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최근 채용 시장에서의 주목할 변화 중 하나는 AI(인공지능) 도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재 채용의 단계에서 AI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그룹 하반기 채용에 AI 확대 시행…채용 시장에 불어오는 AI 바람

△ 롯데그룹은 하반기부터 AI 채용을 전 계열사로 확대 시행한다. 지난해 열린 롯데 잡카페 모습. (사진=한경DB)



서류전형부터 면접까지, 채용 시장에 AI 도입


롯데그룹은 올 상반기 롯데백화점·마트·제과·칠성음료 등 6개 계열사 채용에 AI를 활용했다. 서류전형에 도입 된 AI 평가 시스템은 인재상에 대한 부합도와 직무 적합도 등을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각 계열사에서 업무 성취도가 탁월한 인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질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이다. 열정, 책임감, 창의성 등 우수 인재의 요소와 비율을 지원자의 자소서 내용과 매칭시키면서 점수화하고 자기소개서를 베껴서 제출했는지도 검증한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일부 계열사에 시범 도입한 AI채용을 올 하반기에는 전 계열사로 확대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AI를 활용하니 10일 이상 걸리던 자기소개서 검토 시간이 8시간을 줄었다”고 말했다.


SK C&C의 왓슨 기반의 자체 AI 시스템 ‘에이브릴’은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며 직접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파일럿 테스트에서 에이브릴과 인사담당자의 평가점수 오차범위는 15% 이내로 나타났다. 평가시간은 1인당 3초 이내로, 1만 명을 평가하는 데 총 8시간이 걸렸다.



<YONHAP PHOTO-3576> '인공지능으로 학습해보세요'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 동대문구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에이브릴(Aibril) 발표회장에서 관계자가 왓슨 API를 이용해 만든 교육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 IBM과 인공지능 왓슨 한국어 버전 개발을 추진해온 SK C&C는 이날 에이브릴의 핵심 요소인 왓슨의 한국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8종을 공개했다. API는 기업의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공개된 API는 ▲ 대화 ▲ 자연어 이해 ▲ 자연어 분류 ▲ 검색 및 평가 ▲ 문서변환 ▲ 언어번역 ▲ 이미지 인식 ▲ 성향분석 등이며 왓슨 한국어 API는 판교 데이터 센터를 통해 제공된다.2017.9.6
    superdoo82@yna.co.kr/2017-09-06 13:53:16/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인공지능으로 학습해보세요'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 동대문구 JW매리어트에서 열린 에이브릴(Aibril) 발표회장에서 관계자가 왓슨 API를 이용해 만든 교육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한국 IBM과 인공지능 왓슨 한국어 버전 개발을 추진해온 SK C&C는 이날 에이브릴의 핵심 요소인 왓슨의 한국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8종을 공개했다. API는 기업의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공개된 API는 ▲ 대화 ▲ 자연어 이해 ▲ 자연어 분류 ▲ 검색 및 평가 ▲ 문서변환 ▲ 언어번역 ▲ 이미지 인식 ▲ 성향분석 등이며 왓슨 한국어 API는 판교 데이터 센터를 통해 제공된다.2017.9.6 superdoo82@yna.co.kr/2017-09-06 13:53:16/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SK C&C는 채용 과정에 AI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에이브릴 시연 중인 모습. (사진=한경DB)



인적성, 면접에도 활용되는 AI


최근에는 서류전형에서 인적성, 면접으로 AI 채용의 활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제약업계 최초로 영업직 대상의 인공지능(AI) 인적성 검사를 도입했다. 영업직 지원자가 카메라가 설치된 컴퓨터 앞에서 인적성 면접을 보는 방식이다. 컴퓨터가 개인별 맞춤형 질문을 하면 지원자는 답을 말하면 된다. 자기소개, 장·단점, 지원 동기 등에 대한 질문 후 개인의 인성, 가치관 관련 질문이 이어진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도 서류전형 후 AI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면접관 질문에 대한 답변과 인·적성 검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지원자의 성과역량, 관계역량, 조직 적합도를 평가하게 된다. AI전형은 지원자가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국내 최초로 채용 과정에 AI 면접을 도입했다. 60분간 면접이 진행되는데 지원자들은 집에서 각자의 컴퓨터를 켜고 면접을 진행하면 된다. 자기소개와 지원동기 등의 기본 질문에 응답을 하고 60개의 탐색 질문에 빠르게 답해야한다. 상황 면접, 게임 면접, 심층구조화면접 등도 이어진다.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AI는 지원자의 얼굴표정, 음색, 사용 단어 등을 분석한다.



롯데그룹 하반기 채용에 AI 확대 시행…채용 시장에 불어오는 AI 바람

△ 일본 삿포로 맥주는 AI를 채용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 모습. (사진=한경DB)



일본, AI로 채용 효율성 높이고 지원자 커뮤니케이션에 투자


일본은 한발 앞서 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일본 IT기업 소프트뱅크는 2017년 5월 AI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나가사키 켄이치 소프트뱅크 인사 본부장은 소프트뱅크월드 2017에 참석해 AI 채용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5명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합격, 불합격을 판정하는 데 AI는 15초, 사람은 약 15분이 걸린다”며 “AI가 약 60배 빠르고 심사 결과를 보면 (사람이 판단한 것과) 불합격자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삿포로 맥주도 2019년 신입사원 채용에서 AI를 본격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AI를 시범 도입해본 결과 서류 전형 시간이 기존에 비해 약 40% 감축하는 효과를 얻었다. 삿포로 맥주는 AI를 통해 서류 검토 시간이 줄어든 만큼 세미나 등 지원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높일 것이라 밝혔다.


The HR 컨설팅의 박해룡 대표는 “지금의 채용 시스템에서는 인사팀에서 지원자의 서류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라며 “AI가 이러한 역할을 대신할 경우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 말했다.


또한 “일부 인사관계자 중에는 두려움 때문에 인공지능 도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며 “활용하는 것을 금기시할게 아니라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잘 활용할지를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phn09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