 하지 않아요. 학교를 통해 쌓은 실무능력을 현장에서 발휘하고 싶어 합니다. 즉 학생이 아닌 근로자로 인정받길 원한다는 점에서 제도적 개선이 더 필요해요.

물론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가 갖는 순기능이 있어요. 학교 측에서 기업체 선별을 더 꼼꼼히 한다는 점이에요. 과거에는 기초 평가 자료에 의해서만 접근했다면 현재는 근로환경, 직무 등 체계적으로 접근해 학생들의 안전을 점검하게 됐어요.”


상서고 장현주 교사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이 학습중심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제도에 대한 업무부담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의 안정적인 취업준비를 위한 제도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보장하고자 새롭게 도입된 만큼 이 제도가 현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각 부처에서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성일정보고 우현정 교사

“우리 학교는 8월 개학이후 참여(선도)기업 신청에 들어가면서 본격적 취업은 겨울방학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다수 학생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제도 여파로 취업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학교에서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에 참여하는 8개 회사를 대상으로 23명 학생이 현장실습에 참여해요. 또한 취업 맞춤반(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70명이 참여할 협력기업을 컨택하고 있고 최근 2곳에서 면접이 진행됐어요.”


<YONHAP PHOTO-2765> 특성화고 채용박람회 현장 면접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7 특성화고 채용박람회'에서 졸업예정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등이 마련한 이 행사에서 80여 개 지역 우수기업이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2천명을 선발한다. 2017.7.18
    ccho@yna.co.kr/2017-07-18 14:23:42/Media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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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채용박람회 현장 면접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17 특성화고 채용박람회'에서 졸업예정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등이 마련한 이 행사에서 80여 개 지역 우수기업이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2천명을 선발한다. 2017.7.18 ccho@yna.co.kr/2017-07-18 14:23:42/Media Only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취업 앞 둔 3학년 “회사 가서 교육받는 게 아니라 돈 벌면서 실무능력 발휘하고 싶어요”


강서공고 김 모 군

“새로운 제도보다는 이전의 현장실습제도가 저한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꼭 전공만 따르기보다 충분히 여러 분야를 고려해 지원할 생각이에요. 취업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취업에 성공하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후 학습을 할 계획이 있습니다. 현장실습을 통해 취업할 수 없다면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도 있어요.”


선일이비즈니스고 채혜림 양

“새로운 제도에 따르면 우리는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4대 보험 가입이 안 되고 월급도 제대로 받을 수 없어요. 이것이야 말로 단순 노동력 착취라고 생각해요. 회사 측도 학생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에 대해 번거로움을 느낄 것이고 실습에 참여하거나 학생들을 채용하지 않을 것 같아요. 회사는 학교가 아니잖아요. 저는 사회생활을 빨리 하고 싶기 때문에 취업이 안 된다면 아르바이트할 계획이에요. 저희는 회사 가서 학습권을 주장하고 싶지 않아요. 학교에서 쌓은 실무능력을 발휘하고 싶어요.”


선일이비즈니스고 원효빈 양

“저는 일이 하고 싶어서 취업을 원하는 것이지 단순히 회사 가서 배우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 제 목표는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것입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고 일찍 사회에 나가 경험을 쌓고 싶어서이죠. 솔직히 말해서 직장인이 일이 좋아서 일하고 있는 사람보다 돈을 벌고 싶어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선일이비즈니스고 문희빈 양

“취업을 하고 싶은데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막힌 것 같아 답답해요. 저는 취업을 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5월부터 면접을 보고 여름방학 쯤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사무직이라서 안전사고 일어날 일이 없어요. 이 제도로 인해 저희는 오히려 피해를 보는 것 같습니다.”


상서고 이정환 군

“새로 바뀐 제도가 혼란스러워 선배들처럼 순조롭게 취업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요. 저는 가능한 취업을 빨리해서 부모님께 경제적인 도움을 드려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전 현장실습제도가 저에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전 가능한 취업을 빨리하고 싶어요.”


상서고 정혜란 양

“저는 취업이 목표이고 학습중심 현장실습 제도 취지대로 안전하고 체계적인 업체에서 성장해나가고 싶기 때문에 올해 제도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새롭게 바뀐 현장실습 제도는 현장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간이 충분해 취업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상서고 김송화 양

“고등학교 졸업 후 빨리 돈을 벌어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관심기업에 취업해 경력을 쌓으면서 일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고요. 저는 취업이 목표이기 때문에 우선 비슷한 직종의 아르바이트를 해서 어떤 식으로 일하는 지 경험을 쌓을 생각이에요. 올해 새롭게 도입된 현장실습 제도는 미리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적응해나갈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봅니다. 다만 졸업하기 전에 현장실습기간을 한 달 정도는 충분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OO공고 박 모 군

“동계방학이 끝나면 사실상 졸업인데 학교 선생님들이 졸업한 뒤에도 취업 관리를 해주기는 어렵잖아요.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 왔는데 현장실습만 하다가 졸업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돼요. 고졸 인재 채용 기업을 찾기에는 학생들의 정보력이 부족하다고 봐요. 이 제도는 명목상 현장에서 교육받는 것이지 정작 취업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kih0837@hankyung.com 사진=한경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