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타트업 30]

구진산 인포그린 대표(경영학 10)



[연세대 스타트업 30] 인포그린 “생활화학제품의 안전 사각지대를 감시하는 앱 서비스”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구진산(27) 대표가 처음으로 세제의 유해성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6년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때다. 공익에 관심이 많아 행정고시를 준비하기도 했던 그는 바로 집에 있는 모든 세제를 꺼내 성분을 확인해봤다. 그리고 성분 표시가 돼 있는 제품도, 또 성분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곳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청춘을 바칠만 한 분야다’라는 것을 단박에 깨달았다. 이듬해 여름, 구 대표는 정말 이를 실현해냈다.


인포그린의 주력 아이템은 생활화학제품 유해성분 정보 제공 앱 ‘버블인’이다. 이곳에 현재까지 1600개의 생활화학제품 성분 정보가 담겨 있다. 성분평가에는 연세대 환경공예연구소 담당 교수부터 세제 판매업체, 시민단체 등 다양한 전문가의 힘을 빌렸다. 또 친환경제품을 따로 모아둬 합리적인 구매를 돕는다. 덕분에 작년 12월 앱 오픈 후 4개월 만에 벌써 2000명이 다운로드했다.


구 대표는 학교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공간과 개발자금을 지원받은 데 이어 ‘공공데이터 창업경진대회’ 우수상, ‘서울시립대 스마트 창작터 사업화지원사업’ 선정 등으로 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실전은 쉽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마케팅을 해 봐도 반응이 없을 때는 금방 기운이 빠져버렸다. 또 생각 보다 훨씬 많은 업체가 성분을 공개하지 않았고, 구 대표는 직접 시민단체와 연합해 성분 공개를 위한 활동을 벌였다. 해당 이슈가 커지면서 다행히 관련 법안 제정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당 이슈가 커지면서 다행히 관련 법안이 생겨났다.



[연세대 스타트업 30] 인포그린 “생활화학제품의 안전 사각지대를 감시하는 앱 서비스”



하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바로 ‘인사’다. 대부분의 대학생 팀원들은 수시로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버렸고 그때마다 상실감은 오직 구 대표의 몫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참가 기회를 얻은 한 육아박람회가 이들의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전 직원이 며칠 밤을 새워 행사를 준비하고 당일에도 함께 현장을 뛰어다니며 훨씬 끈끈해진 것이다.


“특히 ‘먹어도 될 정도’로 안전하지만 영세해 홍보 채널을 찾지 못한 친환경업체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좋은 조건에 판매 계약을 제안 받기도 했죠. 그러면서 저를 포함한 직원들 모두 애사심이 더 강해졌어요.”


인포그린의 최대 강점은 ‘완전 소비자지향’이라는 것. 정부도 ‘초록누리’라는 관련 웹사이트를 운영하지만 학생이자 일반 벤처기업으로서, 정부가 다루지 못하는 민감한 부분까지 공개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 대표는 ‘대면의 가치’를 누구보다 강조한다. 소비자 서포터즈도 모집하고 론칭 두 달 전에는 200명의 육아맘을 직접 만났다. 지역 문화센터는 물론 관련 업체가 주최하는 산모교실에도 나갔다.


구 대표는 앞으로 모든 유아용 화학제품을 검색 대상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진정한 ‘육아맘 필수앱’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추천 친환경제품 역시 전문 시험기관이나 단체와 제휴하고 다량의 데이터를 확보해 더욱 깐깐한 검증을 거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을 ‘친환경 바구니’에 담아 판매할 쇼핑몰도 연다.


“아직 기업규모는 작지만 2300명의 이용자로 인해 생기는 책임감은 정말 커요. 게다가 약한 아기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기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게 되죠. 정말 좋은 제품만 추천할 테니 육아맘들이 다른 곳에서 고생하지 말고 인포그린을 많이 이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설립연도 2017년 11월

주요 사업 생활화학제품 유해성분 정보 제공 앱 ‘버블인’

성과 2000명 다운로드,‘제4회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예선 우수상(조달청장상)’, ‘서울시립대 스마트 창작터 사업화지원사업’ 선정


tuxi0123@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