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송명석 대학생 기자] 국회의원실에는 보통 1~2명의 인턴 직원이 근무한다. 복사, 손님대접 등의 소소한 일거리만 담당할 것 같지만 이들 역시 어엿한 입법부의 일원으로 법안 발의, 국정감사 등에 참여한다. 실제 국회에는 청년 인턴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반영되고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실에서 인턴 생활 중인 김병준(23) 씨를 만났다.



국회 청년 인턴은 무슨 일을 하나?... “나랏일 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죠”

△ 김병준 씨는 국회에 청년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전달될 수 있는 플랫폼 생성에 주력하고 있다


- 의원실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

“대학생, 청소년 정치조직을 맡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 정치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국회에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입법청원단체였는데, 제도권이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국회 내에 청소년,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업무가 굉장히 실무적이다

“의원회관에는 청소하는 노동자분들도 계시고 화분에 물을 주는 노동자분들도 계신다. 그분들 덕분에 인턴들도 국정실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일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때로 인턴들도 큰 성과를 거둘 때가 있는데, 사실 차은택이라는 사람이 정계에서 처음 언급되게 한 사람이 나다(웃음).”


- 어떻게 차은택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당시 국제보건의료재단이 식량지원 목적으로 ‘K-meal’이란 사업을 진행한 적 있다. 그런데 관련 사업을 조사하다보니 해당 프로젝트의 홍보 자료를 제작하는 기업이 의심스러워졌다. 홍보 분야에서 능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조사를 해보니 차은택이라는 인물과 연관이 있었다. 이후 일이 커져 결국 차은택은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국회 청년 인턴은 무슨 일을 하나?... “나랏일 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죠”

△ (사진) 본인 책상에 앉아 자세를 취하고 있는 김병준 씨


- 현재 국정감사 준비기간인데, 어떤 사항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나?

“탐색전 차원에서 어떤 일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는 중이다. 더욱이 보건복지부 장관 박능후 후보자 청문회가 7월 20일 끝나 정신이 없다. 장관 임명이 마무리되면 그때부터 국정감사 준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국회의원실은 업무 강도가 높다고 들었는데?

“의원실은 업무의 자율성이 높은데, 다시 말하면 내가 맡은 일은 내가 끝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업무강도는 4급 보좌관이나 인턴이나 똑같이 어마어마하게 높다. 다른 점이 있다면 책임과 월급 정도랄까. 여기 오기 전까지는 ‘과로사’ 라는 단어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일하고 난 이후로 그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웃음). 무엇보다도 낮에는 의원님 수행, 손님 접대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실질적인 내 업무는 오후 6시 이후 시작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의원실에서 밤을 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실에 남아있는 이유는?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의원이 인턴을 활용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기도 하지만, 인턴 역시 소속 의원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나랏일’을 한다. 의원실에서 ‘내 정치’를 한다고 생각하면, 그 뿌듯함과 사명감으로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



국회 청년 인턴은 무슨 일을 하나?... “나랏일 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죠”

△ 대선 등 큰 선거가 있을 경우, 선거 캠프에 파견되어 일하기도 한다


- 국회에 청년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국회에 뜻있는 청년들이 더 많이 들어와야 한다. 아이디어가 많은 청년이 국회의 일원으로 들어오면, 청년의 아이디어는 국회에 더 많이 반영될 것이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청년들이 단순히 돈을 벌고 경험을 쌓는 인턴이 아니라, 국회 밖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표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 활동했으면 좋겠다.”


- 국회생활을 하면서 본인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통령이 꿈이었다. 사람들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직업이 대통령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국회에 와서 일을 해 보니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직업은 많은 것 같다. 막연하게 들리겠지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직책에 가는 것이 내 최종목표다. 한 순간 한 순간 지금 있는 환경에서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꿈꾸는 위치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회 청년 인턴은 무슨 일을 하나?... “나랏일 한다고 생각하면 뿌듯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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