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장애인노인 등의 불편함 해결하는 유니버셜 디자인하고 싶어요”


[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경기도 시흥에 있는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의 ‘제품디자인프로젝트’ 동아리는 전공분야인 자동차를 포함해 일상생활 속 모든 제품을 디자인 한다. 이 동아리에 소속된 자동차디자인과 학생 8명은 모든 사람이 제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추구한다. 사람들이 제품을 이용할 때 성별, 나이, 장애 등으로 인해 제약받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목표다. 학생들은 이 같은 사명감을 바탕으로 장애인, 노인 등이 제품을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찾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학교 동아리 실에서 동고동락하며 디자인으로 똘똘 뭉친 이들을 만나봤다.


제품디자인프로젝트 동아리를 소개해주세요.

허준 우리 동아리는 다양한 제품을 주제로 디자인을 연습하고 방과 후 또는 방학 기간 내내 동아리 실에 모여 지방기능경기대회(이하 기능대회)와 공모전 등을 대비해요.

재현 우리는 일상생활 속 제품을 이용할 때 겪은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유니버셜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이 동아리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허준(3학년) 동아리에서 다양한 주제로 제품을 그리면서 디자인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었어요. 또한 취업할 때 회사 인사담당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동아리에 들어왔어요.

김민서(2학년) 입학할 때 선택한 IT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 자동차디자인과로 전과했어요. 아직 뚜렷한 목표는 없지만 디자인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요.

유재호(1학년) 어릴 적부터 자동차, 제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또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선배들이 열정적으로 디자인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채민석(2학년) 학교생활을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동아리에 들어왔어요.

박석윤(1학년) 수업시간에 배우는 기초과정을 토대로 디자인 연습을 하면서 실력을 높이고 싶었어요.


주로 어떻게 활동이 이뤄지나요.

기능대회 2~3달 전부터 대회 진행방식에 맞춰 집중적으로 준비해요. 대회 준비 기간이 아닐 때는 공모전에 집중합니다. 또한 3D MAX, 라이노캐드, 일러스트 등의 디자인 분야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램을 공부해요.


제품과 디자인 주제는 어떻게 정하나요.

재현 대회 또는 공모전에서 제시된 주제로 제품을 디자인해요. 이번 달에 열린 기능대회에서 나온 주제는 가정용 디지털 체온계와 가로형 벤치였어요. 주로 일상생활에 흔히 쓰이는 생활용품, 전자제품, 가구 등 다양해요. 또한 공모전에서는 블루투스 스피커, 자동 면도기를 디자인했어요.

공모전 또는 기능대회 등 디자인 작업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나요.

민석 공모전에서 기본 작업 과정은 ▲아이디어 기획 ▲모티브 설정 ▲아이디어 제시 ▲스케치 ▲이미지?글 추출 등으로 진행돼요.

맘에 드는 디자인을 고르기 위해 100장이 넘는 스케치를 해요. 기본 10장을 그려서 담당 선생님한테 피드백을 받고 여기서 선택된 디자인을 가지고 또 다시 10장을 그리는 과정이 반복되죠. 또한 최근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접목하고 디자인 관련 비율과 법칙 등까지 고려해 수정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그려요.

재현 기능대회 제품디자인 분야는 경기 과제에 따라 하루 7시간 씩 이틀 간 ▲아이디어 스케치 1장 ▲최종 스케치 1장 ▲설계 도면 1장 ▲컴퓨터 3D작업?포토샵?일러스트 작업을 거친 판넬 1장 등 총 4장을 만들어요.


아이디어 기획회의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아이디어 콘셉트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작품을 창작하게 하는 테마나 소재 등 모티브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죠.

민석 제품 주제가 정해지면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을 조사해요.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을 겪는 부분은 무엇인지 찾아보고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죠.


[1618] “장애인노인 등의 불편함 해결하는 유니버셜 디자인하고 싶어요”


동아리 활동하면서 느낀 보람이 있다면요.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우리학교를 비롯해 평촌공고, 안양공고, 산본공고 등 7개 학교에서 열린 2018경기도기능경기대회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은메달을 수상했어요. 지난해까지 다른 학교가 금?은?동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경기지역 대회를 석권해왔기 때문에 이번 수상에 큰 보람을 느꼈어요. 그동안 디자인 연습하느라 고생한 것이 결실을 맺어 기분이 좋았죠.

민석 아이디어 스케치를 반복해서 연습하다 보면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올 때가 있어요. 이처럼 연습한 성과가 나올 때 보람을 느껴요. 또한 작품을 끝까지 완성하고 난 뒤 결과물을 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죠.


작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것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재현 스케치하는 속도가 많이 느려서 기능 대회에서 시간 초과한 경우가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에 비해 여러 제품을 그릴 수 있는 연습량이 부족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케치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시간을 단축해나갔어요.

지난해 기능대회에 출전해서 5위를 했어요. 당시 아이디어 스케치한 부분을 3D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작품이 생각했던 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올해 대회를 준비할 때에는 3D 관련 프로그램을 더 집중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전략을 짜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어요.


이 동아리만의 장점이 있다면요.

민석 3학년 선배가 잘 알려준 덕분에 아이디어를 내고 스케치하는 요령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선배가 직접 기획회의를 주도하고 회의에 나온 아이디어를 꼼꼼하게 검토해 보완해야할 점을 알려줘요. 이와 같은 끈끈한 선후배간의 관계,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요.


동아리 활동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요. 이 동아리는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재현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장래희망이 없었어요.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죠. 동아리에 들어오고 나서 제품 디자인에 대해 제대로 접하고 나서는 ‘제품디자이너’의 꿈을 갖게 됐어요. 이 동아리 활동은 제 ‘인생의 한 획’을 그은 소중한 경험입니다.

이 동아리는 고등학교 생활 그 자체였고 소중한 추억입니다. 저의 학교생활 대부분을 동아리 실에서 기능대회를 준비하면서 보냈어요.

민석 동아리는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입니다. 저는 동아리에서 처음으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제대로 열정을 쏟았죠.


어떤 후배가 이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으면 하나요.

민석 제품 디자인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사물을 대상으로 해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디자인 하는 것이 아닌 열린 마음으로 디자인 할 수 있는 친구였으면 좋겠어요.

재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길고 힘든 시간이기 때문에 끈기 있는 친구가 들어왔으면 합니다.


동아리에서 디자인해보고 싶은 제품이 있나요. 앞으로 어떤 제품 디자인을 하고 싶나요.

드론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서 직접 디자인해보고 싶어요. 이 외에도 사람들이 제품을 가지고 싶은 욕구를 갖게 하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요.

재현 저의 생각을 자유롭게 담을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을 시도해보고 싶어요. 제품 디자이너 꿈을 대비해 적성에 맞는 분야를 구체적으로 정할 계획이에요.

민석 동아리의 목표와 같이 유니버셜 디자인에 집중하려고 해요. 실생활에서 몸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도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으로 디자인하고 싶어요.

종현 점토를 활용해 디자인을 형상화하는 과정인 클레이모델링(Clay modeling)을 배우고 싶어요.

승철 다양한 제품을 대상으로 유니버셜 디자인을 해보고 자동차도 다양한 디자인으로 스케치 연습을 할 계획이에요.

재호 제품의 실용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해볼 계획이에요. 디자인을 할 때 많은 것을 표현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과장되지 않은 디자인을 해보고 싶어요.

석윤 신발과 가구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제 색깔과 취향이 맞는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NIKE)의 ‘에어맥스’ 시리즈와 가구 브랜드 일룸(iloom)의 가구 제품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홍호연 제품디자인프로젝트 담당 교사 “학생들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해요”


[1618] “장애인노인 등의 불편함 해결하는 유니버셜 디자인하고 싶어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홍호연 교사는 전공동아리인 제품디자인프로젝트 동아리를 담당하고 있다. 홍 교사는 디자인공모전과 지방기능경기대회 준비를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디자인 관련 프로그램을 다루는 방법, 제한된 공간에 그림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레이아웃 등을 검토한다.


그는 “학생들이 공모전과 대회에서 제시되는 주제를 가지고 기본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을 토대로 디자인 작품 작업 과정을 경험 한다”며 “이 작업 과정은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디자인 실력 외에도 개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자신의 디자인 분야를 정하고 취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작품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도록 지도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kih0837@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