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1618=정유진기자]머리에 빨간 두건을 두르고 앙증맞은 표정으로 ‘아이스크림 주세요~’ 라고 말했던 당시 4세 ‘아이스크림 소녀’가 어엿한 숙녀가 됐다.
14년 전 유명 아이스크림 회사 광고로 데뷔해 꾸준히 연기 실력을 쌓고 있는 정다빈 양(18세)이 <하이틴잡앤조이 1618> 표지 문을 두드렸다. 9월호 표지모델로 선정된 다빈 양은 스무살이 되기 전 자신의 나이에 맞는 학원물 드라마를 찍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출연한 드라마가 끝났다. 인기를 실감해요?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가끔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최근 드라마가 종영돼 쉬고 있어요. 학교생활 열심히 하고 남은 스케줄 소화하고 연기 연습도 종종 하고 몸매관리, 피부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아이스크림 소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이스크림 소녀’라는 수식어가 좋아요. 이런 애칭으로 배우를 시작하게 됐고 이름을 알리게 됐으니까요. 더 욕심이 있다면 보다 좋은 작품을 만나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간혹 제 기사를 보면 ‘폭풍성장’이라는 표현을 자주 보는 데 “폭풍성장을 한 건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어렸을 적 모습만 기억하고 있는 분들의 경우 청소년으로 성장한 제 모습을 보고 “벌써 이렇게 컸나”하고 생각할 수 있겠다 싶어요.
데뷔 13년 차다. 연기는 어떤 거라고 생각하는가요.
만 4세부터 CF로 데뷔해 연기를 시작했어요. 연기는 저의 일부가 됐죠. 일부 사람들은 제가 갑자기 TV에 나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꾸준히 연기를 하고 있었어요. 그 동안 ▲원더풀 라이프 ▲일지매 ▲뿌리 깊은 나무 ▲그녀는 예뻤다 ▲옥중화 등 각종 드라마에 지속적으로 출연을 했었죠. 이제껏 나온 드라마만 해도 총 38개니까요. 아역이다 보니 대부분 누구의 딸, 주인공의 여동생이나 어린 시절 등 역할은 제한됐지만 연기는 계속 해왔어요.
데뷔는 언제, 어떤 계기로 하게 됐는가요.
데뷔는 2003년도에 엄마가 추억을 만들어 주신다고 해서 데뷔하게 됐어요. 엄마 친구 분 중에 에이전시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 계셔서 우연찮게 아이스크림 광고를 찍게 됐어요. 당시에는 잠을 재우지 않고 촬영을 했기 때문에 무척 힘들었어요. 아이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아역배우 이미지가 큰데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아역 이미지가 넘기 힘든 산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김민정 선배나 유승호 선배, 박신혜 선배처럼 자연스럽게 성인 배우로 성장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한 내공을 쌓고 실력을 키워서 멋진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요.
원래 꿈이 연기자였나요.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가요.
엄마 손에 이끌려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부모님이 연기자의 삶을 특별히 강요하지는 않으세요. 연기를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말해주세요.
어렸을 때부터 계속 이 일을 하다 보니 따로 꿈이나 진로를 생각하거나 걱정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중학교 때 진중하게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됐고 배우의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연기를 하면서 얻는 것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일찍 진로가 정해졌다는 거예요. 제 나이 때 친구들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런 친구들을 볼 때면 나도 연기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친구들이랑 놀거나 학교생활을 잘 하고 싶고, 당장 포기해야 하는 게 많아 가끔 힘들지만 배우라는 희망과 바꾸지는 못할 것 같아요.
요즘 부모님은 어떤 말씀을 하는가요.
힘들면 당장 하지 말라고 하시는 데 대신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해서 가지고 오라고 하세요. 요즘 말로 저희 부모님은 굉장히 ‘쿨’하세요. 제가 성인이 돼가고 있으니 제 갈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제 몫을 챙겨오라고 말씀하시죠.
아주 가끔 학생 때는 공부에 전념하고 어른이 돼서 연기를 할까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어요. 드라마를 찍다 보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끼니도 제 때 먹지 못해 지치고 힘들어 지거든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처럼 학교생활 충실히 하고 어른이 돼서 연기를 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죠.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에피소드 라기 보다 화면에 제 얼굴이 크게 보이나 봐요. 카메라 감독님들이 살 빼라고 장난으로 놀리기도 하죠.
가장 더울 때나 추울 때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한복 맵시가 예쁘게 나와야 하니까 옷을 많이 껴입을 수 없어서 얇은 보온 내의로 근근이 견디죠. 그래서 추울 때 거지나 노비 역할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두껍게 입을 수 있으니까요. 여름에는 야외 촬영이 많기 때문에 땡볕에서 더위와 싸워야 하죠.
배우가 돼서 좋은 점이나 단점을 설명 한다면요.
배우의 장점은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회 생활을 일찍 하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 될 수 있고, 사람 만나는 폭도 넓고 배우 선배들을 만나 이것저것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단점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일을 하다 보니 학교 생활을 통해 만들 수 있는 친구들과의 추억 거리가 없기 때문에 힘들기도 해요. 친구들 보다 일찍 돈을 벌고는 있지만 제 나이 때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못하는 게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수학여행이나 체험 활동은 꼭 참석하려고 해요.
연기 활동을 하면서 학업을 병행하기는 힘들지 않나요.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친구들과 지내는 건 문제가 없는데 촬영장에 가는 날이면 수업에 빠져 공부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만 빠져도 따라가야 하는 수업량이 굉장히 많아져요. 하지만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요.
내년 고 3인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엄마는 대학은 필요할 때 진학하라고 말씀하시는데 아빠는 대학은 꼭 필요하다고 말씀하세요. 제 생각에는 연기는 학교 보다는 현장에서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가수 보아 선배나 수지 선배를 볼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만약에 대학에 진학한다면 연기가 아닌 다른 전공을 찾아보려고 해요. 나중에는 해외에서 연기 연출을 배우고 싶어요.
차기작을 고려중에 있는가요.
다양하게 찾아보고 있어요. 연말 쯤 다시 작품으로 인사하게 될 것 같아요. 작품이 없을 때는 본연의 학생으로서 학업에 집중하려고 해요. 드라마를 찍고 있을 때에도 오전에 일찍 학교에 가서 출석 체크를 하고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촬영장으로 가죠.
jinjin@hankyung.com 사진=서범세기자
자세한 기사 내용은 '하이틴잡앤조이 1618' 잡지를 통해 확인하세요.
(구독문의 02-360-4828)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