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AI 채용 시스템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취준생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채용 시스템이 달라지는 만큼 그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AI 채용을 효과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면접 보는 AI 채용, 취준생 대처법은? “AI 할아버지가 와도 방법은 똑같다”

△ 취준생 10명 중 6명은 AI 채용전형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답했다. (사진=한경DB)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구직자 15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AI 채용전형 대비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4.8%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은 AI 채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준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3.2%가 ‘AI 채용을 준비하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아직까지는 AI 채용에 대한 정보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The HR 컨설팅의 박해룡 대표는 최근 이화여대에서 열린 2018 미래인사포럼에서 ‘사람을 보는 눈, 나와 AI 누가 강한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 대표는 “AI 채용이 신뢰도를 얻기 위해서는 꾸준히 데이터가 쌓이는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기존 면접 기법과 AI 활용이 병행될 경우 무서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면접 보는 AI 채용, 취준생 대처법은? “AI 할아버지가 와도 방법은 똑같다”

△ 박해룡 The HR 컨설팅 대표 (사진=The HR 컨설팅 제공)


박해룡

現 The HR 컨설팅 대표·한국액션러닝협회 회장

2009.09~2017.12 LS산전 인사 임원(상무/CHO)

2006.12~2009.08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 국내 채용 시장에 AI는 어느 수준까지 도입됐나


“알파고가 이슈 되며 AI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최근 마이다스아이티에서는 자체적으로 AI 채용 시스템을 개발해 자사 채용에 직접 도입하기도 했다. 대기업 중에는 롯데그룹이 시도하고 있는 정도다. 몇몇 업체에서 AI 채용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들었다. 아직은 적극적으로 도입됐다고 보긴 어렵다.”


- AI가 서류전형을 넘어 면접을 보는 단계까지 온 것인지


“마이다스아이티에서 시도를 하고 있다. 자사 직원을 채용할 때 직접 개발한 시스템으로 면접 전형까지 진행했다. 1만 명 지원자 중 20명 남짓을 최종 선발했는데, 그 인원이 대기업에 비해서는 매우 적다. AI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면접 도구로 선발한 것에 비해 훌륭한 인재인가에 대해서도 대표성을 띄기 어렵다고 본다. 앞으로 AI 채용 시스템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많이 쌓여야 할 것이다.”


-현재 AI 채용의 한계는 무엇인가


“채용은 현미경과 망원경 두 개의 관점을 가져야한다. 해당 직무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현미경처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고, 동시에 채용하는 인재가 리더십을 갖추고 미래에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 망원경처럼 멀리 보는 측면도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AI 채용은 현미경적 관점은 있어도 망원경적 관점이 부족하다.”


-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기존에 있는 각종 인재 채용 도구를 접목 시키면 망원경적 관점까지 갖출 수 있다. 인적성, 게임, 시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것이 접목되면 AI 채용은 정말 무서워질 것이다. 성과관련 빅데이터 구축도 필요하다. AI로 채용한 사람들의 성과를 꾸준히 지켜보며 이들이 어디까지 성장하는지를 보면서 타당성을 높여갈 수 있다. 기업의 임원 1000명 이상을 면접해 그들의 공통 특성을 뽑아내고, 이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면 보다 장기적으로 성장할 인재를 선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AI 채용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가


“대규모 서류 전형(1단계)에 활용하는 것이 좋다. 지금의 채용 시스템에서는 인사팀에서 지원자의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AI가 이러한 역할을 대신할 경우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챗봇을 통해 대규모 지원자 응대(질의응답) 등을 할 수 있다. 면접에서는 AI를 병행하고 면접 결과를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장기적으로는 직무 성과와 상관성 분석이 필요하다. 기존의 인적성검사 도구와 연계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면접 보는 AI 채용, 취준생 대처법은? “AI 할아버지가 와도 방법은 똑같다”

△ 박해룡 대표는 AI 채용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The HR 컨설팅 제공)



- HR시장에서 AI도입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


“AI가 서류 전형에 도입되면 업무가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타당도가 높을까, 어떤 구조일까 궁금해 하는 부분도 있다. 반면, AI 채용이 도입됐을 때 본인들의 역할에 변화가 생기니 두려움도 갖고 있다. 때문에 채용 관계자 중에는 인공지능 도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활용하는 것을 금기시할게 아니라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잘 활용할지를 생각해야한다.”


- AI 면접은 어떤 것을 평가하나


“AI를 활용하면 집에서도 혼자 면접을 볼 수 있다. 안면인식을 하고 카메라를 보며 로봇이 묻는 질문에 답을 하면 된다. 응시자의 목소리나 답변 내용, 표정까지 모두 기록된다. 사용하는 단어, 표현 등을 모두 분석하고, 표정이나 얼굴 근육을 분석해 답변의 신뢰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특히 답변의 진실, 거짓에 대한 부분은 오랫동안 축적된 데이터가 많아 정확도가 매우 높다.”


- AI 채용이 도입되면 취준생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나


“언어를 분석해 평가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재상, 직무역량, 스킬, 에티튜드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핵심가치 관련 사례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회사가 핵심가치로 ‘창의’를 추구하는데 협업한 사례만 말하면 감점을 받을 수 있다. 답변을 할 때는 회사 인재상이나 직무 관련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면 좋다.”


- 회사의 특성 이해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커리어패스를 정해 꾸준히 직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빨리 커리어골(Career Goal)을 설정하고 관련된 인턴 활동을 하며 직무 용어를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많은 취준생들이 AI 채용을 대비하려면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매번 강조하는 기본에 더욱 가까워지는 셈이다. AI가 와도, AI 할아버지가 온다 해도 달라지지 않는 부분이다.”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