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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 ‘블라인드 채용’ 고졸 인재에게 득일까? 실일까?

사진=한경DB


[하이틴잡앤조이1618=정유진기자]본격적인 하반기 채용 시즌을 맞아 전국 특·마고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상반기에 취업하지 못해 조급한 마음이 드는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한 ‘블라인드 채용’으로 고졸자 전형이 없어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부 기업들이 고졸 직원 채용 규모를 예년에 비해 줄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 학생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이 고졸 채용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일선 취업부장 선생님들도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이력서에 ▲학력 ▲신체조건 ▲출신지 등을 기재하지 않는 ‘스펙 없는 이력서’를 뜻한다.

하반기 취업 포인트, 달라진 점은?

새 정부의 지침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시작됐거나 곧 시작될 예정이다. 블라인드 채용이 실시되면 지방대, 전문대, 고졸 취업준비생이 학력 차별 없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공공 부문뿐 아니라 앞으로는 민간에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며, 실제로 블라인드 채용을 이미 도입한 대기업들도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블라인드 채용 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32.77%의 기업들이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또는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이력서 항목에 ▲가족사항(13.06%) ▲출신고교(12.20%) ▲출신지(11.68%) ▲경력사항(10.48%) ▲연령(10.48%) ▲대학 및 전공(9.11%) 등을 삭제했다는 답변도 나왔다.

이에 일부 특·마고 학생들은 블라인드 채용에 관련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에 있는 A특성화고 3학년 B양은 “지역, 학력 등을 보지 않게 된다면 고졸 취업에 유리해 질 것 같다.”며 “특성화고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직무능력에 맞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학교 C양은 “고졸자들이 아무리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대졸자들과 함께 경쟁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경험이 다르고 배운 분야도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구분해서 채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부 특성화고 취업 담당 선생님들은 “금융권을 비롯해 일부 공공기관들은 현재까지는 고졸자와 대졸자를 구분해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블라인드 채용이) 학생들에게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도 “향후 별도로 진행하던 고졸전형이 없어지면 고졸 인재들이 설 자리가 더 줄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선생님들의 반응과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채용방식 변화 소식은 고졸 취준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들 ‘블라인드 채용’ 이미 도입, NCS로 성적 평가

일부 공공기관은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고 있다. 이들은 공정성의 측면에서 블라인드 채용에 적극적이다. 한국전력공사 인사 담당자는 “채용을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사진, 가족관계, 출신지역 등을 심사위원이 전혀 알지 못하도록 해 왔기 때문에 선입견을 둘 수 있는 부분을 배제하고 학생들의 자격증이나 자소서, 실무 능력으로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전은 고졸 채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2015년 173명, 2016년 187명, 2017년 195명 등을 뽑았고 실무중심으로 채용하다 보니 퇴사율은 굉장히 낮다.”고 말했다.

강원랜드 인사 담당자 역시 “출신학교를 배제하고 직부별, 분야별로 나눠 채용을 진행한다.”며 “자소서와 NCS로 채용하다보니 허수 지원자들이 줄고 직무 중심으로 심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대졸자와 고졸자 간 채용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 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는 “지역인재나 고졸을 대거 채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오지만 블라인드 채용에서는 학력을 보지 말라고 하는데 지원자가 고졸자인지, 지역인재인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jinjin@hankyung.com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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