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정화여상 여군 부사관과 신설 “여군의 위상 높아져 관심 있는 학생들 대거 모집할 계획”


[하이틴잡앤조이 1618= 정유진 기자] 내년 3월 국내 최초로 여군 부사관과를 신설하는 정화여자상업고등학교는 현재 여군 부사관 동아리를 만들어 학과 대신 임시 운영하고 있다. 1학년 20명이 한 반으로 이뤄져 방과 후 수업 형태로 교육을 받는다. 이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권찬숙 교사는 “남녀 공학 학교에서는 부사관과가 운영되고 있지만 정화여상은 국내 여학교로는 최초로 여군 부사관과 2개 반이 신설한다”며 “지금은 동아리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내년에는 전공과가 새로 생겨 여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각 한 반에 25명~30명 정도 대거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업 군인에 대한 매력 느껴 여군 경쟁률 점점 높아져

권 교사는 “여군 부사관의 경우 작년 기준 72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인기 직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특히 직업적인 안정성과 각종 복리후생 등으로 인기가 상승하고 있고 여군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어서 앞으로 유망한 직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교사의 말처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시대 배경과 맞물려 군에서도 여성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이 강점이 되는 직종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적인 요구와 필요에 의해 여군도 ROTC, 학사장교, 여군장교, 여군부사관 그리고 간호 장교까지 세분화 됐다.

특히 최근 취업난으로 남녀 모두 공무원 못지 않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직업군인이 인기직으로 급부상하면서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정화여상 여군 부사관 동아리 담당인 권숙찬 교사도 직업군인 출신이어서 교육에 전문성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지난 2000년 10월 임관해 8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중사로 전역했다. 이후 경기도 영북고등학교에서 부사관과 교사를 지내다 올해 3월부터 정화여상에서 근무하게 됐다.

권 교사는 “방과 후 수업이지만 학생들의 관심과 경쟁률이 폭발적이어서 현재 출석률 90%를 자랑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아무 것도 모르고 입대하는 것보다 학교에서 이론을 배운다면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사에 따르면 여군 부사관 면접 질문으로는 군인이 꼭 되고 싶은 이유, 국가에 충성을 다하는 마음가짐 등이 있다. 또한 사병들의 초급 지휘관으로서의 리더십도 중요하다고 권 교사는 설명했다.

부사관 필기시험은 6개 과목을 치른다. ▲언어논리 ▲지각속도 ▲공간능력 ▲한국사 ▲자료해석 ▲상황 판단 등이다. 점수는 30점 만점이다. 이론 20점, 서류평가 10점으로 구성됐다.

남자 부사관 커트라인은 15점이 안정선인 반면 여군 부사관은 18~19점으로 상대적으로 높다. 여학생들이 체력보다는 이론에 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방과 후 수업일 지라도 일주일에 이틀 3시간씩 공부한다. 수업 내용은 군인의 가치관, 군대 윤리, 간부 소양 등이다.


[1618]정화여상 여군 부사관과 신설 “여군의 위상 높아져 관심 있는 학생들 대거 모집할 계획”


부사관 동아리 수업 참관, 학생들의 몸가짐은 이미 ‘원더우먼’

“차렷! 선생님께 경례” “충성” “바로”

수업은 거수경례로 시작한다. 동아리인데도 학생들의 날 선 군기가 느껴졌다. 눈빛에는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여학교지만 이미 군대 식 교육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권 교사는 목소리를 낮게 깔고 학생들에게 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권 교사의 설명이 계속되는 동안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권 교사는 여성 간부로서의 역할은 어떤 것인지 질의와 응답을 통해 교육하면서 ‘여자라서 할 수 없다는 자세’는 여군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얘기 했다. 물론 여성으로서 한계는 있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 1학년 서희숙 양은 “처음에는 제복이 멋있어 보여 지원하게 됐지만 수업을 듣다 보니 여군에 대한 매력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향후 멋진 여군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민경 양은 “지난 2013년도에 지상파 프로그램인 ‘진짜사나이’를 통해 여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입학을 하자마자 학교에 여군 부사관 동아리가 생겨 바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나영 양은 “고교 3년 동안 내신 관리를 철저히 해 육군으로 입대 후 공병과에 들어가서 군 생활을 오래도록 하고 싶다”며 “국가와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여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예원 양은 “체력을 길러 특전사로 군 생활을 하고 싶다”며 “이론과 체력을 겸비한 멋진 여군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근 체육 교사, “여군 부사관도 기초체력 중요”


황인근 교사는 예비 부사관들의 체력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기초체력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향상하는 한편 리더십을 개발하고 기초 제식 훈련을 통한 질서 의식을 함양하고 있다”며 “주요 교육으로는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등이 있고 기초체력 단련활동을 통한 정신적, 신체적 변화와 직접 참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교사는 “단체운동 과정에서 협동심을 배양하고 지덕체 교육 및 조직관리 훈련을 통해 책임감을 기른다”며 “애교심, 애사심, 바른 공동체 의식의 함양을 통해 리더십을 배양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력 운동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그는 “획일적인 경쟁 구도의 입시 위주 교육에서 청소년의 바른 인성함양과 여가활동을 강화를 통해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jinjin@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