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뮤니브 앙코르 콘서트 현장을 가다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맹수연 대학생기자] 무더운 날씨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어느 날, 한 건물의 옥상에서는 시원하고 잔잔한 노래가 울려 퍼진다. 지난 5월 27일, 청량리 경동시장 내에 있는 상생장 ‘루프탑’에서는 대학생 문화기획단체 ‘뮤니브(MUNIV)’가 기획한 ‘이판사판’ 중 두 번째 축제, 20대가 사고판다는 ‘사판’이 벌어졌다.


뮤니브(MUNIV)란 대학생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단체이다. 대학생의 특별한 문화를 잃어가는 요즘, 뮤니브는 많은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개최한다.


뮤니브는 지난 4월 1일 ‘이판사판’의 첫 번째 행사인 뮤니브 콘서트 이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판’에 이은 이번 ‘사판’은 플리마켓과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다. 기존의 평범한 플리 마켓과는 다르게 ‘사판’에서는 지난 뮤니브 콘서트 앙코르 공연과 플리 마켓을 함께 즐길 수 있다.


2017 뮤니브 앙코르 콘서트 현장을 가다

▲ 센치한 버스


상생장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니 예쁜 알 전구 아래 플리 마켓 준비가 한창이었다. 여러 판매자가 물건을 진열하는 플리 마켓 준비 현장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앉거나 누울 수 있는 빈백이 놓여 있다. 그 앞에는 어쿠스틱 밴드 ‘센치한 버스’가 오프닝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2시 30분에 공연이 시작됐다. 바람이 살짝 부는 푸른 하늘 아래 센치한 버스가 부른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라는 노래는 힐링 그 자체였다.


낭만적인 분위기 속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불렀다. 하늘이 바로 보이는 곳의 감미로운 멜로디는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밴드 자신을 소개하는 감상적인 버스의 ‘자기소개 송’이 이어졌는데 자신들을 소개하며 쑥스러워하는 귀여운 모습에 관객들이 호응했다. ‘딴생각 중’ ‘연애하고 싶은데’ ‘부끄러워 말아요’ 등의 자작곡을 들으며 사랑의 설레는 풋풋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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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홀리데이


오프닝 공연 후 플리 마켓이 열렸다. 사람들은 판매자가 직접 만든 귀걸이, 목걸이, 팔찌를 구경했다. 다육식물을 공룡 화분으로 만들어 파는 가게도 있었다. 마켓은 대학생 또래가 만든 물건을 구경하고 직접 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어느덧 날이 선선해진 저녁, 공연 30분 전부터 무대 앞이 관객들로 꽉 찼다. 공연 시작 전부터 사람들은 미리 좋은 자리를 맡았다. 일부는 맥주와 음식을 먹으며 서서히 지는 태양 아래 선선한 바람을 느꼈다.


‘프리홀리데이’는 석양이 지는 낭만적인 분위기 속, 차분한 건반 선율과 함께 ‘I will find you’라는 노래를 시작했다. 이어서 그들은 봄, 루프탑, 바람과 어울리는 노래라며 ‘Moving on`이라는 노래를 불렀고 사람들은 고개를 흔들며 음악을 감상했다. 노을, 음악, 그리고 맥주 이 삼박자가 어우러져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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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에서 온 란초


마지막 공연은 흥 넘치는 밴드, ‘인도에서 온 란초’가 장식했다. 경쾌한 노래 ‘베짱가’에 사람들은 박수로 박자를 맞추며 노래를 즐겼다. 앞으로 소개할 노래의 제목을 관객에게 맞춰보라고 하면서 실수로 제목을 말해버린 보컬 이은총 씨의 실수는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다음 노래 ‘마시자 한강’은 한강에서 맥주를 마시며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는 것이 절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노래였다. 밴드 이름이 인도에서 온 란초인 만큼 인도풍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쉽게 들을 수 없는 인도 노래를 들은 관객들은 즐거워했다.


뮤니브 홍보팀 김도현 씨는 “반년 넘는 시간 동안 좋은 사람들과 함께 뜻깊은 추억을 남겨서 기쁘다. 참여해준 밴드와 판매자들, 그리고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음 뮤니브 콘서트에는 관객으로 참여하여 추억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루프탑에서의 공연과 플리 마켓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쨍하게 비추는 햇볕 아래 어느 정도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아기자기한 물건을 구경하고 빈백에 누워 음악을 감상하는 하루는 일주일간의 피로를 싹 잊게 하여 주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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